[Review] 문정왕후 윤씨, 그녀의 삶을 그리다 - 연극 문정왕후 윤씨

글 입력 2021.12.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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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문정왕후 윤씨>는 사대부 남성 지식인들이 지배하는 조선 중기, 실질적 통치자로서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여인 문정왕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역사적 시각에 따라 긍정적, 부정적으로 모두 해석이 가능한 그녀의 삶을 반정과 역모가 끊이지 않던 불안한 왕권의 시대에 여성으로서 국가를 통치하며 권력을 장악했던 문정왕후의 탁월한 통치력과 그 외 인간적인 면모에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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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왕후는 아버지와 그녀의 형제가 서책을 읽고 공부하던 중 아버지의 질문에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하며 당황하고 있는 순간 그 질문에 대답을 하며 무대 위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이 장면과 중종이 왕비를 간택하는 조건에 ‘총명함’이 들어가는 것을 포함해 그녀가 웬만한 당시 남성들보다 똑똑한 여성이었다는 것이 강조된다.

 

또한 궁에 들어와서는 이전 왕비의 소생인 세자를 자신의 아들처럼 아껴주며 잘 돌봐 주는 장면이 전개된다. 이런 모습을 통해 그녀의 심성 또한 자애롭다는 것이 나타난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아들과 세자, 그리고 왕권을 지키기 위한 순간에는 거침없이 칼을 휘둘러 신하들을 죽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중종반정, 기묘사화, 작서의 변, 중종 사망, 인종 즉위, 인종 사망, 을사사화, 정미사화라는 역사적 사건을 다루고 있다. 중종반정이 1506년, 정미사화가 1547년이라는 점에 있어서 거의 40년간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상당히 빠르게 바뀌는 정치세력의 모습과 사건의 전개로 인해 마치 이보다는 더 오랜 세월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이런 역사적 전개를 간결하면서도 상세하게 풀어냄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한 편의 역사 다큐를 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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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명 정도 되는 제한된 인물들로 위의 사건들을 모두 표현하는 만큼 각 인물이 빠르게 이 사건과 관련된 인물로 변한다. 반복되는 행위인 처형에 있어서는 동일한 모습을 취함으로써 관객에게 명확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약간은 해학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켜준다.

 

사림파와 훈구파의 대립, 대윤과 소윤의 대립 등 당시 서로의 이익과 권력을 위해 계속해서 권력 다툼을 했던 정치세력의 모습을 날쌔면서도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이를 통해 당시 정국이 매우 빠르게 변화했고, 한순간 박자를 놓쳐 움직임이 틀어지는 순간 죽음에 이르게 되는 상황이었음을 비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통해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고 하지만, 무대 위에서 그려진 그녀의 모습은 이 사실에 조금은 의문을 갖게 한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녀의 모든 판단은 그녀가 스스로 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핵심 세력과 그녀의 혈연에 강하게 의존하여 결정이 이루어지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신하들의 대사가 문정왕후의 대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고, 문정왕후는 간결하게 “해라, 하지 마라”라고 말할 뿐이다. 이는 그녀가 대비, 대왕대비로서 최종 결정론자의 자리에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과연 그녀가 세력 간의 균형을 통해 왕권을 안정화시키고자 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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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반의 음악을 담당하는 악기는 놀랍게도 ‘기타’였다.

 

장구의 장단이 가끔씩 극에 등장하기는 하나 추임새의 기능을 할 뿐 전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음악은 기타의 연주로 이루어진다. 한국의 이야기를 하는데 서양의 악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퍽 흥미로운 지점이 아닐 수 없다.

 

극이 시작하기 전에는 한편에 놓여있던 기타가 과연 이 극과 잘 어울릴까라는 걱정이 있었는데, 막상 극이 시작하자 기타의 소리가 마치 가야금 소리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기타의 감미로우면서도 슬픈 소리가 한국의 전통적인 극과 잘 어울렸고, 서양의 악기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전통적인 감성을 잘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와닿았다.

 

 

[김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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