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완성하기'의 중요성 [문화 전반]

글 입력 2021.11.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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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울님의 강연

 

유튜브 크리에이터, 라디오 dj, 작가, 작곡가 등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N잡러, 김겨울 님을 지난주 학교 강연으로 만나 뵐 수 있었다. 창조적인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동경하던 나는 겨울 님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고 중요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나에게도 내 주변의 친구들에게도 영감이 되는 이야기였기에 글로 남겨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누고 싶었다. 예술과 문학, 문화 콘텐츠를 사랑하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멋진 사람들에게 용기가 되면 좋겠다. 다음은 강연을 마치고 Q&A 시간에 주고 받았던 질문과 답변이다.
 

 

Q: 유튜브 크리에이터, 라디오 dj, 작가 등 다양한 창의적 직업을 일로 해나가는 모습이 멋집니다. 저도 작가님과 같은 길을 가고 싶은데 제가 어떻게 해보면 좋을지 조언해주실 수 있나요? 취미로 하는 것과 업으로 하는 것은 차이가 있고, 작가님이 하시는 일은 기업에 취업하는 것과는 또 다른 길인데 어떤 식으로 준비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A: 작가나 라디오 dj, 유튜버처럼 창작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직업을 하는 데 있어서 크게 가장 필요한 게 두 가지가 있어요.
  
“완성하기”, “평가받기”. 이 두 가지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완성하기를 끝냈으면 이제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해요. 그리고 평가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 주변 사람들한테, ‘이거 한번 봐줄래?’하고서 보내보고, ‘어때?’ 물어보고. 그거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줄 텐데 그거를 들어야 해요. 그걸 들어야 발전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걸 보여 줄만큼의 용기가 나한테 있어야 돼요. 물론 너무 부끄럽죠. 이게 별로인 거 나도 알고 있잖아요. 하지만 보여줄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자, 첫 번째 완성하는 것, 두 번째 보여주고 평가받는 것. 취미로 하는 것과 업으로 하는 것의 가장 큰 차이가 그거거든요. 계속 평가를 받는다는 것. 그리고 그게 투명하게 나의 커리어가 된다는 거? (중략)
 
그래서 ‘어떻게 해보면 좋을지 조언해주실 수 있나요?’ (에 답을 드리자면) 최대한 많이 완성해서 최대한 많이 보여주세요. 그러면 됩니다. 그러면 모든 게 시작됩니다.
 
 
 
완성하는 것에 관하여

 

결국 ‘완성하는 것’이 내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미완성 10개보다 완성 1개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말에 이곳저곳에 아이디어로 적어놓기만 한 메모들이 떠올랐다. 파편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떠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모아서 완성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지금 내게 필요한 일이었고 당장 시작할 일이었다.

  
‘[Project 당신] 저와 인터뷰를 해주시겠어요?’ 편에서 J 님은 타이밍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마구 떠오르는 미완성의 것들은 강렬하다. 그 강렬한 에너지를 끌고서 처음의 기대만큼은 아닐지라도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경험상, ‘나중에 해야지~’라며 미완성으로 남겨두면 결국 열정이 시들해져 버리고 말았다. 하고 싶던 마음이 그때만큼 강렬하게 드는 때가 돌아오지 않았다.

내 주변에도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꾸준히 브런치에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거나 유튜버가 되고 싶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애초에 인간은 창조적인 존재이니 모두에게 그런 마음이 당연히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왜 당장 시작하지 않는 건지 그 마음은 이해가 간다. 개인적으로 나는 완성하는 것의 중요성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꿈을 꿈으로 가진 것에만 만족하고 있었던 것 같다. 꿈을 실제로 보이는 것으로 만드는 건 쉽지 않다. 허접함의 인지, 나의 상태에 대한 답답함, 그리고 여러 번의 자기비판과 우울,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그리고 공부…. 의미와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데 이러한 과정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지금의 나는 완성해야 하는 의미와 목적이 분명하다. 겨울 님처럼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은데,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완성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의 내가 놓쳐버린 많은 기회도 결국 미완성으로만 내버려 뒀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렇기에 이제는 완성하는 것, 결과를 내는 것을 단기적인 휴학 목표로 두고 실천하고 있다. 나와 비슷한 사정인 독자라면, 당신의 꿈이 무엇이든 한 번 허접할지라도 완성해보길 바란다.
 
 

표지사진 maybe.jpg

 
 

완성하기에 관해 더 말하자면: 밀라논나와 오은영

 
70세 유튜버인 밀라논나가 <듣똑라: 듣다 보면 똑똑해지는 라디오>에 출연하여 그랬다. “대충이 아니야. ‘적당히’야 정말. 적합하게 하라는 소리야”라고. 나는 이 ‘적당히’를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리고 이는 이 글에서 말하는 ‘완성하기’와 이어진다. 완성한다는 것을 ‘흠 하나 없는 완전무결한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결과를 내는 것’으로 생각하기를 바란다. 내 몸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내가 생각하는 ‘적당한 만큼’의 노력을 기울여서 마무리 짓는 것이다.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을 내가 완성했을 때, 비록 결과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아도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나를 칭찬할 줄도 알아야 한다. 제대로 인정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이 정도야 누구나 할 수 있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면 애쓴 나에게는 서운함과 섭섭함이 남는다. <선(先) 인정-후(後) 개선 방법 탐색>을 하기를 제안한다. 오은영 박사님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결국 학창 시절에 공부한 시험점수가 남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열심히 한 기억이 나의 삶의 양분이 된다고.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완성하기’에는 애쓴 나를 충분히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과정도 필수적으로 포함이 되어있다.
 
완성해보자. 함께 해보자. 꿈이 있다면 한번 시작해보자. 멋진 아이디어를 썩히기는 아깝지 않은가. 일단 저질러보면 수습하게 되어있다. 딱 시작했다면 딱 완성을 해보자. 목표는 완성이다. 너무 느리든, 중간에 잠깐 웃기게 넘어지든, 완주해보자. 완성해보자. 여기 글쓴이가 온 마음으로 응원한다.

 
[이진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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