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형형색색(形形色色)의 쇼케이스 - 2021 공예 트렌드 페어

글 입력 2021.11.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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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작금의 표현을 빌려 언급하자면 필자는 공.알.못이다.


말 그대로, 공예와 관련해서 아무런 지식도 관심도 없었던 1인이다. 별다른 이유없이, 단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문화예술을 이번 기회에 체험해보자는 생각 하나로 생애 첫 공예트렌드페어에 참여했다. 물론, 결과적으로 새로운 문화예술 체험은 완벽히 성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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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최된 2021 공예트랜드페어는 필자가 생애 처음으로 참여한 공예 관련 행사인 만큼, 이번 리뷰는 철저히 입문자의 시각에 입각해서 작성되었다. 비록 심도 깊은 시각이 이번 지면에 투영되있진 않지만, 공예 초보자의 시선에서 서술한 내용이 필자처럼 공예를 막연하게 인지해온 사람들에게 오히려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여지 또한 분명 있으리라 사료된다.

 

다른 문화예술과 마찬가지로, 공예 역시 창작자와 탁월한 주제의식과 이를 효과적으로 관람객들에게 설파할 수 있는 표현기법이 조화를 이루는 또 하나의 문화예술이라는 점을 이번 페어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인지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관람했기에 되려 여과없이 공예 작품들을 바라볼 수 있었던 그 시간의 감흥을 중심으로 서술했다. 아무쪼록, 필자와 같이 이름만 들어본 공예에 관한 관심도가 이 글을 기점으로 미약하게나마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형형색색(形形色色)

2021 공예트렌드페어


 


공예(工藝): 기능과 장식의 양면을 조화시켜 직물, 염직, 칠기, 도자기 따위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일

 

- 출쳐: 표준국어대사전

 

 

올해로 16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예 축제, 공예트렌드페어가 코엑스 C홀에서 11월 19일(금)부터 21일(일)까지 사흘간 개최됐다. 이번 공예트렌드페어는 공예의 가치를 발견하고 미래지향적 발전을 통해 한국 공예 문화의 대중화, 산업화와 더불어 아시아 공예 문화를 선도하는 공예 전문 박람회다. 전시 이외에도 라이브 쇼핑이나 우수작가상 및 대학관 우수작품상 시상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마련되었다.

 

이번 행사는 공예 작가부터 소규모 공방, 기업, 국내외 기관 및 갤러리, 단체, 대학교 등 공예 분야의 전방위적 참여가 이루어졌다. 올해의 경우 전년과 달리 총감독을 선임하여 행사의 주제를 통일감 있게 전달되었다. 총감독으로 선임된 정구호 디렉터는 이번 행사의 주제를 ‘형형색색(形形色色)’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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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공예트렌드페어

 

 

올해 주제관 기획 전시는 약 1,200㎡에 달하는 공간에서 현대공예 분야와 전승공예 분야를 아우르는 한국 공예가 70여 명의 작품을 쇼케이스 형태로 선보였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배경과 연령대의 공예작가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재료, 형태, 기법, 색감을 가진 작품의 향연이 이뤄졌다. 이는, 전시장을 들어서는 순간 각양각색의 컬러감을 확연하게 부각시키는 조명 셋팅을 통해 한 눈에 파악이 가능했다.

 

300여 개의 참가사와 함께하는 2021 공예트렌드페어는 주제관 기획전시 ‘형형색색(形形色色)’과 더불어 주요 갤러리가 참여하는 ‘아트&헤리티지관’과 스튜디오, 브랜드, 기업, 공방들이 참여하는 ‘브랜드관’ 및 ‘창작공방관’, 학생들의 창의적인 공예품을 전시하는 ‘대학관’, 공진원의 사업 결과물을 선보이는 ‘KCDF 사업관’ 등 총 6개 관으로 구성되었다. 그 가운데 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몇몇 결과물들이 창작공방관에 주로 포진했었다.

 

 

 

자연의 흐름을 공예로 승화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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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공예트렌드페어, 김현영

 

 

공예 입문자로서 자연스럽게 형형색색의 빛깔로 중무장한 작품의 외관에 주목했다. 그 과정에서 유독 자연의 흐름이 고스란히 반영된 작품들이 필자의 시선을 끌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공예품은 '김현영' 작가의 전시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 '사랑의 형태'라는 굵직한 테마를 중심으로 전개된 김현영 작가의 전시는 스스로를 표현하기 위한 매체로서 흙을 탐구한다. 흙이 온도에 의해 예측 불가능한 형태의 질감을 가지게 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며 이를 통해 발현된 흙의 물리적 성질에 자신을 대입하며 작업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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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공예트렌드페어, 김현영

 

 

저마다의 형태를 띈 60개의 오브제들이 옹기종기 벽에 나열된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동시에, 빨간색 팔레트를 배경으로 자신만이 보유한 색채감을 유감없이 뿜어대는 작품들은 자신의 개성을 온전히 표출하려는 의지를 나타내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 자체로 강렬한 이미지와 더불어, 흙과 자신을 동일시 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을 동등하게 위치시키는 작가의 생태학적 관점이 작품에 온전히 내재되었던 전시였다.

 

'강다현' 작가의 전시 역시 무엇보다도 작품에 내재된 주제의식이 인상적이었다. 앞서 상술한 김현영 작가의 작품과 더불어 자연의 흐름과 결부지어서 설명할 수 있는 강다현 작가의 작품은 인간이라면 응당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순리에 주목했다. 일명, 그로테스크 시리즈에 걸맞게 삶과 죽음이라는 대조적 테마에 포커스를 맞춘 강다현 작가의 작품은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춰 세울만큼 호기심과 영감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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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강다현' 작가 인스타그램(@dahyeonkang_)

 

 

새하얀 카페 위로 펼쳐진 조형물들은 밝은 배경과 함께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지만, 하얀 컬러가 상기시키는 순수함과 대조적인 바이브를 자아내는 오브제들의 외관은 어딘가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인상을 강렬하게 선사하며 작품을 향한 관객의 몰입감을 증폭시킨다. "인간의 탐욕과 무관심, 이미 사냥은 시작되었다"는 작가의 말은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이 낳은 폐해를 연상시킨다. 그럼에도 아직 살아있다는 작품의 테마는 어떤 역경 속에서도 아름다움이라는 고유의 가치는 결코 빛을 잃지 않는다는 작가의 의도를 온전히 파악할 수 있었다.

 

흡사 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꽂은 향을 연상시키는 '유골함'은 그 자체로 죽음의 서슬퍼런 이미지를 연상시켰다. 흡사, 메멘토모리를 상기시키는 강다현 작가의 전시는 차마 받아들이기 어려운 자연 생리를 은유하는데 거침없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움의 영원한 가치를 또한 부정하지 않는 작품의 컨셉은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삶의 단면을 공예적으로 보여줬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공예 역시 창작자의 탁월한 주제의식과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표현수단에 전적으로 기인한다는 점을 강다현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서 확실히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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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강다현' 작가 인스타그램(@dahyeonkang_)

 

 

 

예술과 실용성의 가장 아름다운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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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공예트렌드페어, 가나아트 & 프린트베이커리

 

 

공예가 다른 문화예술과 차별화를 지닐 수 있는 건 바로 실용성이 공존한다는 점에 토대를 두고있다. 창작자의 의도가 투영된 예술성과 더불어, 실생활의 소중한 미장센으로 작용할 수 있는 공예품은 왠지 멀게만 느껴진 예술이란 키워드에 친근함이 추가된, 공예라는 문화예술이 구현할 수 있는 독자적 산실이다.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몇몇 공예품들은 시선을 집중시키는 아름다움은 물론, 지금 바로 사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실용적인 면모들이 공존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여러 아트&헤리티 및 브랜드관에서 미적 감각과 실용성을 고루 갖춘 공예품들이 소개되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돋보였던 전시는 다름아닌, 대학관에서 만날 수 있었다.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에서 제출한 작품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우리네 삶의 한 공간을 차지하는 미장센으로 배치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했다. 특히, 버섯을 연상시키는 목재 가구는 아기자기한 컬러와 목재감이 조화를 이뤘기에 눈길이 많이 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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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공예트렌드페어,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대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던 작품은 '상명대학교 생활예술전공' 전시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눈으로 먼저 보고 느꼈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작품은 청각이 먼저 작품의 존재감을 발견한 케이스였다. 어디선가 공이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면서 소리의 근원지를 찾던 중 많은 관람객들이 둘러싸인 어느 목재 작품과 마주할 수 있었다.

 

조그마한 나무공이 굴러갈 수 있도록 미로처럼 어지러이 연결된 나무 통로들이 연결된 이 작품은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작품이었는데, 어른보다도 감각에 예민한 아이들에게는 단연 청아하게 들리는 소리의 근원에 눈길을 안 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고 듣고 직접 시연까지 할 수 있는 매력들이 말 그대로 다채로웠던 작품이었음을 아이들이 몸소 입증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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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공예트렌드페어, 상명대학교 생활예술전공

 

 

예술가의 주제의식과 대학생들의 넘치는 창의적 아이디어, 그리고 브랜드 가치를 드높여준 다채로운 공예품들의 향연은 공.알.못에게 새로운 문화예술 체험을 선사해주기 충분했다. 이제까지 공예하면 막연하게 이쁜 물건으로 넘겨 짚었던 과거와 달리, 아트 오브제라는 용어를 기반으로 보다 폭넓은 시선을 견지할 수 있는, 그런 변화를 안겨준 시간이었다.

 

만든 이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물론, 우리네 실생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미장센의 역할을 선사해준다는 점에서 공예는 결코 머나먼 문화예술 키워드가 아녔다. 그런 의미에서, 공예에 대한 관심을 조금씩 키워나가는 습관을 이번 공예트렌드페어가 선사해줬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올해 경험한 형형색색의 쇼케이스처럼, 문화예술의 저변을 확충시킬 수 있는 기회를 추후에도 접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공.알.못의 후기를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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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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