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른 세계로 접속하고 싶다면 : Imagine Dragons [음악]

글 입력 2021.11.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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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악을 듣는 순간,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든 적 있나요? 혹은 '아, 이건 가서 직접 들어야 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나요? 콘서트를 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요?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모든 대답은 Imagine Dragons다. 그동안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들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음악은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했다. 처음으로 콘서트에 가고 싶어졌고, 갈 수 없다면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그들의 노래를 느끼고 싶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아무 불만 없이 쓰던 내가 나름의 거금을 주고 헤드폰을 구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Imagine Dragons는 나조차도 몰랐던 내 안의 락을 끄집어냈고, 심지어 락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나의 취향까지 개조시켰다. 내가 '진정 좋은 음악은 취향을 뛰어넘는다'는 말을 십분 실감하게 만든 아티스트를 만나보자.

 

 

 

Imagine Dragons


 

IMAGINE-DRAGONS-2019-by-Eric-Ray-Davidson.jpg

 

 

이매진 드래곤스는 2008년 라스베이거스에서 결성된 그룹으로 2012년 첫 앨범 [Night Vision]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상상용'이라는 귀여운 애칭까지 생길 정도로 유명한 밴드이다. 그들은 얼터너티브 록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과 힙합, 포크 등 다양한 장르를 블렌딩 하여 매번 실험적인 음악으로 마니아층을 사로잡을 뿐 아니라 대중성까지 겸비해 록을 즐겨듣지 않는 리스너들까지 매료시키고 있다.

 

아마 어떤 가수의 팬이라면 알겠지만,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이 나오면 전곡 재생을 하고 곡이 바뀔 때마다 동시에 최애 곡도 바뀌어 간다. 이매진 드래곤스의 앨범은 수록곡까지 좋아서 나는 다른 곡으로 넘어갈 때마다 '아, 이거다.'라는 말만 되풀이했고, 마지막 트랙까지 듣고 나서는 그것이 무의미한 일이었음을 깨달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좋아서.

 

이처럼 그들의 음악에서 몇 곡을 선정하는 일은 나에게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아직 이매진 드래곤스라는 밴드를 모르는 이들을 위해 내가 유독 애정하는 곡을 선정해 소개하려고 한다. 나는 그들의 음악을 들을 때면 현실과 떨어진 미지의 세계에 존재하는 느낌이 종종 들곤 하는데, 여러분은 어떠할지 궁금하다.

 

 

 

Amsterdam (2012)



 

 

이매진 드래곤스의 화제의 1집 [Night Visons]의 6번 트랙이다.

 

사실 암스테르담은 1집의 다른 곡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곡이라 할 수 있다. 발매 당시 'Radioactive'와 'On Top Of The World', 'Demons', 'It's Time'이 큰 호응을 얻었으며 특히 'Radioactive'는 빌보드 핫 100차트에서 무려 87주 동안 100위 안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상하게 내 머릿속에서는 유독 암스테르담이 떠나질 않았다.

  

이 곡을 듣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암스테르담에 가서 이 노래를 들으면 어떨까였다. 음악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암스테르담은 물론이고 네덜란드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내가 어느새 포털 사이트에 암스테르담을 검색하고 그곳의 이미지를 보며 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곡의 가사처럼 암스테르담에서 열차에 몸을 싣는 나를 상상한 것이다. 그때부터 나의 버킷리스트 한편에는 암스테르담에 가서 이매진 드래곤스의 암스테르담을 듣는 것이 자리하고 있다. 아직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꼭 현실로 만들어서 어떤 기분인지 느껴보고 싶다.

 

내가 암스테르담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는 가사에 있다. 당시 나는 재수생으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었기에 주위 사람들에게 속 이야기를 털어놓기 힘들어 혼자 끙끙 앓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Your time will come if you wait for it, if you wait for it" 이라는 가사가 내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앞뒤의 가사가 어떻든 나는 이 가사만 눈에 선명히 들어왔고, 암스테르담 특유의 희망적인 멜로디와 함께 앞으로 나의 시간이, 나의 차례가 올 거라는 긍정적인 가능성이 어디선가 피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은 그때의 기분, 그 느낌을 똑같이 경험할 수는 없지만, 그렇기에 더 소중하고 이 곡을 앞으로도 오래 놓지 못할 예감이 든다.


 

 

Walking The Wire (2017)


 

 

 

그들의 3집 앨범인 [Evolve]의 5번 트랙으로, 국내에서는 삼성 갤럭시의 CF 삽입곡으로 유명하다. 명반 딱지가 붙어 있는 3집은 이 곡과 함께 그 유명한 'Thunder'와 'Believer'가 수록되어 있다. 나는 1집에 'Amsterdam'이 있다면 3집에는 'Walking The Wire'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이 음악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인간의 삶을 외줄 타는 것에 빗대어 함축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래서 가사 역시 위태로운 상황일지라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러한 가사가 시원하게 올라가는 댄 레이놀즈의 고음과 만나면 그야말로 듣는 이로 하여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나는 이 노래를 힘들고 지칠 때 자주 듣곤 한다. 작게는 아침에 일어나서 기운이 없어 축 처져 있을 때부터 크게는 울고 싶을 만큼 힘겨울 때까지. 듣고 나면 거짓말처럼 기운이 나기도 하고, 눈물이 주룩주룩 나면서 시원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러니 혹시라도 무언가 포기하고 싶을 만큼 지쳐있다면, 한 번쯤은 속는 셈 치고 이 음악을 들었으면 좋겠다.

 

We're walking the wire, love

We're walking the wire, love 

We gonna be higher, up

We're walking the wire, wire, wire

 

So look out down below

Look out down below

Look out down below

Walking the wire, wire, wire

So look out down below


Oh I'll take your hand when thunder roars

And I'll hold you close, I'll stay the course

I promise you from up above

 

That we'll take what comes, take what comes, Love 

 

 

 

Birds (2018)


 

 

 

Imagine Dragons의 4집 앨범 [Origins]에 추가된 수록곡이며 내가 요즘 푹 빠져있는 곡이기도 하다. 나의 플레이리스트에 빠짐 없이 등장하고 무한 재생 할 만큼 매력적이지만, 이매진 드래곤의 다른 노래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평소에도 아쉬운 마음이 컸다. 이 글을 통해 Birds가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즐겨 듣는 음악이 되길 바란다.

 

처음 들었을 때는 멜로디 라인이 좋았고, 그 다음에는 가사가 눈에 들어왔으며, 그 후에는 뮤직 비디오의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Birds의 뮤직비디오는 애니메이션으로 되어있는데, 감상해보기를 추천한다. 뮤직비디오를 보기 전과 후에 노래의 느낌이 달라질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보고 난 후의 느낌이 더 좋았다.

 

Birds는 내게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뮤직비디오의 여운 때문인지 이 곡을 들을 때면 나는 항상 내 곁을 지켜주는 가족이 생각난다. 내가 조금 더 넓은 세상 밖으로 나갈 때마다, 곁에서 때로는 조마조마하면서 때로는 대견해하면서 지켜보았을 부모님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해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이 노래 역시 가사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마지막 부분에 "Ooh, birds fly in every direction Ooh, so fly high, so fly high" 라는 가사가 반복해서 나오는데, 어떤 길이든 너가 가고 싶은 길이라면 훨훨 날아가라고 응원해주며 그것이 틀리지 않았다고 위로해 주는 것 같아서 괜스레 든든하고 자신감이 생기는 느낌이 든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거나 나의 편이 필요한 날에 이 음악을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이 외에도 여러분의 취향을 저격할, 혹은 취향을 뛰어넘을 다양한 Imgaine Dragons의 음악이 기다리고 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는 아버지에게 The Beatles에 대해 이야기했고 아버지는 Queen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Imagine Dragons에 대해 이야기 할 것입니다."

 

그들의 음악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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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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