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키스마요

글 입력 2021.11.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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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마요
- 김성대 장편소설 -
 

 

키스마요 평면표지.jpg


 
무한은 그렇게 시작된다.
수없이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이별로부터
 
 



<출판사 서평>
  
  
2005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했고 제29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김성대의 첫 번째 소설 《키스마요》가 출간되었다. 《귀 없는 토끼에 관한 소수 의견》 《사막 식당》 등 그간 그가 선보인 시집에서는  낯선 시어로 김성대만이 그릴 수 있는 세계를 구축해왔다. 소설 《키스마요》는 그가 시를 통해 보여줬던 세계들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다. 동성의 사랑, 이별 후에 겪는 감정, 지구 멸망, 외계인의 출현……. 이 소재들이 짤막한 문장으로 소설에서 보게 될 때의 생경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생경함 속에서 툭툭 건드리는 감정들은 이내 우리를 알 수 없는 세계로 이끌어간다. 도저히 상상 불가능한 정점으로.

[실시간 종말 앞에 선 우리의 모습] - 지구촌 전등 끄기 캠페인이 있던 날, 주인공 '나'에게 이별은 느닷없이 찾아온다. 산책을 하다가 하나둘 불빛이 쏟아지더니 다시금 캄캄해진다. "나타나는 빛이 아니라 사라지는 빛이었을까." 빛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지고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실시간 종말이었다. '나'는 이대로 이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모른다. 단지 '부재'라는 단어만이 그의 주변을 맴돌 뿐이다.
 
마지막 요일을 기다리고 있을 때 외계인이 접촉해온다. 이제 외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지구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우리는 짐짓 우리의 생각을 기준으로 판단할 때가 많다. 그러나 정말 모든 게 끝장나는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즉 실시간 종말 앞에서 우리는 다 같은 약자일 뿐이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외계도 외계가 아닌, 오히려 지구가 외계일지도.

[우리는 모두 '소수자'이다] - 소설 전반에 걸쳐 동성애가 두드러지지 않도록 이야기를 그린 것은, 동성이든 이성이든 '사랑'에는 특별히 다를 것도, 애써 혐오할 것도 없다는 걸 말하기 위해서다.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동성의 사랑이 드러난 것 역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반전을 꾀한 것이 아니라 철저히 저자가 의도한 바다.
 
소수자의 시선으로 보면 '불안'과 '상실', '고립'과 '위기 상황' 같은 것이 더 잘 보인다. 소수자와 약자를 대하고 포용하는 방식이 이 세계의 그릇이니까. 그래서 저자는 소설의 주인공을 '지구 종말'과 '이별'을 앞둔 상황으로 데려다놓는다. 지구 종말과 이별을 앞둔 상황에서는 우리 모두 같은 위치에 서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 모두 '소수자'라는 사실 말이다.

[낯설지만 끌리는, 새로운 장르의 소설 탄생] - 김성대 작가는 마치 아주 긴 시를 써내려가듯 한 장면 한 장면을 그리며 기존 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시도 아니고 소설도 아닌, 미확인 장르라고 하면 될까. 쉼표 하나 없는 짤막한 문장, "눈으로 밤하늘을 뒤적였다", "어둠에 부딪힌 빛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나는 그 자리에 있었다" 등의 감각적인 시(詩)적 표현들은 소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어쩌면 이 소설을 처음 본 독자는 낯설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낯섦은 단지 시적인 표현 그 이상의 메타포가 되어 소설 전체를 이끌고, 독자의 감정의 촉수를 건드려 적잖은 파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실종과 상실, 고립, 외계와의 접촉, 종말이라는 전개로 급박하게 진행되는 하나의 세계 《키스마요》는 낯설지만 끌리는 실험적인 소설이다.

++
 
쓰는 동안 많은 것을 잃었다.
많은 것을 이해하지 못했고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해야 했다.
동화에게 말해야겠다.
너와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많은 시간을 같이.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그럴 수 없게 되었다.
너는 질문이다. 여기 이 질문들의 핵심이다. 숙제를 냈으니까. 계속 받아써야 하는. 이렇게 써야 할 이유를 찾기 위해서 이렇게 써 보았다. 너와 같이 묻고 답할 수 있도록. 너의 부재가 너의 핵심이 되어선 안 되었다.
폭염이었던 것도 같다. 이것의 중심에 폭염이 있을 것이다. 폭염 동안 쓰지 못했지만. 많이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더 늦어지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더 보태지도. 덜어 내지도.
하지 못한 일들이 우주가 되었다. 지키지 못한 약속들이. 우리가 못다 한 것의 우주였다. 일어나지 않은 일들의 우주. 오지 않은 날들의.
그리고 어느 눈 오는 날 이것은 다시 시작되었다. 늦겨울과 이른 봄 사이였다. 공백이 길었다. 깊은숨을 쉬어야 하는. 내내 쉴 수 없어서. 여기 쉼표는 없으니까.
상미가 있었다.
상미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무의미와 싸울 수 있게 해 준. 그가 없었으면 끝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것은 그의 것이다. 그는 나의 의미다. 내가 여기 있는 이유다.
 
- 김성대

 



키스마요
- 김성대 장편소설 -
 
 
지은이 : 김성대
 
출판사 : &(앤드)
 
분야
한국소설

규격
130*195mm
 
쪽 수 : 224쪽
 
발행일
2021년 11월 05일
 
정가 : 13,000원
 
ISBN
979-11-6683-163-8 (03810)





저자 소개

 
김성대
 
시인이면서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석사 졸업 후 현재 박사과정 중에 있다. 문학을 전공하면서 그 뿌리인 신화에 관심을 갖고, 신화 관련 주제의 논문을 쓰기도 했다. 또한 한양대학교 CT(Culture Technology) 사업단 연구조교로 있으면서 신화 관련 문화콘텐츠를 연구했다. 2005년 [창작과비평] 신인시인상으로 등단하여 詩作 활동을 하고 있다. 인문, 예술, 역사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집필, 기획 중이다. 저서로는 시집 『귀 없는 토끼에 관한 소수 의견』, 『사막 식당』,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등이 있다. 제29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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