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관객의 입장에서 옳은 것은?

작품에게 갖추어야 하는 존중에 대하여
글 입력 2021.10.3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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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 문학시간에 연극 작품을 배우게 된다면 꼭 풀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다음 보기 중 관객의 입장에서 옳은 것을 고르시오."

 

해당 문제를 풀 때 내가 받는 느낌은 관객을 즐겁게 하기 위한 작품의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좋은 작품이 무엇인지 고려했지 좋은 관객이 무엇인지 고민해 본 적이 없다. 관객에게 어떻게 보일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지 어떤 관객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풀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 주제에 대해 더욱 흥미가 갔다. 좋은 '작품'이 아닌, 좋은 '관객'이란 무엇인가.

 

 

 

'좋다', 형용사가 주는 의미



사전에 따르면 '좋다'라는 형용사는 대상의 성질이나 내용 따위가 보통 이상의 수준이어서 만족할 만하다는 뜻을 갖는다. 즉, 보통 이상의 수준을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면서 동시에 상대방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그렇다면 관객을 '좋다'라고 평가하는 대상은 누구일까?

 

좋은 작품을 평가하는 대상이 관객이었다면, 반대로 좋은 관객을 평가하는 대상은 작품 혹은 작가라고 생각한다. 즉, 관객이 작품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일정한 예의와 태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어떤 관객의 자세가 필요할까 여러 고민을 해보았고 세 가지 자세로 정리했다.

 

 

01. 좋은 관객의 첫 번째 조건, 작품 감상을 위한 준비를 갖출 것.

 

작품에 대한 기대를 갖기 위하여, 또 더욱 빠르게 몰입을 하기 위하여 관객은 자신이 감상할 작품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른바 '떡밥'회수를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하지만 관객이 작품 초기의 힌트를 놓쳤을 경우에 중요한 의미를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경우를 방지하기 위하여 최소한 어떤 스토리로 진행될지에 대한 큰 틀은 알고 온다면 도움이 된다.

 

물론 자그마한 스포도 싫어하거나 느긋한 몰입감을 즐기는 관객이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장르의 작품인지에 대한 판단이 먼저 필요하다. 작품에게 가장 무례한 태도는 관람을 중도 포기하는 것이기에 관객은 자신의 시간을 투자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고려를 할 의무가 있다.

 

 

02. 좋은 관객의 두 번째 조건, 작품 의미 해석을 위한 능동적 해석을 시도할 것.

 

다양한 콘텐츠는 독자, 청자, 관객의 입장을 고려하여 친절한 전달을 시도한다. 그러나 일부는 "해석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 있다. 특정 배경지식이 필요하거나 전달의 순서가 뒤죽박죽일 경우 관객들은 단지 전달받는 입장이 아니다. 직접 돋보기를 들고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능동적 자세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작가의 숨겨진 의도를 상상해 보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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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에게 지브리 스튜디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참 어려운 작품이었다. 처음에는 주인공 '치히로'가 곤경을 헤쳐나가는 스토리가 너무 재미있어서 그 부분만 집중해서 감상했었다. 그러나 반복해서 시청할수록 의문이 생기는 작품이었다. 왜 치히로의 엄마 아빠는 하필 돼지로 변했을까?, 치히로가 이름을 뺏기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오나시의 존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쿠는 결국 돌아갈 수 없는 것인가?, 배경은 왜 유곽일까?

 

다양한 질문에 대해 혼자만의 답을 내릴 수는 없었고 인터넷에서 답을 얻게 되었지만 해석을 하려는 과정 자체가 정말 즐거웠다. 또, 작품에 대한 작가의 숨겨진 의도를 알게된 순간은 그저 경이로웠고 해당 작품에 대한 여운은 더욱 길게 남았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그 자체로 존중하기 위해서라면 작품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한 능동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03. 좋은 관객의 세 번째 조건, 작품의 엔딩에 대한 예의를 갖출 것.

 

작품이 어떻게 흘러갈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은 정말 다양하다. 물론 작가는 관객을 고려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하지만 그 이전에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결말이 존재하기에 모두의 마음에 부합하기는 어렵다. 특정 작품의 리뷰에서 해피엔딩이 아니기에 혹평이 달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나 역시 해피엔딩, 권선징악의 스토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해당 작품이 새드엔딩이어서 조금 아쉬움을 느끼긴 했었다.

 

그러나, 어떠한 결말이든지 작가의 의도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작은 오랜 시간 동안 작가가 작품이라는 보석을 만들어내는 섬세한 세공술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만들어 내면서 느꼈을 창작의 고통은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들 만큼 크다. 그러한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과 작품의 결말은 모두의 공감을 받기 어려울지 몰라도 하나의 작품으로서 충분한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다.

 

 

 

작품과 관객, 함께 나아가는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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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작품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관객이 존재할 수 없고 반대로 관객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도 작품이 존재할 수 없다. 즉, 작품과 관객은 함께 나아가야 하는 파트너와 같은 존재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초점은 작가가 어떤 작품을 만들어내는가에 대한 존중보다 관객이 어떤 작품을 즐기는가에 대해서 맞춰져 왔었다. 물론, 상업적인 측면에서 투자 대비 큰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다중의 소비 유도가 필요했기에 관객의 입장을 우선시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판을 받으며 자신에게 예술성이 없다는 안타까운 결론을 내리게 된다. 예술성은 폭이 넓고 여전히 예술의 범위에 대한 논쟁이 뜨겁기에 내가 감히 옳고 그른 작품이 무엇인지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작가의 작품을 함부로 폄하하지 않는 관객이 될 수는 있다. 충분히 즐기기 위한 사전 준비와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기 위한 능동적 해석과정 그리고 결말에 대한 박수를 보내며 좋은 관객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다.

 

세상을 기록하는 작가분들, 예술가분들의 창작의 과정에 응원을 보내며 더욱 많은 관객들이 '좋은' 관객으로서의 태도를 갖추고 작품과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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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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