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공연의 일부가 되는 사람들

좋은 관객은 참여하는 관객이다
글 입력 2021.10.31 20:0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좋은 관객이란 무엇인가? 한 번도 고민하지 않았던 질문이다. 좋은 공연, 좋은 예술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은 수도 없이 하지만 그것을 향유하는 관객에 대한 생각을 해보자니 쉽지 않았다. 늘 무대 위에만 있던 시선이 무대 아래로 내려와, 나와 나의 주위로 옮겨왔다. 공연을 올리기 위해 배우의 역할, 스탭의 역할이 있듯이 무대를 완성하는 관객도 관객의 역할이 있다. 관객은 소비자이자 수용자다. 또한 관객은 예술을 관람하며 관객의 문화를 만들어간다. 그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 그를 위해선 관객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았다.

 

 

20211031_220120.jpg



연극의 3요소는 희곡, 배우, 그리고 관객이다. 관객이 없으면 공연이 존재하지 못한다. 코로나 시대에 예술계는 특히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상향되자 뮤지컬, 오페라, 연극, 클래식, 무용 등의 공연은 조기 폐막이 되거나 취소되었다. 공연계의 성지 대학로엔 발길이 끊기고 많은 극장은 문을 닫았다. 작년 3월 1986년 개막 이래 34년간 지속해왔던 브로드웨이의 대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마저도 공연을 중단하였다.


최근 거리 두기에 따른 공연 지침 확립과 공연장 자체 방역을 하며 공연계엔 다시 활기가 조금씩 불고 있다. 코로나로 극장을 찾지 못한 시간 동안 공연의 감동을 잊지 않고 다시 극장으로 찾아와주는 관객은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관객의 모습이다. 그러나 내가 좋은 관객이란 더 나아가서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 관객은 공연에 참여하는 사람이자, 공연의 일부가 되는 사람이다.

 

 

 

공연에 대한 이해


 

좋은 관객은 작품을 이해하며 관람한다. 작품 이해의 시작은 배경을 공부하는 것이다. 뮤지컬을 예로 들자면 <노트르담 드 파리>, <명성황후>, <지킬앤하이드>,<더 라스트 키스> ,<빌리엘리어트> 등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 많다. 또한 역사 속의 실제 인물이 작품의 주인공이 되어 극을 이끌어가기도 한다. 이러한 배경지식을 알고 관람한다면 캐릭터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고 몰입감 있게 관람할 수 있다.

 

또한 배우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배우다. 배우는 각본에 그려진 캐릭터를 살아있는 인물로 생생히 표현해낸다. 배우가 살아온 삶, 갖고 있는 가치관, 지금껏 공연해온 작품들과 경력, 목소리 톤의 차이는 배우마다 모두 다르다. 심지어 작품을 해석하는 방향도 다르다. 뮤지컬이나 연극 같은 경우 주연 배역의 경우 한 배역에 여러 배우가 캐스팅된 멀티캐스팅이 많다. 따라서 배우에 따라 캐릭터의 성격과 극의 분위기가 캐스팅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배우에 대해 잘 알고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공연 문화를 이해하고 공연 자체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좋은 관객의 모습이다.

 

만약 공부할 여유가 없다면, 어떻게 표현하는지만 살펴보아도 충분하다. 배우는 맡은 배역을 어떻게 연기하는지에 집중하고, 무대장치와 조명은 왜 그렇게 연출되었는지, 어떤 음악이 나왔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공연을 이해하고 참여하려 하는 훌륭한 관객이라고 생각한다.

 

 

 

공연을 존중하는 마음


 

공연을 존중하는 마음이야말로 좋은 관객이라면 당연히 지녀야 할 가치 아닐까? 공연이 잘 진행될 수 있게 존중하는 마음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에티켓이다. 공연에 해가 되지 않도록 매너를 지키는 것이다. 작품을 올리기 위해 몇 개월을 노력하고 고생한 창작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다. 나를 포함한 관객들이 공연을 더 잘 즐기기 위한 시작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공연은 순간의 감정으로 이루어지기에 작은 소리도 극의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느낀 감동을 표현하는 것은 공연을 존중하는 마음을 지닌 좋은 관객의 모습이다. 공연 중, 발레에서 무용수가 어려운 동작을 해냈을 때, 뮤지컬에서는 넘버가 끝났을 때 박수를 치고 콘서트에서는 가수를 위해 떼창이나 응원봉을 흔들기도 한다. 호응은 관객이 갖고 있는 최고의 무기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호응은 자신의 감정을 더 뜨겁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공연의 일부가 되어 새로운 장면이 된다. 해외 가수들이 떼창의 민족인 대한민국에서 내한 콘서트를 하고 난 후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말하는 것도 가수를 존중한 좋은 관객들 덕분일 것이다.

 

공연예술은 배우와 관객이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문화예술이다. 공연예술에서는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에너지가 있다. 이 에너지에 따라 공연은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뮤지컬에서 배우가 새로운 애드리브를 하거나 콘서트에서 흥이 난 가수가 앵콜곡을 하는 것이다. 이렇듯 공연의 분위기는 관객이 주도한다. 좋은 관객은 그 공연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관람한다.


관객은 공연의 또 하나의 감독이고 또 하나의 배우고 또 하나의 음악이다.


여기 두 명의 관객이 있다. 교양을 드러내기 위해, 허위의식을 위해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 공연을 이해하고 공연 그 자체를 즐기며 공연의 일부가 되는 관객. 후자가 공연을 관람하고 더 행복하고 깊이 있는 경험을 한 관객일 것이다. 좋은 관객은 공연예술에 참여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좋은 관객들과 공연예술이 꾸준히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뜨거운 시너지가 계속되길 바란다.

 

 

 

[아트인사이트] 이소희 컬쳐리스트.jpg

 

 

[이소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85349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2.01.22
Copyright ⓒ 2013-2022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