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순수한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불러온 잔혹함 -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글 입력 2021.10.26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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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명문가 출신 블랑쉬 뒤브아는 원래 살던 곳에서 떠나 동생 스텔라를 찾아간다. 그녀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여섯 블록을 지나쳐 '극락'이라는 곳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은 뉴올리언즈의 빈민가이며, 스텔라는 허름한 집에서 남편인 스탠리 코왈스키와 살고 있다.


스탠리는 폴란드 출생의 이민자이며, 성격과 행동이 거친 자동차 정비공이다. 블랑쉬는 예의 없는 스탠리를 좋게 보지 않고, 스탠리 역시 귀족 행세를 하며 우아함을 추구하는 블랑쉬를 못마땅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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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쉬 뒤브아의 가문은 이미 몰락하였고, 고향에 있는 농장인 벨-르브까지 잃었다. 하지만 블랑쉬는 여전히 현재를 바라보지 않고 과거 속에 살고 있다. 이는 그녀가 자신의 첫사랑이자 전 남편인 앨런을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블랑쉬는 열여섯 살 소녀일 적에, 소년이었던 앨런을 만났다. 완벽한 사랑을 만난 블랑쉬는 행복했으나, 결혼 후 어떤 이유로 인해 앨런은 블랑쉬를, 그리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첫사랑의 순수함과 앨런을 잊지 못하는 블랑쉬는 공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많은 만남을 이어갔다. 설령 그게 낯선 남자라 할지라도,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 남자라면 누구든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했다. 사람들은 블랑쉬가 육체적 욕망에 빠진 여자라고 손가락질했고, 모두 그녀에 대해 알게 되자 블랑쉬는 고향인 로렐을 떠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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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이 진행되는 동안 블랑쉬는 계속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횡설수설하기도 하고, 사실과 다른 말들도 한다.

 

그녀는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 이야기를, 실제 자신의 상황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매우 현실적인 욕구에 충실한 스탠리는 과거와 환상 속에 사는 블랑쉬를 견딜 수 없어 한다. 그는 블랑쉬의 과거를 캐내 블랑쉬의 새 연인인 미치에게 그 사실을 모두 알린다.


블랑쉬는 어둠 속에서만 미치를 만났다. 미치는 밝은 빛을 싫어하는 블랑쉬를 위해 자신이 직접 설치해 주었던 갓등을 찢고, 밝은 빛 아래에서 블랑쉬를 마주하게 된다. 블랑쉬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애쓰지만, 미치는 결국 그녀에게 실망하고 그녀의 정신세계를 완전히 파괴한 채로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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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쉬가 자신의 모습을 어둠 속에 숨기고자 한 이유는, 현재 그녀가 거짓으로 점철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블랑쉬의 정신불안에 중점을 두었던 이전의 공연들과 달리, 2021 컴퍼니다의 작품에서는 블랑쉬가 어째서 이런 삶을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관객에게 납득시킨다.


그녀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첫사랑인 앨런을 잊지 못했다. 그와의 이별을 부정하고 싶고, 누구에게서든 앨런과 함께한 사랑의 감정을 다시 찾아내고 싶었을 것이다. 블랑쉬가 낯선 사람들이 친절을 베푸는 순간을 붙잡고 이어가려 했던 이유도 같을 것이다.


동생인 스텔라 역시 블랑쉬가 과거에 얼마나 순수하고 사람들을 잘 믿는 소녀였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순수한 호의만을 베풀지 않은 사람도 많았을 테고, 지속적으로 상처를 받은 블랑쉬는 환상과 거짓 속에서 끊임없이 정신을 갉아먹혔다.


블랑쉬는 너무도 외로워 보인다. 그녀의 외로움엔 끝이 없다. 이미 떠나버린 첫사랑을 그리며 그의 흔적을 붙잡고자 하는 행위는, 결코 근본적인 치유를 불러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늘 낯선 남자들의 친절에 의지해 왔어요."


스탠리와 미치로 인해 몸과 마음이 모두 부서지고도 또다시 낯선 이의 작은 친절에 의지하고 마는 블랑쉬의 마지막 대사이다. 그녀는 앞으로도 얼마나 더 공허한 삶을 보내게 될까. 어린 시절의 순수한 사랑과 신뢰가 불러온 결과는 잔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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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적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1911~1983)의 명작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연극으로 돌아온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1947년 초연되었으며 직후인 1948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주인공인 블랑쉬 드보아가 파멸로 도달해 가는 과정을 그려냄과 동시에 남부 상류사회의 쇠퇴, 산업화 등 당시의 급변하는 미국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어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본 작품은 1951년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되어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의 대표작으로 칭해지기도 하였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미국 남부의 명문가 출신 블랑쉬 드보아가 집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외면받고 자신의 동생을 찾아가기 위해 '욕망'이라는 전차를 타고 '낙원'으로 가게 되면서 이어지는 이야기로 급격하게 진행된 산업화, 현대화로 인해 척박하게 변해버린 사람들과 그 사이에서 거짓말로 무장하여 아직 환상 속에서 살고 있는 블랑쉬 간의 갈등을 그려낸 작품이다.
 
블랑쉬 역에는 배우 박해미, 김예령. 스탠리 역에는 고세원, 임강성, 임주환. 미치 역에는 태항호, 오현철. 스텔라 역에는 배정화, 임예나. 스티브 역에는 김혁종. 유니스 역에는 박나연. 앨런 김동규로 캐스팅을 확정 지었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의 조합으로 기대를 더했다.
 
배우 박해미는 드라마부터 예능, 무대 할 거 없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이번 연극을 통해 블랑쉬의 섬세한 감정 변화를 그려 낼 예정이라 전했다. 영화 드라마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며 최근 '아내의 맛' 등 예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배우 김예령 역시 이전에 보여주지 못했던 배우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무대 위에서 보여줄 예정이다.
 
한편 척박한 현대사회의 대표적 인물로 표현되는 스탠리는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완벽하게 거듭난 배우 임강성이 맡아 강렬한 스탠리의 모습을 연기할 예정이다. 드라마 '위험한 약속'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뽐냈던 고세원은 스탠리의 남성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 전했다. 지난해 드라마 '더 게임: 0시를 향하여',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몰입감을 더하는 연기로 우수상을 수상하여 그 연기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배우 임주환이 무대 위에 올라선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대 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많은 팬들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또한 블랑쉬의 보고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의 과거에 대한 소문을 듣고 결국 블랑쉬를 외면하는 미치의 역할에는 드라마 '모범택시'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빌런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배우 태항호와 매 작품에서 존재감을 뽐내 왔던 아역 배우 출신 배우 오현철이 맡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부유했던 과거를 완벽하게 잊고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블랑쉬의 동생 스텔라의 역할에는 드라마 보이스에서 세탁기 아줌마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배정화와 대학로 연극계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임예나가 맡아 환상 속에 살아가는 언니와 반대되는 현실에서만 살아가며 언니를 지켜주려 노력하는 스텔라를 그려낸다. 그뿐만 아니라 개성만점 연기력과 안정적인 연기력의 배우 김혁종과 박나연은 극 중 스텔라의 위층에서 사는 이웃 역할을 맡아 극의 생기를 불어 넣어 줄 예정이다.

제작사 컴퍼니다는 이번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각색을 통해 원작의 방대한 서사와 이외의 인물들의 사연을 간결히 하여 주요 인물들의 심리를 디테일하게 묘사하여 더욱 밀도 높게 극을 이끌어 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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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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