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겨울 간식 보고서 (1) [음식]

이맘때 읽기에 참으로 적당한
글 입력 2021.10.2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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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가을은 요사스러운 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천고마비의 날씨를 기대했건만, 오히려 우리를 찾아온 것은 변덕스러운 더위와 추위였죠.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기 위한 햇님과 바람의 내기라도 시작되었는지 급작스럽게 겨울옷을 꺼내입는 사람들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고, 한편으로는 이 상황이 꽤 우스웠습니다.

 

저는 겨울이라는 계절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살갗을 에는 새벽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 즐거웠지만, 이런 이상 기후 현상이 언제까지 심해지려나 싶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계속 걱정만 하다가는 결국 지구가 쓰러지는 꼴을 보게 될 것 같아서 약간의 죄책감도 듭니다.

 

이제 각설하고, 겨울 간식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맘때쯤이면 차가운 손과 허기진 속을 채워줄 무언가가 필요하죠. 그래서 길을 걷다가도 차가운 공기에 달큼하면서도 따스한 향기가 섞여 들어오면, 홀린 듯 온기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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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동네에도 군고구마, 군밤, 붕어빵 등을 파는 노점이 생겼더군요.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결심한 기억 따위는 말끔히 지워버린 채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를 만나러 갔습니다.

 

겨울 간식 전문가로서 평가해보자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간식이었습니다. 붕어빵에는 팥 앙금이 부족했으며, 오천 원에 산 군고구마 봉지에는 두 덩이의 고구마밖에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요즘 물가를 고려해도 이 정도는 너무하지 않나 싶은 양이었죠. 맛도 그저 그랬습니다. 군밤은 안 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니 제대로 된 겨울 간식을 골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살짝 알려드리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간식 위주로요.

   

 

 

붕어빵



모든 겨울 간식이 그렇겠지만, 붕어빵은 시간이 참 중요합니다. 맛있는 붕어빵을 먹고 싶다면, 틀에서 갓 나온 붕어빵이 온기를 머금으며 조금 더 바삭하게 변하는 순간을 잘 포착해야 합니다. 겨울바람이 붕어빵의 겉을 말려주기 때문이지요.

 

차가운 바람을 살짝 맞은 붕어빵은 봉투에 들어간 이후에도 더 높은 보존력을 지닙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야외에 방치된 붕어빵은 속까지 식어버려 맛이 없습니다. 그러니 대량으로 구워놓고 판매하는 붕어빵 노점은 되도록 피하는 것을 권합니다.

 

붕어빵을 만드는 것을 볼 때면 어떤 반죽을 사용하는지 눈여겨보세요. 보통 노점에서는 ‘붕어빵 믹스’라 불리는 혼합 밀가루에 물을 희석하여 사용합니다. 이때 양을 늘리기 위해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반죽이 묽어져 속이 부실한 붕어빵이 만들어지죠.

 

만약 반죽이 미숫가루 수준으로 묽다면 틀에서 나오는 붕어빵의 상태를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적당히 되직한 반죽이 좋습니다.

 

 

붕어빵.jpg

 

 

저는 붕어의 대뱃살 부위에만 앙금이 살짝 들어가고 나머지 부분은 반죽으로 채워진 옹졸한 붕어빵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앙금은 붕어 전반에 골고루 들어가야 합니다. 이때 앙금을 붕어의 꼬리까지 채워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오래된 논쟁거리지만, 저는 꼬리까지 채우는 것을 선호합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앙금이 분포되어 있는지 알고 싶다면 제조 과정을 잘 관찰하세요.

 

집 근처에 붕어빵 노점이 있나요? 흔히 말하는 ‘붕세권’에 거주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면 요즘처럼 붕어빵을 찾기 어려워진 시대에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붕어빵을 여러 개 포장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보통 붕어빵은 봉투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급격히 눅눅해집니다. 그러니 붕어빵을 신속히 옮길 수 있는 거리에 거주하지 않는다면, 판매지에서 원하는 만큼 먹은 뒤에 최대 3개 정도의 붕어빵만 봉투에 넣어 포장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만약 붕어빵을 4개 이상 욕심껏 포장했다면, 심지어 오랜 시간 동안 봉투에서 붕어빵이 눅눅해지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 혹은 프라이팬을 이용해 다시 살려야 합니다.

 

오븐과 에어프라이어는 붕어빵을 데우기에 아주 적합합니다. 식감과 맛을 모두 살릴 수 있기 때문이죠. 보통 섭씨 180도로 예열한 후에 6분에서 7분 정도 데우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붕어빵의 양에 따라 시간은 조절해야 합니다. 에어프라이어는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면서 식품을 가열하는 기계이기에 붕어빵이 건조해질 수 있으니 시간 조절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프라이팬을 사용할 경우, 기름을 살짝 두른 후에(코팅팬에는 기름을 넣지 않아도 됩니다) 약간 약한 불에서 살살 구워주면 됩니다.

 

붕어빵을 데울 때 전자레인지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전자레인지는 식품 안의 물 분자를 충돌시켜 열을 만들어내는 기구입니다. 붕어빵의 수분, 특히 앙금 속의 물이 가열된다는 것이죠. 그러니 탱글탱글했던 앙금이 흘러내리는 상태로 변해 빵을 눅눅하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래도 부드럽고 따뜻한 붕어빵을 경험하고 싶다면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합니다.

   

붕어빵을 색다르게 먹고 싶다면, 팥 앙금이 들어있는 붕어빵을 반으로 가른 뒤 버터를 넣어 앙버터 붕어빵을 만들어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유 향이 강한 버터를 사용한다면 더 고급스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이남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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