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One The Woman? Wonder Woman! [드라마/예능]

글 입력 2021.10.0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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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드라마 <원 더 우먼>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재 방영 중인 <원 더 우먼>은 최근 가장 핫한 드라마 중 하나이다. <펜트하우스 3>의 후속작으로 큰 부담이 있었지만, 아직 6회밖에 이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13%라는 기록을 보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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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원 더 우먼>은 도플갱어인 비리 검사와 재벌가 며느리의 삶이 하루아침에 바뀌면서 일어나는 ‘재벌가 시월드 코믹 극’이다. 재벌가 며느리이자 상속녀인 강미나(이하늬)는 집안의 구박데기로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고 감시하에 모든 활동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집안에서 자신의 자취를 감추기 위해 사고를 위장하지만,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출몰한 조폭 가문 출신의 비리 검사인 조연주(이하늬)가 의도치 않게 사고를 당하며 기억을 잃은 채로 강미나(이하늬)의 삶을 살게 된다.

 

얼굴은 같지만 살아온 인생도, 성격도 전혀 다른 두 여자. 스펙이 모자라 하고 싶은 걸 못 했던 여자는 성질이 모자라 하고 싶은 말을 못 했던 여자의 자리로 가서, 스펙이 모자랐던 자만이 가진 능력으로 갑을 이겨버리는 카타르시스를 보여준다.

 

 

 

사이다 한 사발


 

조연주(이하늬)는 기억을 잃었지만, 본질은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화끈한 성질을 시댁 사람들에게 가감 없이 드러낸다. 왕따 역할을 하던 사람이 항상 받던 구박에 보란 듯이 반격해내는 모습은 이른바 ‘사이다’ 그 자체였다. 드라마 특성상 약간의 과장과 연출이 가미됐지만,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존재하는 시월드에 많은 여성이 공감과 희열감을 느꼈다고 한다. 드라마처럼 멋있는 한 방을 내놓기 어려운 현실과 대비되는 장면은 그간 겪은 답답함과 억울함을 가상으로나마 해소해 극도의 카타르시스를 끌어냈다.

 

 


 

 

시청자를 대거 유입시켰던 장면은 단연코 성당 씬이다. 한 사람의 존재를 부정하는 시댁에선 어린아이마저 강미나(이하늬)를 무시했고, 그에 폭발해버린 조연주(이하늬)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큰 소리로 반격한다. 주변의 시댁 사람들이 통제하려 하지만 이미 폭발한 성질과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성격으로 인해 누군가 큰 소리를 내든, 억지로 앉히려 하든, 하고픈 말을 전부 내뱉어 성당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어떻게 보면 가장 드라마 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상황이 어떻든 간에 일단 다수의 편익과 공공장소에서의 예절을 위해 화를 짓눌러야 한다는 암묵적인 규칙 때문에 억울함 한 번 표출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나중에 후회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상상으로만 하던 행동들이 장면으로 나오니 얼마나 짜릿한가.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쾌감과 희열감을 느끼기엔 충분한데, 몰입도 높은 드라마로 인한 희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드라마에 진심인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소 중 하나가 갖춰진 건 이미 흥행 보증이 이루어진 걸지도 모른다.

 

 

 

One The Woman? Wonder Woman!


 

드라마의 제목은 우리가 아는 ‘Wonder Woman’이 아닌 ‘One The Woman’, 즉 한 명의 여자를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보는 이 한 명의 여자에게는 Wonder Woman의 수식어도 붙어야 한다. 정말 모든 게 놀라울 따름이니.

 

 


 

 

강미나(이하늬)가 하고픈 말을 마음껏 하지 못하는 성격이었다면 조연주(이하늬)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말은 거침없이 내뱉는 성격이다. 거기다 조폭 가문의 출신다운 출중한 싸움 실력과 검사에 걸맞은 똑똑한 머리와 뛰어난 임기응변 능력이 장착된, 그야말로 *사기캐이다. 든든한 배경의 완벽한 인물 설정이기 때문에 소신대로 하는 말과 행동은 더욱 멋있어 보이는 효과를 띤다. 특히, 주차장에서의 패싸움은 슈퍼 히어로인 원더우먼을 연상케 할 만큼 뛰어난 액션이었다. 한 명의 여자인 동시에 놀라운 여자인 그녀의 모습은 우리의 시선을 끌 만했다.

 

*사기캐: 사기 캐릭터의 줄임말로 다른 캐릭터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캐릭터

 

 

 

웃기지만 달달하게, 그리고 추리까지



<원 더 우먼>은 재벌가 시월드 코믹 극이라는 장르를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서 놓칠 수 없는 약간의 달달함이 있다. 더불어 시청자들의 추리 심리를 자극해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이고 끝까지 놓을 수 없게끔 한다. 현재의 강미나(이하늬)가 가짜임을 아는 사람은 조연주(이하늬) 자신과 한승욱(이상윤), 노학태(김창완) 밖에 없다. 더 큰 사고의 방지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급한 대로 셋은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하며 연기를 이어나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진짜 강미나(이하늬)의 등장이 절실히 필요해지는 때가 오는데, 이에 셋은 여러 가정을 내세워 가설을 세워나가고, 시청자들도 각자의 시선에서 추리를 시작한다. 그러던 중 4회 에필로그에서 강미나(이하늬)의 행방이 짧게 공개되었고, 그간 있었던 생사의 불분명과 단서의 조각들이 하나둘 맞춰진다.

 

<원 더 우먼>의 애청자로서 늘 소파에 앉아 전체 정황을 알기 위해 가족과 머리를 맞대고 했던 대화는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의도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한 시간 동안 웃기도 하고,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하고, 인상을 찌푸리며 조각을 맞추던 기억을 보니 아주 제대로 몰입했던 모양이다. 아마 드라마를 보는 모든 이가 같은 모습이지 않았을까.

 

*

   

<원 더 우먼>의 인기가 급격하게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그녀가 슈퍼 히어로, 즉 원더우먼이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으로서 갑질, 시월드, 비리, 위선 등에 맞설 용기와 뒷받침할 배경이 없는 우리는 녹록지 않은 현실에 묵묵히 굴복하며 살아가는 반면, 용기, 힘, 배경을 전부 갖춘 그녀가 모든 걸 이겨내는 모습은 그야말로 영웅이었다. 꼭 신체적 싸움에서 표면적으로 승리가 드러나는 것만이 영웅이 아님을 나타낸 <원 더 우먼>, 남은 10회의 이야기 역시 사람들의 마음을 단단히 훔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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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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