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법의 심판만을 기다려야 하는가 - 데스 위시 [영화]

글 입력 2021.09.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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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우연히 케이블 TV에서 본 영화 데스 위시.

 

원래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TV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보는 일은 극히 드문데 이런 명절 때 간간이 보는데 데스 위시라는 영화가 타이밍이 좋았다.

 

익숙한 배우인 브루스 윌리스가 나오는 장면부터 틀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처음 본 장면은 폴 커시(브루스 윌리스)와 부인이 딸의 운동 경기를 구경하는 장면부터였다.

 

그 경기를 응원하는 다른 의욕 넘치는 아빠가 욕하는 것을 저지하면서 갈등을 겪는 장면이 나와서 나는 폴 커시가 과거에는 전직 요원인데 지금은 아닌 척 살아가는 사람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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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위시는 우연한 무장강도 사건으로 인해 자신이 소중한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상황이 발생한 주인공 폴 커시의 흑화?를 통한 정의 구현을 보여주는 영화다.

 

경찰이 범인들을 잡을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에 괴로워하다 결국 자신이 총기 사용법을 익혀 경찰들이 해결해 주지 않는 불의에 대한 정의를 구현하러 다니다가 결국 그 범인들을 찾고 그 범인을 직접 처단한다.

 

영화 내에서 폴 커시는 큰 병원의 외과 의사로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는 사람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흑화 된 폴 커시는 불의에 있어서 가차 없이 총으로 나쁜 놈(?)을 죽여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의사라... 영화 속의 라디오 DJ와 패널들이 "저승사자"라는 별칭이 생긴 폴 커시의 존재에 대해 갑론을박을 나누며 라디오 청취자들의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사람들마다 반응은 제각각이다. 경찰이 하지 못하는 것들을 속 시원하게 처리해 버리는 정의의 사도로 보기도 하고, 법의 구현이 아닌 이런 개인의 정의 구현은 무질서함만 야기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사회에 법이 있는 이유는 무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니까.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 상황적인 문제들을 생각해 보면 폴 커시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법, 경찰이 있어도 그 법이 그 경찰이 무조건 나를 보호하고 지켜주고 나의 억울함을 풀어주지는 않는다. 때로는 법 때문에 나의 억울함이 되려 더 커질 때도 있고 더 답답하고 화가 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경찰의 태도 때문에 더 상처받고 힘들어질 때도 있다.

 

만약 동일한 상황이 나에게 닥친다면? 다른 상황이라 하더라도 내가 온전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혹은 그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100번 양보해서 그들이 너무 바빠서 나에게는 내 인생이 송두리째 뽑힌 문제를 전혀 신경 쓸 겨를이 없다면?

 

그럴 때 나는 어떻게 하겠는가.

 

가끔 뉴스를 보면 자식에게 해코지 한 사람을 죽이고 감옥에 가는 부모님 사건을 볼 때가 있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영화로 그려냈다. 물론 영화이니까 조금 더 그럴싸하게 조금 더 멋있게 그려졌고, 마지막은 영화답게 평화롭게 마무리가 되었다.


영화니까 가능한 이야기다. 현실에선 절대 이렇게 될 리가 없다. 결국 불행해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이 맞는가,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는 주제였다고 생각한다.

 

나의 상황이라면?이라는 가정하에 한 번쯤은 무겁게 생각해 볼 만한 주제를 담아 이제 중년이 된 브루스 윌리스의 액션 연기를 볼 수 있는 괜찮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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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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