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논어와 음악 - 공자의 사유, 현대의 사유

글 입력 2021.09.2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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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주요 지역지 국제신문의 수석논설위원 정상도의 논어 에세이 《논어와 음악》은 논어의 구절을 풀어가는 와중, 다양한 음악을 곁들이며 현재의 모습에 대한 작가의 의견을 전달한다.

 

그는 음악인 공자의 면모를 지적하며 글을 현재의 혼란한 사회와 개인에게 방향을 권하고자 한다. 글을 시작하며 공자를 '21세기의 멘토'라고 칭하듯이 말이다. 이렇게 도서는 음악인 공자와 논어를 간략히 설명한 후 1~4장에 걸쳐 논어의 가르침과 그를 표현할만한 음악을 권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각 글의 시작을 알리는 소제목 아래 QR 코드를 배치하여 직접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두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공자와 현대의 결합이라고 할 만하다.

 

도서는 1장의 첫 번째 '수기치인'을 시작으로 4장의 마지막 가르침인 '극기복례'로 나아간다. 그 사이 존재하는 24개의 말씀으로 '일이관지', '당인불양어사', '교학상장', '온고이지신' 등을 비롯한 논어의 여러 훌륭한 가르침을 전달하지만, 저자가 선택한 시작과 끝이 자기 자신이었음을 주목하고 싶다. 결국 현재가 어떠하든 본인을 다스리고 바로 서야 함을 말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타인을 보기 위해선 나를 우선 살펴야 하는 까닭이다. 일이관지를 다루는 도서의 부분에 언급된 '기소불욕물시어인'과 '기욕입이입인 기욕달이달인'을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다. 각기 논어 위령공 편과 옹야 편에 등장하는 구절로,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도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자기가 서고 싶으면 먼저 남을 세운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행위의 기준은 나''이다. 공자의 핵심 사상인 '인'의 시작은 남과의 구분인데, 그렇기에 나로 시작해 남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고을 잘 보여준다. 인의 무엇이냐는 제자 번지의 물음에 '애인(愛人)'을 말한 공자의 가르침 역시 이에 기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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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에서 중요시되는 '여민동락 '또한 남을 향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공자는 물론 맹자 역시 음악을 중시하였는데, 두 인물은 단지 음악 그 자체를 높인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은 음악을 예의 한 수단으로 보며 군주와 백성이 함께 기쁨을 나눌 것을 권하기 때문이다.

 

맹자 양혜왕 하 편에는 '금왕여백성동락즉왕의'라는 말이 등장한다. 이는 백성과 함께 즐겨야 왕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렇게 음악은 혼자서 즐겨선 안 되는 것으로, 남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말로 그치지 않고 직접 QR코드를 적어놓은 저자의 의도 역시 음악을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일 것 같다.

 

가장 마지막, 저자는 '극기복례'의 제목으로 '우선 나부터 잘합시다'를 말한다. 그리고 안연 편 등장하는 공자와 안연의 대화를 인용한다. 사실 공자는 논어 속 인이 무엇이지 명확한 답변하지 않으나 앞서 언급한 '애인'과 '극기복례'는 그 예외적 대상이다.

 

남을 사랑하라는 것과 자신을 이기고 예를 회복하는 것이 인이라는 가르침이다. 남을 사랑하기 위해선 우선 스스로를 바르게 하라는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한다면 우선 우리 스스로를 가장 먼저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사고이다.

 

공자는 논어 리인 편에서 "예와 겸양으로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면, 예와 겸양이 있어 무엇을 하겠는가?"라고 질문한다. 앞서 스스로를 이겨 회복한 것, 즉 스스로 나아간 바가 '예'임을 생각해볼 때 자발적인 발전, 나아감이 없다면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글의 시작과 끝을 고려할 때, 저자 역시 현재가 힘들더라도 우선 자신에서 시작하여 더 큰 범위로 함께 나아가자는 말을 권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공자가 살아가던 시대는 춘추시대로 주가 권위를 잃고 혼란을 겪던 시대였다. 현대, 공자의 가르침이 다시금 통하고 있다면, 이는 과거의 춘추시대가 그러하였듯 사회가 혼란하고 어지럽다는 씁쓸한 인식일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아직 공자의 가르침이 효과를 가진다면 평화로운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을 말하기 할 것 같다. 도서가 맹자의 몇 말씀을 함께 언급하는 와중 공자를 주된 스승으로 선택하였음도 코로나로 대표되는 혼란기 이전의 긍정적인 사회로, 다시 그리고 언젠가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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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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