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쿨(Cool)하면서 핫(Hot)" 같은 소리 하네 [사람]

미스백 이야기, 네 번째 페이지.
글 입력 2021.09.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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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다. 항상 눈앞에 닥친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더니 나의 인생관에 근시안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타인에게 형성된 나의 이미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여러 사람에게 물어봤지만, 나의 키워드는 항상 비슷했다.

 

 

"힙Hip하고 쿨Cool해"

"멋있어"

"솔직한 것 같아"

 

 

마지막 키워드 '솔직함'을 제외하면 이 중에서 내가 의식적으로 원했던 이미지는 없다. 물론 나는 체면a.k.a. 가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 '멋있음'을 추구했다는 말도 아주 헛된 말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멋진 선배, 멋진 언니,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행동했던 순간들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래서 솔직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제일 뿌듯하긴 해도 멋지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기분 역시 썩 나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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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도대체 '힙Hip' '쿨Cool'은 무엇인가? 어디서 기어나온 평가인가? 가슴에 손을 얹고 선언하건대 나는 힙하지 않다. 힙을 '유행에 민감하다'는 의미로 사용한 것이라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천성이 있는 것은 맞지만 너무 게으른 탓에 유행에는 민감하지 않다고 답할 것이다. 그리고 힙을 '힙합 스타일'이라는 의미로 사용한 것이라면―올블랙 패션을 사랑하기는 하지만 필자는 홍대 지하 클럽에서 힙합 공연을 할 때도 셔츠에 슬랙스를 입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쿨'도 마찬가지다. 세간에서는 성격이 까다롭지 않고 뒤끝이 없는 사람, 즉 상대에게 상처를 입더라도 별 것 아닌 것처럼 그를 대할 수 있는 사람을 '쿨하다'고 부르는 것 같은데, 필자는 반대 유형의 사람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평소에는 보통의 '쿨함'에 해당할지 모르겠으나 누군가 역린을 건드린다면 그와 나 사이의 관계는 (만회할 기회 따위 없이) 다시는 전과 같이 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나는 정말 까다로운 성격의 소유자다. 따라서 거듭 강조하건대, 나는 쿨하지 않다. 차라리 '짤없는 사람'이라는 평가가 더 적합할 것이다.

 

 

 

"Cool 하면서 Hot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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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 나는 유행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 "요즘 문화는 이래서 안 돼"와 같은 논리를 대면서 그것을 일부러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유행에 민감하고 싶다, 와 같은 아쉬운 소리를 할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정작 결정의 순간이 찾아오면 나는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핫Hot한 것'을 선택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속에 매일 새로이 등장하는 수많은 관광명소와 챌린지들을 일일이 학습하고 기억하는 것은 너무 귀찮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닌 듯하다. 그들은 인스타그램에서 "OOO에서 제일 핫한 명소 BEST 5"를 서치하고 유튜브에서 "실시간 인기 동영상 순위"를 참고해 영상을 고른다. 최근 게시물이 +1000 이상인 해시태그를 골라 핫한 유행에 올라타고자 한다. 동시에 그들은 남들이 어떻게 이야기하든 뒤끝 없이 쿨한 자신을 추구한다. 필자는 그들에게서 이러한 인생관을 읽었다.


 
"쿨하면서 핫한 나, 제법 멋있어요."
 

 

핫한 트렌드를 쫓는 것은 나도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은 행위이며 언젠가는 시도해볼 생각이다. 또한 뒤끝 없이 쿨해지는 것 역시 나도 가능만 하다면 본받고 싶은 요소다. 하지만 '쿨하면서 핫하다'?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이 무슨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소리인가? 당신은 쿨함을 추구할 수 있고, 핫함을 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쿨하면서 핫한'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멋'은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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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타인이 내게 뭐라 하든 신경쓰지 않는 쿨한 사람이야. 하지만 타인의 관심을 받는 핫한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주장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타인의 관심을 받는 핫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발상은 타인의 평가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그런 사람은 쿨한 사람이 아니다. 반대로 타인의 평가에 무심한 사람들은 웬만해선 타인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끄는 '핫한 존재'가 될 수 없다. (애초에 그들은 '핫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필자가 이 문제에 이렇게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나는 솔직해지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 인간상을 제일 싫어하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은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100% 솔직하게 행동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거짓된 이미지 덕분에 타인의 호감을 취하고 있다면, 그 이미지를 포기하지는 못할지라도 최소한 그 상황을 자랑스럽게 여겨서는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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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멋'은 본인의 한계를 인정할 때 드러난다. 가령 요즘 '핫한' 유행 중 하나인 명품 소비에 대하여 예를 들자면, 필자는 벤츠 차량이나 구찌 지갑 등을 SNS에 인증하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만약 그 물건이 대출을 끼고 구매한 것이거나 몇 개월치 월급을 모아서 힘겹게 산 물건이라면, "이정도는 뭐 가뿐하지" 식의 자랑은 게시자의 '멋'을 반감시킨다. 반면 솔직하게 "내게는 꽤 비싼 차지만 몇 달 열심히 일해서 샀다"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동시에 노력을 언급하는 자랑은 그의 '멋'을 배가시킨다.

 

따라서 필자는 사람들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계라는 것은 숨기면 남들이 공격하기 쉬운 약점이 되지만, 스스로 드러내면 내 눈앞에 놓인 결승점이 된다. 세상에 무심한 듯 잘나가는 사람은 없다. 무심한 척 잘나가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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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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