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논어와 음악

글 입력 2021.09.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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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무겁다. 결코 가벼운 책이 아니다. 동양의 철학자 공자가 써 내려간 세상과 삶을 향한 통찰. 위대한 스승의 글이 가벼울 리 만무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읽을 필요, 배울 필요가 있는 책들이 있다.

 

책 <논어와 음악>은 논어를 음악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논어와 음악, 그 연결고리를 알지 못했던 나에게는 꽤나 생소한 만남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저자는 '<논어>와 <음악>의 조합은 당연하다'라고 말한다. '예와 악은 내면을 다스리는 방편이자, 사람을 다스리는 방편'이라 말한다.

 

사실 공자는 굉장히 음악을 가까이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거문고를 옆에 두고 연주하는 것을 즐기며 스스로를 '예와 악을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라 칭했다는 공자, 평생을 바쳤던 예만큼이나 음악이, 그의 삶 속 상당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저자는 공자의 뜻을 이어, 매 챕터의 끝에 해당 챕터와 잘 어울리는 음악을 소개한다. 예로 시작하여 악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QR코드와 유튜브 링크를 삽입하여 독자로 하여금 편하게 음악을 찾아들을 수 있도록 한 배려가 돋보인다. 실제 음악과 함께 해당 챕터를 읽어보았는데, 참으로 멋있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공자의 주요 가르침 중 몇 가지를 다뤄보려 한다. 내가 책을 읽으며, 마음의 울림을 받았던 구절들을 소개하고 싶기 때문이다.

 

 

'불분불계 불비불발' : 분발하지 않으면 그 뜻을 열어주지 않으며, 하고자 하는 말을 말하고자 하지 않으면 그 말을 통하게 해주지 않는다.

 

<논어와 음악>, 44 (논어_술이_ 7.18)


 

한참 시선을 뗄 수 없었다. 학문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아가, 세상의 이치를 관통하는 성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은 더욱더 불분불계 불비불발한 사회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노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믿음이 생겨날 수 없는 시대. 그것이 가끔은 너무도 혹독하게 느껴지지만, 너무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굳이 타인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이미 취할 것이 너무 많은 사회이다. 그렇기에 나의 뜻을 보여주지 않고 나를 몰라준다 말하는 것은 오만한 태도일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닦는 일은 수기요,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치인이라. 우리가 배우는 이유는 사람답게 살기 위함입니다. 공자는 이를 수기라 했지요. 배움을 어디에 사용해야 할까요? 바로 공자가 말한 치인,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써야 합니다.

 

<논어와 음악>, 72-73

 

 

배우는 이유가 사람답게 살기 위함이며 그렇게 배운 것을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감에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새로움이 끝이 없는 것처럼 배움에도 끝이 없다. 따라서 나는 배움이란 스스로를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하여, 더 큰 성공을 얻기 위하여!

 

하지만 공자의 수기치인은 배워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그리고 있다. 나의 배움이 타인을 향해야 한다는 말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배움이 향하는 방향이 내가 아닌 네가 되었을 때, 진정한 대동사회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곱씹어 본다.

 

 

자네가 말하는 남산의 대나무에 화살촉을 끼워 다듬는다면 단지 무소 가죽을 뚫는 것에만 그치겠는가?

 

<논어와 음악>, 90

 

 

공자와 자로의 대화가 무척 인상적이다. 자신을 남산의 대나무에 비유하며 이미 가진 자질이 풍부하여 배움이 필요 없다는 자로에게 그 자질을 다듬는 것이 배움이라, 배움을 통해 그 자질이 증폭될 수 있다 말하는 공자의 깊이를 어찌 따라갈 수 있을까?

 

수많은 제자들이 그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것만 같은 대담이었다. 이 말을 끝으로 공자를 진정한 스승으로 받들었다는 자로 역시 인상적이다. 민망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깨달음을 인정하고 배움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태도에서 자로의 태평양 같은 수용력을 엿볼 수 있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논어>는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어떤 사회를 그려야 할지, 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하는 정치인들에서부터 한 명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기반을 구축하는 일반 소시민에 이르기까지, 공자의 <논어>는 곱씹어 볼 만한 질문을 던져준다.

 

그렇기에, 어렵지만 읽어야 하는 것이다. 배워야 하는 것이다. 수기치인의 자세로, 대동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공자의 이상을 함께 그려볼 수 있었던 시간, 그런 점에서 책 <논어와 음악>은 논어의 가르침을 쌍아가기에 좋은 주줏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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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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