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윌리엄 웨그만 : 비잉 휴먼

글 입력 2021.08.28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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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 Casual>. ⓒWilliam Wegman

 

 

시인과 예술가들에게 영감과 재능을 불어넣는 예술의 여신이자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 '뮤즈'.

 

한 시대를 풍미하거나, 미술사에 이름을 남긴 거장들에게서 뮤즈의 존재는 쉬이 찾아볼 수 있듯, 현대 사진의 거장 윌리엄 웨그만의 작품에서도 그의 뮤즈를 만나볼 수 있다.

 

그에게는 다양한 뮤즈가 있었는데, 50여 년 전 그의 가족의 일원이 된 바이마라너 견종의 반려견 한 마리가 카메라 앞에서 능숙한 모델의 자질과 열정을 뽐내며 작품의 영감을 불어넣는 원천이 되었다.

 

'윌리엄 웨그만' 그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그의 뮤즈를 대상으로 촬영한 사진 작품은 한 번쯤 접해봤을 것이다. 윌리엄 웨그만의 뮤즈 바이마라너가 마치 사람처럼 클래식한 정장부터 캐주얼한 평상복까지 아우르며 소화해낸 패션 브랜드들과의 작업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할 것이다.

 

그의 작품을 볼 때면 '그저 강아지를 대상으로 한 사진 아닌가?'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신비로운 파란 눈동자에 회색 털, 진지함과 자연스러움이 담긴 무표정의 바이마라너가 가진 매력은 사람들을 계속하여 흡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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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 워커 Dog Walker>, ⓒWilliam Wegman

 

 

바이마라너의 표정이 가진 매력은 전시장에 들어가 가장 먼저 만나는 첫번째 섹션 '우리 같은 사람들'부터 여실히 드러난다.

 

첫번째 섹션에서는 용접공에서부터 농장 소년, 보안관, 성직자에 이르기까지 그의 반려견 모습을 통해 주변에서 쉽게 만날 법한 여러 계층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게 된다. 이 섹션의 작품에서는 바라마라너의 무표정하면서도 알 수 없는, 공허해 보이기까지하는 표정이 더욱 빛을 발한다.

 

윌리엄 웨그만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바라마라너가 만나 관객들로 하여금 나 자신을 투영해 바라마라너들이 변신한 일상 속 사람들에게 더욱 몰입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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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심리 Psychology Today>, ⓒWilliam Wegman

 

 

이와 동시에 이번 전시에서 또 하나의 특별한 점은 바로 '폴라로이드'다.

 

일상 속 문제들을 주제로 한 폴라로이드 사진전이 이번 <윌리엄 웨그만 : 비잉 휴먼> 전시는 폴라로이드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을 담고 있다. 평소 우리가 쉽게 접하는 소형 사이즈의 폴라로이드 사진이 아니라 처음에는 이를 인식하지 못할 수 있지만, 전시의 작품이 대형 폴라로이드임을 깨닫는다면 다시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다.

 

한 장을 찍으면 10여 분 동안 필름이 마르기를 기다린 후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전시장을 가득 메우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

 

폴라로이드로 두 개의 사진이 하나처럼 보이도록 만들고, 통제가 쉽지 않았을 반려동물 뮤즈와 이처럼 대단한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 윌리엄 웨그만의 능력에 그저 감탄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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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hill ⓒWilliam Wegman

 

 

이처럼 대형 폴라로이드 사진 작품을 포함해 약 100여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지금까지 대중에게 공개된 작품 외에도 작가가 직접 선정한 50점 이상의 작품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고 한다.

 

전시를 통해 자신감에 찬 위풍당당한 태도에서부터 유약하고 결단력 없는 모습에 이르기까지 인간다움에 초점을 맞추고 엄선된 세트장, 의상, 소품을 통해 입체주의, 색면회화, 추상표현주의, 구성주의 등을 포함한 예술 사조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윌리엄 웨그만의 작품을 만남으로써 새로운 감정과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윌리엄 웨그만과 그의 반려견이 만들어내는 신비롭고도 새로운 관계성과 작품을 이번 전시를 통해 경험해보길 바란다.

 

 

[김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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