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미래가 없을 때 나오는 용기 - Last Holiday [영화]

글 입력 2021.08.2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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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 용기가 생기는가?

 

씩씩하게, 겁내지 않고 무언가를 해내는 그 용기는 자주 생기지 않는다. 위급한 순간에 닥치거나, 아주 부당하거나, 바닥끝까지 내려갔을 때, 혹은 남은 시간이 없을 때 우리는 용감해진다. 왜냐하면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 미래가 없어지고 난 후에야 용기가 생겨 자신의 인생을, 삶을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한 여자가 있다.

 

*

 

조지아 버드. 한 백화점 주방식기용품 코너, 판매사원이다. 일주일에 한번 있는 요리 시연회를 통해 맛있는 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아주 친절한 사람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모두 Book of Possibilities에 넣어둔 채 살아가는 수줍음 많은 한 여자이다.

 

우연히 머리를 세게 부딪힌 후 직장 내 병원에서 찍은 CT 결과로 뇌에 종양이 있어 앞으로 약 3-4주 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직장을 그만두고 그동안 모아둔 돈과 연금을 모두 찾아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체코의 풉 호텔의 자신이 꼭 먹어보고 싶었던 호텔 주방장 디디에의 음식을 먹으러 간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에 좌절하지 않고 그녀는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 하고 죽겠다!라는 마음으로 직장도 시원하게 그만두고, 비행기 1등석도 타보고, 공항에서 헬리콥터로 호텔까지 이동한다. 호텔에서도 그날의 모든 메뉴를 몽땅 시켜 먹기도 하고, 그 호텔에 있는 온갖 스파, 마사지도 모두 받아본다.

 

통 큰 팁도 주고 보드도 배워보고 자신이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 보지 못했던 것들, 그리고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모두 시원하게 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녀의 통 큰 씀씀이에 많은 사람들이 거물급이라고 오해를 하지만 그녀의 시원시원하고 솔직한 면모를 좋아하게 되고 마지막은 해피엔딩이 된다.

 

그리고 책 이름이 바뀐다. Book of Rea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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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죽음을 목전에 둔 후에야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삶의 태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먹고 싶은 것은 먹고, 사랑을 표현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조지아 버드 그녀 역시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자신의 전 재산을 모두 찾아 원하는 것에 모두 써버렸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몇 주를 보낼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과 돈,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이 세 가지 박자가 모두 딱 맞아 떨어지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을 미루기만 한다면 우리는 언제쯤 용기가 생기게 될까?

 

세 가지가 모두 갖춰진 그 순간에는 우리에게 행할 용기가 있을까? 미래가 없을 때,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오는 마지막 용기가 아닌 평소에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작은 용기들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영화였다.

 

그저 먼 미래 언젠가의 가능성으로만 둘 것이 아니라 지금 내 인생의 현실로 끌어올 수 있는 바로 그런 용기이다. 거창하고 엄청난 것이 아닌 소소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 보고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또 그와 비슷한 것부터라도 해보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표현하고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먹어보자.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갈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보자. 계획을 세워야 그곳에 갈 수 있을 테니까. 그저 저 먼 미래 언젠가로 두지 말자. 인생은 사건사고투성이다. 우리에게 미래가 아주 오래 많이 열려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은 언제 어떻게 막을 내릴지 모른다는 말이다.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저 우리에게 미래가 그리 오래, 길지 않을 수도 있다는 그 가능성을 두고 매일 늘 용기를 내보자는 말이 하고 싶은거다. 그 작은 용기면 오늘 하지 않고 미루려던 그 무언가 하나를 더 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가 쌓여 나의 멋진 인생이 되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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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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