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좋아하는 것들에 전하는 고백 - 아트인사이트 Vol.1 [도서]

글 입력 2021.08.2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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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_최종.png


 

내가 약 9개월간 몸담고 있는 문화예술 플랫폼 아트인사이트에서 ‘공동 저자 프로젝트’의 첫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서른여덟 명의 저자들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방식’이라는 주제로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낸다.


사실 나 또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었다. 그러나 ‘좋아함’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불특정 다수에게 용기 있게 말할 자신이 없었다. 책에도 비슷한 구절이 나오듯 내가 좋아하는 것이 나로 동일시되는 것이 왠지 무서웠기 때문이다.


특히나 좋아했던 무언가를 ‘대체 왜 좋아했을까?’ 하며 후회하기도 했던 나로서는 평생 남을 책에 내 이야기를 술술 써 내려가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 좋아한다고 쓴 것들을 나중에는 좋아하지 않게 되면, 더 나아가 싫어하게 되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미리 하고 있었던 것이다.


 

‘좋아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단순히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었다. 좋아하는 대상의 변화를 내가 조절할 수도 없고, 좋아하는 대상의 모든 본질을 알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곧 나 자체, 나의 본질로 여겨지며 평가의 대상이 되곤 했다.

 

141p.

 


그런데 각기 다른 서른여덟 개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내가 괜한 걱정을 했음을 알았다. 그리고 작디작은 결심을 했다. ‘나의 감정에 솔직해지자!’ 생각해보면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좋아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심이 타인에게 맞춰져 있으면 결국 그건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게 된다.


즉, ‘내가 이걸 좋아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를 이렇게 생각하면 어쩌지?’라는 생각들은 이미 초점이 나에게서 타인으로 빗겨나갔다는 의미이다. 좋아하는 것을 마음 놓고 좋아하지 못한다면, 그걸 정말 좋아하는 것이라고 해도 되는 것일까?


사실 애초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에게 강요할 필요도, 이해시킬 필요도 없다(물론 사회에서 용인하기 힘든 것을 좋아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기에 ‘취향’이라는 것이 있으며, 그 취향들이 모여 더 다채로운 세상을 만든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의해 누군가에게 규정당하는 것은 싫다(실제로 나는 이와 비슷한 이유로 처음 보는 사람에게 MBTI를 밝히는 것을 선호하지 않으며, 신기하다는 생각은 하지만 이 알파벳 네 개로 누군가의 성격을 틀에 가두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드러낸 서른여덟 명의 저자들처럼, 앞으로는 좋아하는 것들을 더 마음껏 좋아해 주기로 했다.

 

쓸데없는 걱정들을 늘어놓고 있을 시간에 말이다!

 

 

[유소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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