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38명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 - 아트인사이트 Vol.1

글 입력 2021.08.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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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 에디터들이 모여 자신의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방식"에 대해 풀어냈다는 소식이 나왔다. 궁금증과 호기심이 나를 두근거리게 했다.

 

어떤 사람들이 아트인사이트라는 플랫폼 안에서 활동하고 있을까, 어떻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낼까 궁금해졌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책은 나를 생각보다 꽤 오랫동안 붙들었고 쉬운 읽기의 시간은 아니었다고 고백해본다.

 

나는 내가 이 책을 10일을 꼬박 읽고 나서야 이 리뷰를 작성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그저 책이 두꺼워서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무려 38명의 에디터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었다. 나는 여태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의 글을 한 번에 읽고 받아들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보통 한 명의 작가가 한 권의 책을 집필한 문학, 비문학 책을 읽게 된다. 간혹 문학동네의 "젊은 작가 상 수상작품집"을 읽기도 하는데 보통 6-7명의 작가의 글이며 모두 다른 주제의 소설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 아트인사이트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방식"은 무려 38명의 에디터가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었고 그것은 나를 굉장히 버겁게 했다.

 

38명의 마음을 모두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읽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 전하고자 하는 그 마음, 심지어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것을 읽는 독자인 나는 그들의 마음을 열심히 공감하기 위해 집중해 줘야 하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는 것이 어려웠다는 어리광은 여기까지 하고, 책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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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꽤 많은 곳에서 읽었던 흔적들을 모아봤다.


 

가장 기본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이 우리를 바꿀 거야.

 

이렇게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방식을 풀어내는 글들은 글 쓰는 에디터에 따라 모두 다르지만 또 묘하게 비슷한 골격을 갖고 그것을 적절히 잘 구분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순간순간 들었던 것들을 적어두었다. 각각에 대해 짧게 풀어보려고 한다.

 

 

1. 수많은 좋아하는 것들

 

사람은 모두 다르다. 좋아하는 것이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는 말이다. 또한 같은 것을 좋아해도 그 좋아하는 방식은 또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38명이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좋아하는 것을 향유하고 지키고 늘려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책을 읽기에 급급했는데 뒤로 가면 갈수록, 아 이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하는 것들을 적어둘걸, 다시 이 책을 읽으며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추리는 작업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2. 내가 좋아하는 것은?

 

책을 읽으면서 그럼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1번과 연결되는 부분인데,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리고 사람을 궁금해한다. 그래서 앞에 38명이 자신이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들을 적어 나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따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들을 이해하고 싶고 공감하고 싶다. 좋아하는 것에는 좋아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내 취향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렇기에 나는 그들이 좋아한다고 말한 여러 가지를 추려보고 싶어졌다.

 

유학상담 일을 하면서 만난 수많은 20대-30대의 젊은 청춘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의외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나 역시도 20대 중후반까지는 그랬다. 나는 나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고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그 방법을 어찌어찌 찾았고 그로 인해 성장하고 발전하여 지금의 내가 있다는 것을 안다. 지금의 나는 내가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꺼리는지를 아는 사람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동일한 주제로 나도 글을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3. 나와 비슷한 글, 완전히 다른 글

 

38명 에디터의 글을 읽으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 혹은 나와 비슷한 문체를 가진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았다. 어쩌면 내가 썼을 법한 문장이 눈에 읽히는 경우가 몇몇 번 있었다. 사람은 정말 비슷하구나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또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생각, 문체를 읽으면서 낯설고 생경했다. 어떤 글은 술술 읽혔고 어떤 글은 읽는 것이 어려웠다. 똑같은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도 이렇게 다른 형식으로 글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도 새롭게 느껴졌다. 누군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썼고 누군가는 소설을 썼으며 누군가는 스크립트를 적었다. 나의 편협한 사고가 열리는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4. 의외로 좋아하는 것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놀란 점이 바로 이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했었음을 고백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는 것이다. 글 중에 "일코(일반인 코스프레)"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말이다. 의외로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과 잣대, 그 기준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숨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배우 중에 심형탁이란 남자배우가 있다. 이 배우는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덕후인데, 나혼자산다 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처음 그 사실이 밝혀졌을 때 꽤나 매스컴이 시끄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심형탁이란 배우는 40대 남자 배우이기 때문이다. 그의 집에는 도라에몽 굿즈(상품)들이 잔뜩 모아져 있었고 도라에몽에 정말 진심이라는 것을 한눈에도 알 수 있을 만큼 행복해 보였다. 심형탁 배우의 도라에몽 사랑에 대한 세상의 반응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오픈하지 못하는 일반인 코스프레를 해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 이해 가능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직 제대로 찾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것과는 또 다른 안타까움이라는 생각을 했다. 좋아하는 게 있어도 쉽사리 오픈하지 못하는 것이라니. 사람들은 쉽게 자신의 잣대로 그 사람을 판단해 버린다. 그리고 그런 판단으로 낙인이 찍혀버리면 세상을 살아가는데 불편하고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들은 솔직해질 수가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다름을 더 많이 인정하는 사회로 우리 사회는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좋아지지 않을까? 모두가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지 않아도 되는, 모두가 자신 그대로 솔직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길 바라본다.

 

조금은 버겁고 조금은 힘들게 이 책의 완독이 끝이 났다. 쉬운 시간이 아니었지만 38명이라는 사람들을 조금씩 만나본 기분이 든다. 그 사람들과 직접 닿을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어디에선가 인연이 닿으면 그때 나는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읽었노라 말할 수 있는 날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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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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