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7번 틀어도 11번 틀어도 5번 틀어도 다 똑같은 프로그램. [드라마/예능]

글 입력 2021.08.2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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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없이 못 살았던 어린 시절


 

나는 텔레비전 보는 것을 좋아했다. 주말이 되면 EBS에서 방송되는 ‘딩동댕 유치원’으로 번개매을 외치며 하루를 시작했고 투니버스에서 하는 ‘명탐정 코난’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부모님이 외출하는 날이면 동생과 종일 텔레비전을 볼 수 있는 날이라 부모님의 외출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다.

 

만화가 다 똑같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질문에 오차도 없이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디지몬과 함께 하는 ‘디지몬 어드벤처’, 카드로 세상을 제패하는 ‘유희왕’, 도라와 원숭이 친구 부츠의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인 ‘도라도라 영어나라’ 등 같은 만화지만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다.

 

모든 만화가 달랐기 때문에 나는 텔레비전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이유


 

지금도 나는 미디어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과거와 달리 텔레비전이 아니라 미디어라고 말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미디어를 즐길 수 있는 창구의 다양성이다. 1920년대 후반에 등장한 텔레비전은 우리에게 새로움을 안겨주지 않는다. 또한 휴대성을 갖춘 휴대폰이 등장하면서 텔레비전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었다.

 

두 번째 이유는 프로그램의 정체이다. 이런 현상은 예능, 드라마 등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대중에게 관심을 받으면 이 프로그램과 비슷한 포맷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긴다. 특히 이러한 특징은 예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3년 KBS에서 추석 파일럿 방송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방영되었다. 당시 반응이 좋아 파이럿 방송에서 정규 방송으로 편성되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와 자녀들의 일상을 담는 프로그램으로 관찰 예능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인기가 날로 좋아졌고, 그다음 해인 2014년 SBS에서 ‘오! 마이 베이비’라는 관찰 예능 형식의 육아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관찰 예능의 형식은 육아 프로그램을 벗어나 다양한 대상으로 번져갔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관찰 예능을 나열해 보면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1호가 될 순 없어’, 해방타운‘등 예능 프로그램의 메인으로 자리 잡았다.

 

2017년 tvN에서 방영된 ‘윤식당’은 해외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일명 나영석 사단과 해외에서 한국 음식을 판다는 신선한 설정으로 관심을 받았다. 또한 예능 출연이 적인 윤여정, 신구, 정유미를 앞세워 연출하는 것도 시청자들의 관전 포인트였다. ‘윤식당’의 포인트는 시청자들에게 통했다. 그 후 ‘윤식당’은 시즌 3개로 시리즈가 되었고,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생겼다.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 편’, ‘수미네 반찬’, ‘우도 주막’ 등이 있다.

 

2019년 TV조선에서 방송된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은 트로트 열광이 시작되었다. 케이블임에도 불구하고 결승전 시청률은 18.1%를 기록했다.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미스터트롯, ’미스트롯2‘까지 시리즈가 탄생했으며 ’미스트롯2‘는 최고 시청률 35.2%로 완결되었다. 수치상으로 비교했을 때 ’미스트롯‘에서 ’미스트롯2‘까지 2배가 증가했다. 트로트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BS, MBC, SBS 어디 할 것 없이 트로트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생겼다. ’트롯 전국체전‘, ’트롯 매직유랑단‘, ’트로트가 좋아‘, ’트로트의 민족‘, ’트롯신이 떴다‘ 등 텔레비전 속 프로그램은 순식간에 트로트로 물들었다.

 

 

 

똑같은 프로그램의 제작 이유


 

비슷하지만 다른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은 지치고 있다. 그런데도 비슷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계속 제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텔레비전 시청자의 모바일 이동이다. 새로운 것과 흥미로움을 쫓는 젊은 층 시청자가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텔레비전의 주된 시청자들이 중장년으로 좁혀진 것이다. 남아있는 중장년 시청자를 유지하기 위해서 중장년층이 선호할 만한 관찰 예능이나 트로트로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관찰 예능은 코로나 19 상황과 관련이 있다. 코로나 19로 제작 상황에 대해 제약적인 부분이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관찰 대상 1인을 중심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관찰 예능의 최고의 장점이다. 또한 매우 자연스럽게 간접광고를 넣을 수 있다. 스타들의 일상생활을 촬영하기 때문에 간접광고를 넣어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실생활에 사용하는 것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간접광고를 통한 수익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작은 변화를 바라며


 

사실 내가 어린 시절 만화를 보았던 것처럼 다양함을 잃었고 다시 찾기 어렵다는 것을 안다. 텔레비전만 바라보기에는 세상에 많은 것이 탄생했고 보다 많은 장점으로 사람을 이끌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나는 텔레비전 미디어가 변화했으면 한다. 그리고 보편적이지 않지만, 변화를 시도 중인 것은 알 수 있었다.

 

앞서 제시한 음식 예능을 하나씩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묘하게 다른 점들이 있다. ‘윤식당’은 해외 경영, ‘수미네 반찬’은 교민들에게 고향의 맛을 전달, ‘현지에서 먹힐까’는 중식의 대가 이연복 셰프가 중국에서 짜장면 팔기 등 음식  예능의 큰 틀 안에서 변형되고 있다. 단순한 음식이 아닌 향수, 그리움, 도전하면서 많음 음식 예능 속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나는 이러한 변화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오는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멀리서 보면 같은 것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 프로그램만의 특징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작은 변호가 시청자의 입장에서 반복되는 음악과 관찰로 피곤함을 덜어줄 방법이다.

 

 

 

에디터 황혜민.jpg

 

 

 

[황혜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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