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자신의 애정을 표현하는 것 만큼 아름다운 것도 없다, 편집자의 세계 [도서]

자신의 유니크함을 아껴주고 표현하자.
글 입력 2021.08.17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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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 있으려면 좋은 편집이 필요하다. 그 점에서 훌륭한 작가 뒤에는 반드시 뛰어난 편집자가 있다고 한다. ‘편집자의 세계’는 그동안 읽어보거나 듣기만 했던 잡지사, 출판사의 편집자들을 소개한다.

 

하나의 책이 대중에게 알려지고 평가를 받고 유명해지기까지 길잡이를 해주는 존재들이 편집자들이다. 그들은 조금이라도 더 글을 향상시키고 하나의 작은 디테일이더라도 더해 양질의 글을 출판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는 한 명이 아닌 15명의 편집자들의 이야기를 해준다. 그동안 알고 싶어도 찾을 수 없었던 정보들, 롤모델로 하는 편집자들의 일생을 엿보고 싶은 호기심까지 한 번에 해소해주는 알짜배기 정보를 가진 책이다.

 

책의 지은이인 고정기 작가는 잡지 편집자의 길을 걸어온 사람으로 편집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일찌감치 찾아냈다. 그는 편집자를 활자 매체의 중매자이고 연출자이자 저자로 하여금 새로운 사상이나 문화를 창조하도록 자극하고 도와주는 촉매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규명했다.

 

이런 그의 열정과 쌓아온 경험을 엮어낸 이야기들이 바로 ‘편집자의 세계’이다.

 

 

표지(평면)_편집자의 세계.jpg


 

‘보그’,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코스모폴리탄’ 등의 잡지를 구독하고 볼 정도로 즐겨 읽는 필자로서 명성이 높은 잡지들이 만들어지는데 바탕이 되어준 편집자들의 일생을 알아보는 책을 읽게 되어 설렜다. 읽은 후에도 설렘은 유지되었다. 결과적으로 느꼈던 바로 편집자는 유행과 동향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뚜렷한 방침과 관점이 필요한 것 같다. 성공적으로 출판사/잡지사를 이끈 편집자들의 공통적인 요소였다.

 

가장 인상적인 편집자로는 코스모폴리탄의 옷깃을 끌고 앞으로 전진한 헬렌 브라운 편집장이 있다. 현재에도 오프라인 및 온라인 잡지로도 활약을 하고 있는 코스모폴리탄은 폐간 위기에서 헬렌 브라운이 등장하면서 다시 제 명성을 회복했다.

 

그녀의 신념인 ‘마음의 대학’은 지루하고 평범하기만 했던 초기의 코스모폴리탄을 180도 바꿔 놓았다. 처음으로 등장한 여성 편집자인 브라운은 사실 ‘섹스와 독신 여성’이라는 혁명적인 책의 저자였다. 사랑과 섹스에 주체적인 여성을 표현한 이 책에서는 헬렌 브라운의 개방적이고도 혁명적인 시야를 보여주었고 편집장이 되는 바탕이 되어주었다. 여기서는 성공한 여성이 섹시하다는 것을 솔직하게 드러내 주었다. 브라운의 선택으로 숨겨지고 다루지 않았던 주제인 성생활도 젊은 여성 세대에서 흔히 다뤄질 수 있는 이슈가 되도록 밑바탕을 깔아주었다.

 

헬렌 브라운의 철학은 편집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잡지에 게재한다면 잡지를 성공시킬 수 있다는 비결을 보여주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글로 표현한다면 그만큼 애정이 드러나는 글이 없다는 것이다. 이 비결은 다른 편집자들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렇다 해도 지켜야 하는 수칙은 있다. 바로 독자와의 접촉이다. 오직 자신만의 세계관을 글로 표현해 독자들이 이해를 못 하면 어떤 의미가 생기겠는가? 헬렌 브라운의 말을 빌려, ‘필링’으로 글을 다뤄야 한다.

 

인상적인 편집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명성을 가진 잡지들이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었다. 고정기 작가가 책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느낌이 읽어가면서 더욱 와 닿았고 그의 따뜻한 정성을 책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소설과 잡지, 글로 이루어진 작품들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오랜만에 작가의 커다란 애정이 담긴 도서를 읽어보아서 반가웠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자신 있게 표현하는 것만큼 훌륭하고 근사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임민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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