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영화]

글 입력 2021.07.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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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영웅들을 뜻하는 ‘히든 피겨스’.

 

이 영화는 나사에서 한창 러시아와 미국이 우주 진출에 대해 경쟁하던 시기에 숨은 활약을 펼쳤던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당시 미국 사회는 인종 차별, 남녀차별이 극심했고 흑인 여성의 사회진출은 지극히 제한적이었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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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캐서린 존슨이다. 그녀는 흑인이자 여성으로서 이중 차별에 억압당하는 삶을 살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수학적 능력을 발휘하여 나사에 취직한다.

 

그녀의 유능함에도 불구하고 중대한 업무는 모두 백인 남성들이 맡게 된다. 캐서린은 흑인여성 최초로 NASA우주임무그룹에 전산원으로 발령을 받지만, 무시로 인해 핵심정보를 가려놓은 보고서를 받고, 유색 인종용 커피포트를 따로 써야 했으며, '유색인종 화장실'을 가기 위해 매일 왕복 800m 거리를 걸어다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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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센터장인 알 해리슨은 업무처리가 늦고,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많은 것에 대해 그녀를 자주 질타한다. 어느날, 분노한 캐서린이 울면서 그러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자, 알 해리슨은 ‘유색인종 화장실’ 간판을 부숴 버린다. 그리고 나사 내에서 더 이상의 인종차별이 없도록 지시한다.

 

장면을 통해 언급하고 싶었던 것은 캐서린과 그의 상사이자 중간관리자인 폴의 관계이다. 이 관계는 당시 미국사회에 만연한 성차별과 인종차별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간관리자의 잘못된 리더십이 구성원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해리슨은 폴에게, 캐서린에게 궤도 계산을 맡기고 도움을 받으라고 지시한다. 하지만 폴은 흑인이며 여성인 그녀에게 핵심 정보를 가린 업무만을 할당한다. 캐서린은 단지 전산원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노력해서 작성한 어떤 보고서에도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없었다. “뭐가 보여야 일을 하죠, 숫자가 안보여요” 라는 캐서린의 불만에도 폴은 “확인하는 시늉이나 하라”고 대꾸한다.


수시로 변경되는 정보 때문에 업무를 추가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하여 회의에 참석을 요구하지만 폴은 ‘여성은 참석할 수 없다’ 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다. 결국 캐서린은 총 책임자인 알 해리슨을 찾아가 변경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펜타콘 브리핑 회의의 참석 허가를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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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이 캐서린을 대하는 태도는 우리가 리더십의 역할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준다.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루시어는 리더십을 “리더와 추종자들이 변화를 통해 조직목표를 달성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이런 리더십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캐서린 존슨과 폴 스태포드 중 누가 진정한 리더인가?

 

캐서린 존슨은 전산원이라는 자신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수행할 뿐만 아니라 NASA 우주임무그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폴 스태포드에게 기존의 관습과는 다른 새로운 제안을 하고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캐서린 존슨의 집요함은 NASA 내의 유색 화장실을 사라지게 했고, 여성이 펜타곤 보고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었다.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서 나아가 우주 비행에 어떻게 성공할 것인지에 집중한 결과였다.


반면 폴은 기존의 관행과 제도에 얽매여 조직의 목표에 비효과적인 결정을 내렸다. 고압적인 태도로 열정적인 구성원인 캐서린의 동기를 오히려 깎아 내리는 비효과적인 리더십이 나타난다. 이처럼 자신의 역할이 잘 인식하는 못하는 것을 역할모호성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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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의 역할은 무엇일까? 킴 스콧의 저서 <실리콘 밸리의 팀장들>에서 저자는 ‘상사는 하나의 역할이지 가치판단의 주체가 아니다’ 라고 말한다.


리더십은 조직의 목표를 기반으로 구성원들이 그 목표를 이루는 데 효과적인 말과 행동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위는 직원들의 인간적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아닌 더 많은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는 의미이며 권한은 책임을 완수하기 위한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알 해리슨은 상사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깨닫지 못하는 폴을 불러 피드백을 제공한다. “자네 일이 뭔지 아나? 천재들 사이에서 천재를 찾아서 팀을 이끄는 거지 함께 오르지 않으면 정상엔 못 올라가.” 리더십은 지위가 아니다. 리더십은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해 함께 목표를 달성하는 역할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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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만큼이나 인상깊었던 인물은 도로시 본이다. NASA 흑인 여성들의 리더인 도로시는 어느날 고민에 빠진다. 기술적으로 진보된 IBM 컴퓨터가 현재 전산원들이 하는 일을 대신할 것이라고 예측한 그녀는 컴퓨터 언어 포트란을 독학하기 시작하고, 전산실 직원들을 차츰 교육시켜 나간다. 그렇게 도로시는 미래를 예견하여 팀원들 모두를 해고의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돕는다. IBM 컴퓨터의 도입에 도로시는 능숙히 결과값을 보여주고 IBM 관리 주임으로 임명된다.


도로시의 현명한 예측과 뛰어난 리더십은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의 모습을 제시해준다. 팀원이 교육을 받고 리더에게 보고하는 방식이 아닌, 리더가 먼저 공부하고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리더가 먼저 디지털 신기술의 중요성과 필요성, 영향 부분을 알고 이후에 팀원들을 교육하는 구조로 나아 가야, 디지털 신기술의 변화에 맞춰 나갈 수 있다. 디지털 신기술은 현재에도 빠른 속도로 진화, 발전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


우리는 변화의 흐름을 읽고 움직이기 위해 마땅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영화 속에서, IBM 앞에서 “우린 준비됐어요. 맡겨만 주세요.”라고 당당히 말하던 도로시 본처럼, 우리들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고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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