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인가, 존 말코비치인가, 내가 누구지? [영화]

글 입력 2021.07.1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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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말코비치 되기 (Being John Malkovich)

스파이크 존즈 (1999)

 

제목은 알고 내용은 모르는 유명한 영화를 찾아보는 것을 좋아한다. 존 말코비치 되기는 그렇게 선택된 영화이다.

 

도대체 이 영화는 내가 어디서 어떻게 듣게 됐는지 모르겠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내 감상은 바로 기괴함이기 때문이다. 이 기괴한 영화를 통해 보잘것없는 나로 살기와 대단한 남으로 살기에 대해서, 그리고 그 목적은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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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미지의 통로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가 그 사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것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그 사람을 내가 조종할 수 있게 된다면? 내면에는 내가, 그리고 외면에는 그 사람으로서 행동을 할 수 있다면?

 

이 기괴한 상상은 이 영화의 각본을 맡은 찰리 카우프먼에 의해서 글로 만들어지고 영화 HER 감독 스파이크 존즈 감독에 의해 영화로 세상에 나왔다.

 

암울하고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는 인형극 예술가 크레이그, 애완동물 샵을 운영하는 그의 아내 로테, 크레이그가 구한 직장의 동료인 매력적인 여성 맥신, 그리고 현시대에 인정받는 인기 남자배우 존 말코비치의 이야기이다.

 

자신의 전부인 인형극, 재능도 있고 기술도 있지만 그는 현재 삶에서 루저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노력해 왔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 그의 아내 로테는 그에게 다른 일을 구하길 권하고 손이 빠르면 된다는 문서 정리 직원을 뽑는다는 공고에 레스터 회사 직원으로 지원한다.

 

이상한 곳에 위치한 레스터 회사. 7과 1/2층에 있는 성인의 키의 2/3 밖에 안되는 천장 높이의 층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매력적인 여자 맥신을 만나 홀리게 되고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지만 맥신은 그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

 

그러던 중 크레이그는 사무실에서 이상하나 작은 문 하나를 발견하고, 그 통로로 들어갔다가 아주 기묘한 경험을 한다. 어떤 사람의 몸속에 자신의 들어가 그 사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그 사람이 행동하는 것들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15분 후 그의 몸에서 튕겨 나온다. 그는 잘나가는 매력적인 배우, 존 말코비치다.

 

이 기묘한 경험을 맥신에게 말하고 맥신은 이것을 통해 사업을 하고 돈을 벌자고 그를 꼬드긴다.

 

그의 아내 로테는 이 사업에 대해 알게 되고 궁금증과 호기심에 그 통로를 따라가게 되고 남자의 몸에서 이상한 해방감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깨닫게 된다. 그리고 로테는 자신이 여성을 좋아하고, 맥신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맥신 역시 로테에게 매력을 느끼는데, 존 말코비치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로테에 대한 마음이다.

 

그것을 안 크레이그는 질투와 분노에 휩싸이고 로테를 동물 우리에 가두고 자신이 존 말코비치의 몸속으로 들어가 맥신과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점점 더 존 말코비치의 몸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인형극에 능숙한 그가 실제 존 말코비치의 몸을 인형처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존 말코비치의 몸과 그의 재산, 그의 명성 모든 것을 손에 쥔 크레이그는 맥신과 합작하여 그의 몸을 빼앗고 존 말코비치의 삶으로서 자신이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인형극 사업을 시작하고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한 맥신과 결혼해서 삶을 꾸린다.

 

하지만 레스터 회사의 사장 레스터는 이미 90년 동안 이렇게 남의 몸에서 자신의 정신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으로 언제 어떻게 그 몸을 쟁취했을 때 오래도록 그 몸에서 살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실수가 있을 수 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존 말코비치의 44세 생일날 밤 12시 정확하게 그의 몸을 쟁취해야 했기에 임신한 그의 아내 맥신을 납치하여 크레이그를 그의 몸에서 내쫓고 그의 몸을 쟁취한다.

 

맥신은 로테를 다시 만나 아이를 낳고 셋이 행복하게 생활을 하는데 그 아이의 두뇌 속에는 크레이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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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장르는 판타지이다. 하지만 그냥 판타지는 아니다. 사람의 심리를 교모하고 집요하게 꼬집는 판타지이다.

 

우선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이 영화는 보는 내내 기괴하다.

 

상상으로 만들어진 시나리오이기에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 작은 구멍을 통과하면 어떤 남자의 몸속으로 내 정신이 들어가 그의 시선으로 그의 삶을 체험해 볼 수 있다니, 그 자체도 기괴한데 크레이그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의 몸을 조종하기까지 한다. 완벽히 그의 몸을 조종하여 크레이그=존 말코비치로 살아가도록 만들지만 하지만 결코 그는 크레이그가 아니다. 내면의 크레이그가 있으나 외면은 존 말코비치일 뿐이다.

 

그의 이름, 외모, 명성으로 아주 유명한 인형극 예술가가 되고, 사업가가 된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은 이 세계에 드러나지 않는다. 자신은 인형극에서 인형을 조종하는 사람일 뿐, 인형극의 인형처럼 보여지지 않는다.

 

사랑 그것이 무엇이길래, 사랑에 미친 남자는 나이길 포기하고 그로서 살아간다. 물론 사랑만이 다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의 명성과 외모, 이름을 통해 그가 얻은 것은 매우 크니까. 그렇지만 44세 생일날 그의 아내 맥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협박에 그의 몸에서 나온 크레이그이기에 크레이그의 사랑은 진짜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크레이그는 사랑에 미쳐 자신의 와이프였던 로테를 동물 우리에 가두거나, 죽이려는 시도도 한다. 그리고 존 말코비치라 남자의 몸에서 살아갈 생각도 한다. 마지막엔 존 말코비치의 피가 흐르는 맥신의 아이의 몸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저 자아만 살아남은 채 그의 사랑을 바라보는 것을 선택한다. 사랑에 미친 남자는 내가 나이길 포기하기도 하고, 내가 가졌던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가끔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한다. "하루만 저 사람 얼굴로 살아보고 싶다~"

 

어쩌면 이 영화도 그런 상상에서 출발한 부분도 있지 않았을까. 존 말코비치라는 매력적인 남자 배우의 몸에서 그 남자로의 대접과 대우를 받는 15분의 삶을 통해 만족감과 희열감, 해방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200불을 내고 존 말코비치 가상체험을 하는 장면이 있는 것을 보면.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몸을 평생 잃어버린 불쌍한 존 말코비치. 자신의 뜻에 의해 자신의 몸을 버리고 맥신의 딸 몸속에 아무 존재감 없이 존재하는 크레이그.

 

누가 더 불쌍한 인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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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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