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다 - 클래식은 처음이라 [도서]

글 입력 2021.07.1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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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도전해보고 싶지만 망설여지는 것들이 있다. 나에겐 클래식이 그렇다. 음악을 듣는 것도, 공연장에 가는 것도 좋아하지만 클래식은 어쩐지 어렵게만 느껴졌다. 중고등학교 음악시간에, 대학교 교양시간에 배웠던 기억도 나지만 그 음악에서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궁금했다. 처음 듣는 이름이었지만, 유명한 연주가라며 신이 나 예매를 하고, 이야기 나누는 친구들을 보며 궁금했다. SNS에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종종 공유하는 이웃을 보면서도 궁금했다. 클래식은 어떤 매력이 있을까.

 

그래서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 클래식은 정말 처음인 필자와 함께, 클래식에 입문해보자.


 

클래식은 처음이라 입체.jpg

 

 

『클래식은 처음이라』는 클래식을 어려운 음악 이론으로 소개하지 않는다. ‘사람 대 사람’의 만남으로 우리를 클래식의 세계로 이끈다. 그 덕에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클래식에 대해 차차 알아갈 수 있다.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드뷔시. 클래식은 몰라도 이름은 들어보았을 거장들이다. 말 그대로 ‘천재’인 그들은 일반인과 다른 특별한 삶을 살았을 것이란 막연한 지레짐작을 하게 된다. 물론 그들의 재능은 특별하고, 어린 시절부터 그 재능이 빛을 발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그들 또한 천재이기 전에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음을 깨달았다.

 

모차르트는 아버지 레오폴트가 그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본다. 아버지의 열렬한 뒷받침으로 독일 뮌헨, 오스트리아 빈, 이탈리아 등 유럽의 각지로 연주여행을 떠나고, 그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된다. 아버지의 전폭적 지지는 그의 생에 큰 행운이었지만, 과도한 간섭으로 괴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음악의 거장인 모차르트도 우리처럼 부모님의 지원과 간섭 사이에서 고민했다니, 인간적인 모습에 정이 간다.

 

베토벤은 책의 말을 빌리면 ‘특유의 굽실거리지 않는 태도로 유명’했다. 당시엔 귀족을 관객으로 하는 연주회가 대부분이었는데, 귀족이라도 연주 중 딴짓을 하면 화를 내며 연주를 중단했다고 한다. 또 식사에 곁들이는 연주는 거절했고, 정식 연주회에만 참여하는 고집 있는 사람이었다. 어려운 윗사람 앞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주관과 가치관을 지킨 베토벤. 요즘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강강 약약’ 캐릭터가 아닌가.

 

 

“나는 다만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싶을 뿐이야. 내가 유명한 작곡가가 되든 힘들게 사는 교사가 되든 상관없어.”

 

- 『클래식은 처음이라』, p224

 

 

어젯밤 친구와 나눈 대화인 줄 알았다. 안정적인 일과 적성에 맞는 일 사이 고민하는 우리가 종종 내뱉는 말과 다를 게 없다. 우리처럼 차이콥스키도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법학 학교를 졸업하고, 법무성 공무원이 된다. 하지만 마음이 끌리는 일을 찾아 일을 그만두고 음악원에 입학한다. 차이콥스키가 어떤 마음이었을지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클래식은 처음이라』 속 10명의 음악가들은 이렇게 우리처럼 먹고사는 것을 고민하고, 사랑을 하고, 방황도 하면서 음악사에 길이 남을 음악들을 남긴다. 일상 속에서 이렇게 크고 작은 고민과 주고받은 마음이 있었기에 그 음악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때 그들이 어떤 심정이었을지 상상해보면서 음악을 들어보면 이제는 알 것 같다. 왜 클래식을 듣는지. 아름답게, 고통스럽게, 부드럽게, 또 강렬하게 진행되는 곡을 따라가면서 감정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클래식은 처음이라』의 좋은 점은 음악을 바로 재생해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설명하는 글마다 책에 친절히 표시된 QR코드로 음악을 틀고, 천천히 글을 읽어보길 권한다. 익숙한 제목부터 들어보는 것도 좋다. 그러면 클래식과 조금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여러 곡을 듣다 보면 유독 마음을 두드리는 곡이 있다. 나는 리스트와 드뷔시의 곡이 가장 듣기 좋았다. 특히 드뷔시는 인상주의 그림에 영향을 받아 곡을 만들었고, 그래서인지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 중 드뷔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나 또한 그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음에 드는 곡을 시작으로 유튜브, 인터넷, 책을 통해 한 곡, 한 곡 나의 취향을 알아가보려 한다. 처음이라 어렵지만, 처음이라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클래식은 처음이라』와 함께 새로운 클래식의 세계로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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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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