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의 스물셋은 어땠나요? 에세이 '스물셋, 마침' [도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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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스물세 살이 모여 약 5개월을 거쳐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쩌면 길고도 짧은 그 시간 동안 글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꿈에 궁금증이 많은 독자로 하여금 큰 공감을 사게 한다.
이 책은 굉장히 귀한 책이다. 나의 인연이 담긴 책이자 책 뒤편 special thanks to에 내 이름이 적힌 책이기도 하고 크라우딩 펀딩을 통해 제작된 책이라 쉽게 구할 수 없다.
진술했지만 밝혀지지 않은
긴 문장들로 자신을 소개한 책들과 달리 이 책은 형용사들로 네 명의 저자를 소개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렸지만 각 글은 누가 적었는지는 알리지 않았다. 그렇기에 오직 자기소개만을 단서로 누가 이 글을 썼는지 추측하는 재미가 있다.
여름은 한없이 열정적이기만 해도 될 것 같은 계절 (9월 여름 中)
처음 맞이했던 글은 여름에 대한 글이었다. 사계절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여름이기에 보는 내내 두근거렸다.
여름은 지구온난화로 매년 역대급으로 더워지고 비가 많이 와 이 계절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여름은 유난히 나와 가까워지는 하늘과 따뜻한 바람 그리고 복숭아가 있기에 여전히 내가 너무 좋아하는 계절이다.
네 명의 저자 중 한 분은 여름은 열정의 계절이라고 말한다. 이 글을 읽고 태양조차 자신의 열정을 지구에 뿜어낸 것이라 생각이 들어 나까지 들끓어오는 느낌이 든다. 태양처럼 무언가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처럼 말이다.
결국 어느 한 계절을 좋아한다는 건 매년 그 철을 좋아하는 이유를 더해가고 있는 것과 같다.
나이란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당연하게 얻어지던 것 (11월 어른의 기준 中)
법적으로 우린 모두 성인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어른일까?
국어사전에 어른이란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서술되어 있다. 나는 여전히 집에 어른이 있냐는 물음에 집에 어른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에 대해 집의 도움을 받고 있고 있으며 내 일에 일부만 책임을 지고 있기에 내가 자주 사용하는 ‘세미(semi-, 반, 어느 정도의 뜻을 나타냄)’를 붙여 나는 아직 세미어른이라고 말한다.
나는 국어사전처럼 어른을 자신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라 정의한다. 예를 들면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던가,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라던가, 매일 출근할 곳이 있는 사람이라던가.
지은이들은 어른을 보다 확고한 내면의 기준을 갖춘 사람, 서글픈 날들이 모여 자랑스러운 흉터로 느껴지는 날 등 다양한 시선으로 어른을 정의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어른으로 보일 내가 아직은 쑥스럽기에 우리 모두는 이미 어른이지만 ‘어른’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으로 계속해서 정의하고 의미 부여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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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별로 내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이 많아 전부를 소개하기엔 책 전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일부만 소개했다. 내가 좋아하는 무지개 색연필과 함께 읽다 보니 대부분의 글들이 무지개 빛깔이 되었다. 사실 모든 글에 청춘의 생명력이 느껴지기에 무지개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비슷한 것 같지만 모두 다른 각자의 글들이 스물둘인 나에게 다름을 너무 싫어하지는 말라고 위로해 준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각자의 삶의 작가이기에.
[황수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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