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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생에 온전히 자신을 맡긴다는 것 [도서/문학]
고독과 삶의 무의미를 마주한 인간이 결국 사랑과 자유를 통해 자신의 삶을 끌어안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묻는다.
언제나 우리의 삶은 서로 다른 두 개의 궤도를 맴도는 것만 같다. 인간의 본질이 모순적이기에 우리는 안정적인 삶과 자유로운 삶 사이에서 끊임없이 저울질한다.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르고,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무언가를 내어주어야 한다. 어느 쪽의 대가가 더 무거운지를 묻는 것은 어쩌면 공허한 질문에 가깝다. 우리는 선택을 통해 결국 하나의 삶만을 살
by
서연화 에디터
2026.10.02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당신의 이름에는 종교적인 의미가 있나요? [도서/문학]
희생양이 성스러워지기 직전에 멈춘다면.
* 본 글은 소설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의 줄거리와 결말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노아씨의 이름에는…… 종교적인 의미가 있나요?”(291쪽) 천문대로 가는 트럭 안에서 박녹원이 묻는다. 잡담처럼 흘린 질문이다. 소설은 끝까지 답하지 않는다. 대신 같은 질문을 두 번 더 던진다. 한 번은 산 위의 사람들에게, 한 번은 산 밑에서 겨울을 나
by
최은파 에디터
2026.09.2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믿고 싶지 않은 진실 [도서/문학]
한승태, 『고기로 태어나서』
『고기로 태어나서』는 우리가 먹는 ‘고기’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모르는 도축 현장과 동물의 삶에 대해 조명한다. 고기는 우리 삶과 가까운 식량이다. 구워먹는 고기, 삶아먹는 고기, 생으로 먹는 고기 같이 우리의 밥상에서 고기는 빠질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고기가 어떠한 방식으로 이 밥상에 도달하였는지 잘 모른다. 어떠
by
김예은 에디터
2026.09.2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삶과 죽음 [도서/문학]
세사르 바예호, <트릴세 LXXV>
시는 첫 연에서부터 대상의 죽음을 말한다. 수미상관 구조로 이루어진 마지막 연에서까지 대상의 죽음을 확실히 못박는다. 시에서 말하는 ‘너희들’은 본인들의 죽음을 계속해서 부정하지만 시 속 화자는 반복해서 ‘너희들’이 죽었다고 말한다. 나는 이 시가 대상의 죽음에 관해 논하는 시이면서 죽음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시라고 생각했다. 시에서 ‘너희들’은 화자가
by
김예은 에디터
2026.09.27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같은 일제강점기, 전혀 다른 두 개의 기억 [도서/문학]
같은 시대 일제강점기를 거쳤음에도 한국과 대만이 기억하는 당시는 매우 다르다. 소설 속 일본인 화자가 제국을 ‘본국’이라 칭하는 단어 하나에 한국 독자가 본능적인 거부감을 표하는 반면, 대만 독자는 제국주의자의 시선과 인물 내면의 모순을 담담하게 관조한다.
지배국의 신민과 피지배국의 주민은 과연 구조적 불평등을 넘어서 대등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이러한 문제의식에 주목한 독서모임이 백운시장 동네책방 '생활용품'에서 진행되었다. 최근 부커상을 받아 주목받은 양솽쯔의 소설 『1938 타이완 여행기』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1938년 대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여성의 사적 여정은 단순한 감정적 교류
by
신동하 에디터
2026.09.2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행동과 일상 그리고 책임 [도서/문학]
김세희 소설가의 「가만한 나날」 감상
사소한 일이 생각지도 못한 파장을 몰고 올 때가 있다. 눈앞의 일을 완벽히 수행하는 것에 몰두해 진정한 본질은 잃어버린 채 말이다. 그 순간은 우리 모두의 처음에 있다. 김세희 소설가의 「가만한 나날」은 주인공 경진이 광고대행사의 첫 출근을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블로그 후기 마케팅을 중심으로 굴러가는 회사에서 후기 전용 블로그를 개설하게
by
최승윤 에디터
2026.09.2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형태가 없다는 것은 시작과 끝도 모른다는 것 - 김화진, 사랑의 신 [도서/문학]
슬픔 곁에는 왜 항상 사랑이 맴돌까.
나의 시간은 대부분 사랑을 하는 데 쓰인다. 너무나 오랫동안 그래왔다. 나에게 사랑은 태도이자 습관, 규칙이자 성격, 원칙이자 자랑, 그리고 내 몸집만한, 내 영혼의 크기만한 콤플렉스다. 내 이름은 주희, 신주희이고 별명은 사랑의 신이다. 김화진 작가의 <사랑의 신>이라는 단편 소설 속 가장 눈이 갔던 문장이다. 사랑이 콤플렉스라니. 나는 사랑을 이렇게
by
김수민 에디터
2026.09.2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그 아이 [도서/문학]
시집 '도넛을 나누는 기분' 읽으며 청소년기의 기억 살피기
청소년 때를 떠올려본다. 특정 학년의 담임 선생님의 얼굴이 떠오르거나 학교 행사나 축제와 같은 특별한 날이 떠오를 수도 있다. 혹은 사물함의 모양처럼 단순하고 일상적인 것을 기억할 수도 있다. 「도넛을 나누는 기분」을 읽다가 여러 번 멈춰섰다. 그 시들을 통해 건드려지는 기억들이 있었다. 특히 가장 선명하게 그려지던 순간은 조퇴를 했던 날이다. 조퇴를 하고
by
최승윤 에디터
2026.09.1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신의 육화와 인간의 성화 - 욕망하는 중세 [도서/문학]
중세의 끝, 신은 왜 인간의 얼굴을 갖게 되었을까
이은기, "욕망하는 중세", 사회평론, 2013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미술사를 공부하다 보면 신을 중심에 두는 중세 미술과 인간을 중심에 두는 르네상스 미술은 꽤 선명하게 대비된다. 우선 중세 미술에서의 핵심은 신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것이었다. 눈에 보이는 세계를 얼마나 사실적으로 재현하느냐보다, 그 이미지가 무엇을 의미하느냐가 더 중요했다. 이런 목적
by
김한비 에디터
2026.09.1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죄를 덮은 자리에는 흔적이 남는다 – 성해나의 기담집 '인비인' [도서/문학]
친일한 이들의 친족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의 내용이 현재와 맞물리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내게는 <인비인>을 읽을 때가 그랬다. 배우 하영이 방송에서 4대째 의사 가문이라며 자신의 가족을 자랑스럽게 언급하고, 사람들이 증조부인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들춰내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성해나의 기담집 <인비인>을 읽은 독자라면 이 사건을 보며 기시감이 들 수밖에
by
윤선주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빛과 순간 속으로 [도서/문학]
백수린 「빛이 다가올 때」 감상
빛을 떠올린다면 황홀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반짝하고 빛났다가 이내 사라지기도 하는 찰나, 빛은 생의 한 시기와도 의미가 맞닿아있다. 백수린 소설가의 「빛이 다가올 때」는 간호사인 주인공 ‘나’와 여덟 살 차이가 나는 인주 언니의 이야기다. 그들이 친해지기 시작했던 순간과 어쩌면 늦게 찾아온 한 시기를 통과하던 때까지 두 사람이 함께한 시간을 다
by
최승윤 에디터
2026.09.1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것을 - 양귀자 [도서/문학]
여성 억압에 관한 담대한 질문을 퍼붓는 강렬한 주인공, 자신의 존재 조건에 스스로 신화적 의미까지 부여하는 주인공 강민주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은 사랑과 욕망, 자유와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주인공 강민주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으며, 그것을 얻기 위해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과 통념을 거침없이 넘나든다. 특히 이 작품은 제목부터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소망하는 것에는 왜 ‘금지된 것’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일까. 누가 무엇을
by
이수민 에디터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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