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나는 오늘도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 월플라워 [도서/문학]

우리는 현재를 살기에 한계가 없다.
글 입력 2021.07.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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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탄탄한 배경과 스토리를 제공해주는 만큼 영화로 개작되는 경우가 파다하다. 예를 들어, 영화 노트북, 해리포터 시리즈, 코렐라인 등이 있다. 수많은 각색 작품이 있는데 그 중 나에게 아주 인상적으로 남아있는 작품이 있다. 바로 월프라워이다. 읽은 후 절대 까먹지 않는 책을 꼽으라 한다면 주저없이 월플라워를 선택할 것이다.

 

월플라워의 책과 영화를 살펴보면 특이하고 놀라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책의 작가와 영화의 감독이 모두 스티븐 크보스키, 바로 같은 사람이라는 점이다. 이 점이 신기해 영화를 본 후 원작 도서도 읽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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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자 하는 자가 손에 성취를 쥐게 된다.


 

월플라워는 주인공 찰리가 익명의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찰리는 독서를 많이 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수줍고 세심한 고등학생이다.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가 자살한 사건이 트라우마로 남아 현재까지도 찰리를 괴롭힌다. 그런데 이 사건 외에도 희미하기만 한 기억 하나가 찰리를 또 괴롭히고 있다.

 

찰리는 편지로 독자들에게 주변의 친구들과 가족들을 소개해준다. 그중 찰리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사람으로 표현되는 한 사람은 차 사고로 사망한 헬렌 이모이다. 우리는 헬렌 이모가 찰리를 아끼는 모습들을 편지를 통해 볼 수 있다. 찰리의 생일은 크리스마스에 가까워 늘 크리스마스와 생일선물을 같이 받곤 했다. 그러나 헬렌 이모는 늘 두 번의 선물을 주곤 했다. 그녀는 찰리를 아끼며 특별한 기분을 선물해준 이모였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찰리는 워낙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친구들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 고등학교란 생존과 경쟁의 들판인데 찰리에겐 너무나도 버겁기만 했다.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는 더는 아는 척을 하지 않고 같은 학교에 다니는 누나는 챙겨주지도 않는다. 찰리는 자신이 나서지 않는다면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것을 안다. 용기내어 같은 기술 수업을 듣는 패트릭에게 먼저 말을 걸기 시작하며 그의 특별한 고등학교 생활이 시작된다.

 

찰리는 패트릭을 통해 샘과 다른 친구들을 만난다. 찰리는 그들과의 관계를 이어가며 친구들을 알아간다. 인기가 많고 긍정적으로만 보였던 친구들에게도 속 깊은 곳에 아프고 곪아가는 상처들이 있었다. 독자들은 찰리의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마치 내 친구들인 것처럼 걱정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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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는 새로운 고등학교에 와서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간다.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아가고 경험을 통해 성숙하는 법을 배운다. 아직은 어리숙하고 그저 어리기에 몰랐던 기준과 개념을 배우고 반성한다. 이처럼 자신을 알아가며 찰리는 그에게 잊고 살았던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바로 찰리 자신이 어린 나이에 정말 소중하고 애틋하게 생각했던 헬렌 이모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해왔던 기억이었다. 헬렌 이모는 찰리를 성적으로 학대하면서 선물로 보상을 하며 그를 조종하곤 했다. 어린 나이의 찰리는 성적 학대에 대해 알지 못했기에 기억이 트라우마의 흔적으로만 남았고 기억은 잠시 깊숙한 곳에 묻혔다. 이 흉터는 점차 속에서 곪아 큰 한 방으로 찰리를 무너뜨렸다.

 

 

 

현재를 사는 우리는 용감하다.


 

월플라워는 끊임없이 등장하는 흥미로운 요소로 인해 내려놓을 수 없는 책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고민해볼 무거운 이슈들을 던져주는 작품이다. 비록 오피니언 글에서는 생략했지만, 이야기 속에서는 LGBTQ, 청소년이 겪는 문제, 성적 문제, 진로 고민, 정신 질환과 같은 문제를 다룬다. 우리 독자들은 끙끙대며 속앓이를 하는 인물들에게 공감하고 때로는 안쓰러운 마음을 느낀다.

 

찰리와 친구들을 보며 우리는 깨닫는다. 아픈 과거는 상대적이고 누구의 마음속에도 회복되지 않는 상처는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고 이처럼 견디고 있다. 그런 노력을 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용기를 내자. 현재에 살자. 현재를 사는 우리는 한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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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를 보고나니


 

작가와 감독이 같은 이런 특수하고 흥미로운 상황에서 나는 무조건 책을 읽어야만 했다. 책을 읽고 영화를 다시 보았을 때 그때서야 전달하고자 한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었다.

 

영화에서는 짧은 시간 내에 인물들의 아픔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못했기에 불친절하다고 느껴졌다. 시청자들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도 물음표를 머금게 된다. 그런데도 찰떡같은 배역을 맡은 배우들을 볼 수 있고 데이비드 보위의 히어로즈와 같이 향수를 풍기는 음악들은 귀를 즐겁게 한다. 따라서 이 작품을 최고로 즐기기 위해서는 책을 읽은 후 영화를 시청하는 법이다.

 

청소년기의 우리는 이 이야기에 직접적으로 공감을 할 것이고 성인의 독자들은 그때의 기억들로 들어가 ‘그땐 그랬지’을 말해볼 계기가 될 것이다. 책장에 꽂혀 있는 이 책을 보며 다시 한 번 그때를 추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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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우리는 한계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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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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