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홀로서기' [음악]

글 입력 2021.07.0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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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변 친구들보다 SNS를 즐겨 하지 않는 편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일종의 ‘관리’를 해야 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내 성격의 이유가 가장 큰 것 같다. 그런데도 SNS를 놓지 못하고 하루에 적어도 두 세 번은 들여다보고 있다. 나의 관심사와 관련된 이슈만을 가장 빨리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 관심사가 대중음악이다 보니, 그와 관련된 소식이 대다수이다. 그중에서도 얼마 전, 소녀시대의 멤버 태연의 솔로 컴백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그냥 흘려보낼 수도 있는 소식이지만, 나에게 무언가 생각할 것들을 만들어주었다.
 
최근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솔로 활동을 하게 된다는 소식에 대한 반응이 이 정도로 임팩트했던 것을 본 기억이 희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태연’이란 가수가 현재 가진 명성과 위치, 이전 솔로 곡들의 성공 사례를 보면 당연한 일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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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태연이 오는 7월 6일

싱글 'Weekend'로 컴백한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2세대 아이돌 그룹이 활동하던 과거에 비해 아이돌 그룹 멤버의 솔로 활동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도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당시 우리나라의 대중음악 시장은 아이돌 그룹이 독점하다시피 주류를 이루었던 시기였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 또한, 아이돌 음악 시장에서 솔로 가수가 꾸준히 활동을 이어 가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다. 홀로만의 차별점과 확고한 이미지를 굳혀야 함은 물론, 지금의 대중들은 그 무엇보다도 실력을 우선으로 꼽기 때문에, 아티스트와 기획사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아티스트에게 가장 큰 부담은 그 무엇보다 ‘홀로 선다는 것’ 그 자체일 것이다. 아이돌 그룹 출신 멤버들의 솔로 활동 인터뷰를 보면 대다수의 아티스트로부터 들을 수 있는 대답이다. 솔로 활동의 흥행은 본인의 시장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일뿐더러, 속한 그룹의 인지도와 이미지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일 텐데, 이러한 책임감에서 오는 것들 역시 홀로 안아야 하다 보니 부담감이 당연히 존재할 것이다.
 
 
오마이걸 유아는 작년 9월 '숲의 아이 (Bon voyage)'로 첫 솔로 데뷔를 하였다.
당시 인터뷰를 통해 홀로서는 것이 어떠한 부담을 주는 지
그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기획사가 가진 부담 중 하나는 수익성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음원과 활동 성적에서 비롯되는 흥행 여부를 넘어, 그룹 멤버가 아닌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가치와 지속성 또한 수익과 관련해서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따라서 솔로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새로운 팬층의 유입이다.
 
솔로 데뷔(또는 컴백)는 해당 아티스트가 속한 그룹의 팬들에게 큰 응원과 지지를 받게 되지만, 솔로 활동이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기존의 팬층 이외에도 새로운 팬층이 유입되어야 한다.


그룹 내에서 가창력을 인정받은 보컬 주력 멤버가 각종 OST 혹은 타 가수 음원의 참여한 경우를 제외한 순수 솔로 음원들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보았다. 첫째는 그룹을 대표하는, 또는 그룹 내 인지도가 높은 편에 속하는 주력 멤버의 활동이다. 둘째는 가창력 또는 퍼포먼스 등 높은 실력을 갖춘 멤버의 활동이다. 셋째는 그룹 활동을 통해 보여주던 모습과는 다른 본인만의 음악과 무대를 선보이는 활동이다.


나는 그중에서도 마지막에 소개한 형태의 활동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아티스트 본인만의 색깔이 묻어있는 음악, 나아가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으로 활동을 한다면, 솔로 아티스트로서 가진 어느 정도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존의 그룹 내에서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통해 새로운 팬층의 유입도 만들어 낼 수 있다.

 

 
태연 'I (feat. Verbal Jint)' MV (SMTOWN)
 
 
이미 이와 같은 사례로 아이돌 그룹 출신 솔로 아티스트의 성공은 수차례 있었다.
 
서두에 언급한 태연 역시 솔로 데뷔곡 ‘I’를 통해 모던락 등 다양한 장르도 잘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이전 OST 등의 음원에서 줄곧 보여준 발라드 가수의 이미지를 탈바꿈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후의 작업에서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을 꾸준히 시도하며 현재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넘어 K-POP을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한 명이 되었다.


이외에도 아이돌 보컬의 편견을 바로잡았던 슈퍼주니어 규현의 첫 솔로 앨범 ‘광화문에서’, 그룹 활동으로는 볼 수 없었던 본인만의 목소리를 들려준 에이핑크 정은지의 첫 솔로 앨범 ‘Dream’, 직접 작곡에 참여하여 수준 높은 음악성으로 본인만의 이미지를 확고히 굳힌 마마무 화사의 첫 솔로 앨범 ‘멍청이(twit)’ 등 솔로 활동에 성공한 아이돌들은 이미 인정받은 실력을 기반으로 그룹으로서 보여주지 못했던 다양한 매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본인만의 이야기를 전달하며 대중들에게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아이오아이(I.O.I) 출신 청하의 솔로 데뷔부터의 무대를 모은 영상.

확고한 컨셉과 실력을 인정받고, 꾸준히 활동한 결과

현재 K-POP을 대표하는 솔로 아티스트 중 한 명이 되었다.

 

 
최근에는 소속 그룹의 해체(또는 침체)로 인해 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아티스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앞서 언급된 예시처럼 본인만의 스타일을 확립한다면 얼마든지 위기를 기회로 모면할 수 있다. 아이오아이(I.O.I) 해체 후 솔로 활동을 시작한 청하 역시 이전의 그룹 활동 이상의 기량을 뽐내며 최고의 솔로 아티스트 중 한 명이 되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무대 위에서, 오랫동안 볼 수 있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음악 팬들이 바라는 것은 결국 좋은 음악과 좋은 무대이다. 7월 초, 태연 이외에도 (여자)아이들의 소연 또한 4년 만에 솔로 컴백을 준비 중이고, KARD의 BM과 다이아의 예빈은 첫 홀로서기에 도전한다.
 
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과거에 비해 잠시 주춤한 솔로 아티스트 시장이 더욱 활발해져 좋은 음악을 많이 들을 수 있게 되기를 한 명의 음악 팬으로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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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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