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흔들림 속에서도 찾아내는 꿈

자신만의 목표를 찾아 나아가는 길의 여정
글 입력 2021.06.3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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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생각하면 한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어떤 이는 꿈을 간직하고 살고
어떤 이는 꿈을 나눠주고 살며
다른 이는 꿈을 이루려고 사네
 
어떤 이는 꿈을 잊은 채로 살고
어떤 이는 남의 꿈을 뺏고 살며
다른 이는 꿈은 없는 거라 하네
 
- 봄여름가을겨울, ‘어떤 이의 꿈’ 가사 中
 

 

중학교 무렵 이 노래를 듣고 나서 ‘꿈’이란 무엇일까 생각했다. 저마다 생각하는 꿈. 노래 가사 속에는 꿈에 대해 각자가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어떤 이는 꿈을 소중하고 값진 것으로 생각하는 반면 다른 이는 꿈을 부정하거나 저버린 채 살아간다. 이 중 나는 어디에 속하는 사람이며 또 어떻게 살아갈까.

 

'나는 무엇이 될 거야.'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아이들처럼 어린 시절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다. 내 꿈을 지지해주는 어른도 있었지만 간혹 모두가 꿈을 이루고 사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며 이상과 현실을 구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 의견을 받아들이면서도 적어도 나는 꿈을 부정하는 인생은 살진 않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계획하고 상상하는 일은 언제나 즐거웠다. 고등학교 1학년 즈음 수업시간에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적어보는 시간이 있었다. 선생님은 존 고다드의 꿈의 목록 영상을 보여주셨다. 영상에는 존 고다드가 꿈의 목록을 적게 된 계기와 127개의 꿈의 목록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도전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존 고다드는 어릴 적부터 작성한 127개의 ‘꿈의 목록’을 실천하며 살아간 사람이었다. 자신이 적은 목록을 지키기 위해 버킷리스트를 작게 적어 매일 가지고 다니면서 보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수업 시간이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그에 대해 찾아보았다. 동기부여가 필요했던 나로서는 존 고다드의 삶의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모습을 보며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를 모델링 삼아 버킷리스트를 작성했고 작은 종이에 적어 지갑에 넣고 다니면서 수시로 보곤 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며 살더라도 절대 좌절되지 않는, 살아갈 수 있다는 힘을 기르고자 함이었다.

 

 

표지 꿈의KakaoTalk_20210630_210220897.jpg


 

존 고다드처럼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도 잊혀질 무렵. 원하는 바를 목표로 삼고 어떠한 사람이 되겠다는 방향을 잡았지만 막상 이루려고 하기 전에 주저하고 말았다. 하고 싶다면 원하는 길을 따라 몇 번이고 시도했으면 되었을 일 테지만 어찌 된 일인지 아직 나는 준비가 안 되었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가혹하게 굴었다.

 

이러한 과정의 반복은 어느 순간 꿈이라는 것이 기대나 희망보다는 오히려 압박하듯 무겁게 다가왔다.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 같았고 내 자신조차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계속된 불안에서 벗어나고자 내가 할 수 있는 안정적인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전공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엄청난 만족감이 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불안하지는 않은 그런 생활을 했다. 하지만,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줄은 생각치 못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전보다는 생각에 여유로움을 느꼈고 생각이 여유로워지니 세상을 보는 관점 또한 넓어졌다. 무엇보다 세상을 사는 방법에는 정답은 없고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아가면 된다는 것이었다. 원하는 전공을 찾아 관련 직업을 목표로 이어가는 사람, 전과하는 사람, 희망한 전공을 공부하다 중도에 다른 공부를 하고 싶다며 휴학이나 자퇴하는 사람, 졸업 후 원래 전공과 다른 길을 택하는 사람 등 저마다 살아가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했다.

 

자신의 목표를 찾아가며 살아가는 이들을 보며, 나 또한 원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했다. 고등학교 때 썼던 존 고다드의 꿈의 목록을 다시 읽어보며 성인이 된 후의 버킷리스트를 적어보았다. 존 고다드처럼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쉬운 목표부터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 이뤄야하는 목표들까지 다양하게 적었다.

 

 

표지 버킷fltKakaoTalk_20210630_210940278.jpg


 

목표를 적다보니 또 다른 것들이 눈에 보였다. 목표만 적을 것이 아니라 존 고다드처럼 실천해보기로 했다. 직접 원하는 것을 해보면서 부딪혀보자는 마음이었으며, 생각만으로 자리잡은 이상을 현실로 바꾸기 위함이었다.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예술 관련 활동을 나의 전공과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경험해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뮤지컬 동아리에서 뮤지컬 공연도 올려보며 노래와 다양한 춤을 배우게 되었다. 뮤지컬 공연을 통해 배운 노래를 우연한 기회에 지역 노래 대회에 지원하여 본선에도 참가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한 연극 워크숍을 참여했다 운이 좋게도 연극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게 되었고 창작극을 해보기도 했다.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일념 하에 지원한 아트인사이트에서 에디터로 활동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컬러리스트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내가 원하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야겠다는 생각에 공연장이나 전시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기도 했다.

 

직접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고 시도하다보니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것도 우연한 기회도 찾아오는 값진 경험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무엇을 배우거나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현실감각을 찾는 기분이 든다. 잘할 수 있다고 자부한 일이 생각보다 그렇지 못할 때가 있고 자신 없다고 생각했던 일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 진정한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잘하는 것에서 차이를 느끼고 나의 위치를 바로 알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약점을 메우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은 아니다. 약점 또한 강점으로 만들고는 싶지만 그 에너지를 대신 강점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관련된 목표를 세우고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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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지금도 예전에 내가 썼던 목표나 꿈을 들여다본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 경험하는 것들이 많아짐에 따라 기존의 꿈들도 바뀌기도 하고 더욱 공고해지기도 한다. 더불어, 세상은 살아갈수록 배울 것도 해야 할 것들도 참 많음을 느낀다. 특히나, 지금처럼 전반적인 사회변화가 이루어지는 과도기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며 살아가기에도 바쁜 세상같다. 요즘에는 일과 원하는 목표에 부합한 배움을 병행하며 살고 있다.  내가 원하는 꿈을 꾸기 위해 달려왔다고 생각하지만 흔들릴 때도 참 많았다. 여전히 부족한 것도 많고 딱히 내세울 만한 것도 없지만 계속해서 꿈을 꿈으로 두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는 이 모든 과정이 꿈을 위한 여정이었노라고 말할 때가 오기를 바라면서.

 

 

[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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