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애린 왕자』, 이렇게도 부술 수 있다. [도서]

자기검열을 파괴하기!
글 입력 2021.06.27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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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꽤 지났지만, 주변에서 한참 관심을 모으던 책이 있었다. 독자뿐만 아니라 SNS, 유명 북튜버, 출판인들 사이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된 바로 그 책, 『애린 왕자』다.

 

어린 왕자의 경상도 버전인 이 책은 독일 출판사 ‘Tintenfass’와 이팝 출판사와 협업하여 만든 책으로, 전 세계의 언어를 수집하는 ‘Tintenfass’ 의 125번 에디션에 수록된 후 한국에 들어왔다. 이팝 출판사의 최현애 편집자는 기획자 노트에서 밝히기를 독일은 수도인 베를린에서 쓰는 말이 아닌 북부 하노버와 그 주변 지역에서 사용하는 말이 표준어로 사용한다고 말한다.

 

수도가 아닌 곳의 언어가 표준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어문 규정’에 대한 강제성이나 통념을 깨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 말은 경상도 버전의 어린 왕자를 작업하는 데에 들었던 사투리에 대한 편견이나 원작 파괴 같은 자기 검열을 좀 덜어낼 수 있었다는 얘기이기도 하겠다.


언어의 위계와 중심과 주변부에 대한 끊임없는 위계 설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글이었다. 그 다양성의 확보는 자기검열을 부추기는 여러 전제를 계속 건드려보는 것에서 비롯되기도 할 것이다. 『애린 왕자』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같은 글을 다르게 읽는 방법 하나를 얻은 것과도 같다.

 

*

 

“촌스럽고 시골말로 여기던 사투리와 어문 규정을 흩트리며 새로운 몰임을 경험할 수 있었다. 어법과 문법의 모호한 경계에서 종종 의문이 가던 맞춤법과 로마자 표기법, 자주 헷갈리는 외래어 표기에서 초연해졌다. 한자어나 영어와 일본어식 표현은 최대한 덜 쓰려고 노력했고 기사에 쓰면 안 되는 부사를 거침없이 쓸 때마다 왠지 모를 희열을 느끼면서 말이다. 마치 콤플렉스가 없었던 것처럼.”_고향을 다시 세우는 말 – 『애린 왕자』 출간기, 최현애(도서출판 이팝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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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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