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는 모두 한때 어린 아이였다, 대화의 희열 3 [사람]

글 입력 2021.06.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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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져있는데, 나를 어쩜 그리 잘 아는지 내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영상들은 죄다 모아둔 느낌이다. 그렇게 영상을 보다 오은영 박사님께서 출연하신 대화의  희열 3를 보게 되었는데, 보다 보니 나도 모르는 새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깊이 공감하고 스며들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오은영 박사님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인데, 나의 경우 이 분을 알게 된 지는 4~5년 정도 되었지만 대화의 희열을 통해 이 분에 대해 더 자세히,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각 챕터별로 오은영 박사님은 어떤 분이신지, 아이를 키우면서 생각해 볼 질문들과 시행착오를 통한 해결방안, 어른이 되었을 때 드는 고민과 그에 맞는 조언들을 차례대로 들을 수 있는데, 어떤 부분은 내 일이 아니어도 쉽게 빠져들며 눈물이 나기도 하고, 진지하게 함께 고민해 볼 부분도 생기며, 이런 상황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나에게 질문을 던져 보게 되기도 한다.

 

총 2화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결코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을 느끼게끔 해준다. 지금부터는 그중 나에게 좀 더 의미 있게 다가왔던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보려 한다.

 

 


어른이 고민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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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묻은 어른들은 가끔 목 놓아 울고 싶기도 하다.

‘어른이’에게도 답은 필요해!


- 대화의 희열 3 오은영 편

 

 

아이들은 점차 커서 어른이 되어가지만, 그 과정에선 수많은 어려움들이 존재했고 아직까지 해답을 구하지 못한 고민들도 많다. 답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자면, 나조차 이유를 모르거나 자각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상황에 따른 고민으로 인해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어른들에겐 아이처럼 물어볼 어른이 많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미 해답을 스스로 찾고 만들어갈 ‘어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난 어릴 적부터 참 궁금한 게 많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틈만 나면 아주 사소한 것부터 커다란 것까지 전부 엄마 아빠, 언니에게 물어보곤 했다. 내가 물어보면 가족들은 항상 내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쉽도록 대답해 주었는데, 매번 자판기처럼 대답이 탁탁 나오니 난 정말 우리 가족이 세상에서 제일 현명하고 똑똑하고 모르는 게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하지만 점점 어른이 되어갈수록 때론 가족들에게 의견을 묻기도 의지할 때도 있지만, 해답보단 공감과 위로를 받는 경우가 더 많다. 내 문제에 대해 다정한 공감과 위로를 받으면 고마운 마음에 기운도 나고 머리가 환기될 때도 분명 있지만, 나에게 일어난 일들은 내가 제일 잘 알기에 결국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 혹은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을 땐 답답한 마음에 가라앉는 일이 태반이다.

 

대화의 희열을 보다 보면 서로가 품고 있던 고민에 대해 한 가지씩 오은영 박사에게 물어보며 해결하고자 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모두의 고민이 마치 내 고민과 같이 느껴졌다. ‘불면증’으로 인한 고민, 늘상 벼락치기로 해결하려 하는 자신에 대한 고민, 기쁜 순간에도 기쁨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마음으로 인한 고민, 사춘기 자녀와의 관계로 인한 고민들이 있는데, 이 중 2~3가지는 한 번쯤 경험해보았기에 더욱 공감하며 보지 않았나 싶다.

 

 

 

벼락치기하는 사람들은 과연 게으름뱅이일까?


 



 

있는 힘껏 미루고 단기간에 벼락치기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이 ‘왜 미리 안 했냐. 진작 좀 하지.’라고 말한다. 나도 미리 하는 게 계속 바빠질 미래의 나를 위해 좋은 시도라는 것을 충분히 잘 알지만 그 순간엔 집중이 참 안 된다. 머릿속에선 수없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어떻게 해낼지 계획하고 시뮬레이션하고 생각하지만, 실행에 옮기기까진 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나도 기가 막힐 노릇이다. 거의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있는 힘껏 해보려 시도했다가 도망쳤다가를 반복하는데, 그러다 ‘와, 오늘도 못하면 진짜 죽음이다. 더 이상 못 미룬다. 당장 해야 한다.’라는 기분이 들기 시작하면 긴장과 함께 달리기 시작한다 보면 된다. 그렇게 또다시 고통받으며 밤을 새우고 타자를 두드리는 것이다.

  

미룰 때까지 미룬다 해서 그 기간 동안 일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하고 노는 것이 아니기에 그전까진 불편한 마음을 한 아름 안으며 공부하기도 하고, 다른 일을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남들보다 두 배는 더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완성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분명 잘 해내고 싶은 마음도 강하고 하고자 하는 일에 책임을 지고 싶은 마음도, 하고 싶은 마음도 뚜렷한데 ‘시작’이란 것은 왜 이리 어려운 것일까? 그리고 왜 그리 미루는 것일까?

 

신지혜 기자님도 나와 같은 벼락치기 유형이시기에 이와 같은 고민을 오은영 박사님께 털어놓게 되었는데, 박사님은 뜻밖의 대답을 해주셨다.

 

 

“벼락치기형 사람들은 게으른 게 아니라 굉장히 잘하고 싶은 사람인 것이다. 언제나 잘하고자 하는 기준이 높아서 ‘제대로 못해서, 적당히 해서 창피해질 바에는 안 하는 게 낫겠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이다. 결국 시작을 잘 못하다가 마지막에 극한의 긴장감을 올려 죽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 긴장감을 달리는 마차에 불을 지피는, 삶의 근원적 에너지로 쓰는 것이다.”

 


내가 하는 행동과 마음을 정확히 판단해 답을 내려주시는데, 그 말들이 공감되기도 하지만 인정받고 이해받은 느낌이 들어 괜히 신나는 기분이 들었다.

 

난 일부러 느슨해지지 않기 위해 ‘내가 잘 못해낼지도 몰라.’라는 불안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죽도록 노력하는 편인데, 또 마음 한구석엔 놀고 싶고 쉬고 싶은 마음에 끝까지 미루기도 한다. 하지만 미루면서도 ‘해야 하는데, 잘 해내고 싶은데,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데.’라는 마음에 마음이 늘 불편하다. 그래서 결국 3일의 기간이 있다면 3일 내내 고통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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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런 벼락치기가 너무 힘겹게 느껴져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해왔었는데, 오은영 박사님이 대신 해결방안을 제시해 주셨다. “벼락치기형 유형의 해결책은 결국 라이프 라인을 ‘죽음의 선’이 아니라 ‘삶의 선’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안 하면 죽는 선’을 하면 '살 수 있는 선’으로 바꾸고 완벽에 가까운 기준을 낮추는 것이다.

 

극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줄이는 연습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충분히 잘해오고 있다며 나를 다독여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가끔은 ‘해내야만 한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라기보단 ‘할 수 있다. 조금 못해도 괜찮아.’라고 나를 풀어놔주는 연습을 통해 나를 스트레스로부터 조금 멀리 떨어트려 느슨하게 만들어주면 좋겠다.

 

 

 

‘공부’는 왜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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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왜 해야 할까? 만약 아이들이 ‘엄마 나 공부하기 싫어. 너무 힘들고 집중이 안 돼. 공부는 왜 해야 하는데?’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뭐라고 답해주어야 할까?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공부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정말 잘 안다. 하지만 만일 내 아이가 그런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대답해 주어야 할지 당황스럽다가도 우리 부모님처럼 되묻고 싶다. “우리 00이, 공부가 많이 힘들지? 엄마가 생각해도 너무 힘들 것 같아.” 이렇게 아이의 마음부터 헤아릴 줄 아는 부모가 되고 싶다. 사실 대상이 내 아이라면 공부에 흥미도 없고 진도조차 잘 못 따라가는 모습이 걱정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괜히 속상하게 느껴질 것 같다. 하지만 아이란 존재가 부모의 만족을 채워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독립적인 인격체이기에 그들의 입장을 헤아려주고 어떤 부분이 힘겹게 다가왔는지를 우선적으로 공감해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공부는 ‘왜’ 중요할까?

 

왜 해야 하는데?에 대한 답변으로 오은영 박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공부는 대뇌를 발달시키는 과정이기에, 지식보다는 상식을 많이 배우면서 이해하고 해석하고 처리하는 과정이 인지 기능을 발달시키는 데 중요하므로 그 나이 때마다의 공부는 중요합니다.”라고 말이다. 사실 모든 아이들이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해서 1등급, 백 점을 맞아야 할 이유는 없지만 모든 이가 결과에 집중한다고 한다. 하지만 공부는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닌 ‘해야 하는 것’이다.

 

“공부라는 과정을 해나갈 때 아이들은‘자기 효능감’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10개 중 10개를 몰랐다 해도 어제부터 10개 중 하나를 알게 되었다면 그때부터 ‘하나’는 확실히 인지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점수만 놓고 보면 아이는 자신의 효능감을 경험할 수 없는 상황을 겪기에 그에 따른 부모의 대처, 행동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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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알아도 칭찬받는 아이와

하나만 틀려도 혼나는 아이

둘 중 어떤 방향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일까요?

 

틀리는 경험은 사실 반드시 필요하다. 몰라서 틀릴 수도 있고, 헷갈려서 틀릴 수도 있지만 어설프게 찍어 맞춘다면 사실 그건 운이 좋았을 뿐 우리 기억 속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기에 그럴 바엔 틀리는 것이 낫다. 틀리게 되면, 오히려 왜 틀렸는지 생각해 보게 되며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때때로 우린 틀렸을 때 앞으로 틀리지 말라고 선생님께 혼이 나거나 선행학습을 해본 적이 있었을 텐데, 그럴수록 아이는 점점 ‘틀리는 것’에 대한 불안함이 생기고 버거워질 것이다. ‘이번엔 절대 틀리면 안 되는데, 혼날 텐데.’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오히려 혼란스러워질지도 모른다. 빨리, 많이 가르치는 것이 잘 가르치는 건 아니다.

 

여기서 오은영 박사님이 질문 두 가지를 던지는데, 정말 머리가 띵-한 기분이었다.

 

 

문제 1. 여러분의 고등학교 2학년 2학기 기말 수학 점수는 정확히 몇 점인가요?

문제 2. 최소한 중학교 고등학교 생활 중 단 한 번이라도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열심히 공부를 해보겠답시고 세수를 하거나 돌아다니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한 기억이 있나요?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본다면, 우리는 결코 1번 문제엔 정확히 답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2번에 대한 답변은 너무나 쉽게 답할 것인데, 이렇게 우리는 점수를 기억하기보단, 열심히 했던 기억’으로살아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기억도 안 나는 이 점수를, 성적표를 가지고 옥상으로 올라가고 “떨어져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수없이 고민한다. 몇 년 뒤면 기억도 못 할 점수들일 뿐인데 말이다.

 

우리가 결국 기억하는 건 학창 시절의 점수가 아니라 잠을 쫓아가며 열심히 공부해 왔던 학창 시절 노력의 경험’이다. ‘열심히 했던 노력’의 경험은 분명 후에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도 끝까지 노력하고 책임지며 해결할 힘을 줄 것이다. 그런 노력의 경험이 없다면 앞으로의 수많은 일들을 스스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고 중간 과정에선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가질 텐데, 이때 가까운 사람이 해주어야 할 것은 지지해 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다. 시행착오의 과정은 분명 아이들이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는, 성숙해지는 길로 이끌어줄 것이다.

 

 

 

시행착오 과정을 겪는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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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공부를 싫어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나라고 어릴 때 공부가 좋아서 한 것도 아니었고, 당연히 해야 한다고, 막연히 점수를 잘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공부했던 것 같다. 그러므로 우리도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어하는 마음을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미리 걱정할 필요도 없는 문제이지만, 문득 드는 걱정이 후에 내가 내 아이의 정당성을 인정해 주지 못하고 부모의 입장, 즉 내 입장만 더 내세울까 봐 혹은 우길까 봐 걱정이다.

 

이에 맞춰 오은영 박사님이 제시해 준 답변은 딱 아이가 인정하고 받아들일만한 대답이었다.

 

 

“맞아, 공부하기 정말 싫을 것 같아. 엄마가 너였어도 하기 힘들고 지칠 것 같아. 꼭 잘하지 않아도 되지만, 네가 먼저 잘해보기 위해 엉덩이 딱 붙이고 앉아 있으려 하고, 책을 펴보고 한 노력도 정말 중요하고 잘했다고 생각해. 1등을 하고, 백 점을 맞고 잘하려고 하기보단 그래도 어디 한 번 그 순간의 흐름을 따라가 보자! 학생 땐 그때마다 배워나가야 할 것들이 있듯이 네가 겪는 이 과정은, 너의 노력은 분명 나중에 너에게 힘든 일을 이겨낼 중요한 발판이 되어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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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아이니까 어리게만 보고 대하는 것이 아닌 눈높이에 맞춰 차근차근 이해시키고 설명해 주는 과정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른이자 부모인 사람들에게 해줄 조언으로는 잠깐 15초의 여유를 가지라는 것이다. 우리가 아이를 혼낼 때 ‘내가 정말 아이에게 이만큼 화가 나서일까?’를 생각해 보면 아닐 것이다. 순간의 욱하는 감정이 화가 난 정도의 수치를 쭉 올리는 것이다. 그 수치를 한 단계 내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딱 15초라고 한다.

 

나도 욱하는 순간들이 많기에 요즘 조절하는 연습을 하는 중인데, 욱할 때를 생각해 보면 진짜 그 상황이 화나서 그럴 때도 있지만 화난 이유보다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려 더 기분이 안 좋게 느껴지기에 나도 모르는 새 입 밖으로 하고 싶지 않았던 말까지 나오는 듯하다. 하지만 요즘 그 상황을 머릿속에서만 재현하고 현실에선 그러지 않으려 입을 열었다 다시 닫기도 하고 조절해보려 하는데, 그러다 보면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기분이 금세 누그러지는 기분이다. 정말 순간적이면서도 필요 이상의 감정이었던 것이다. 그런 감정은 때때로 양쪽 다 기분이 상하는 안 좋은 결과를 많이 가져오곤 한다.

 

항상 순간의 감정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으리란 법은 없지만, 아이들도 노력하는 만큼 부모들도 아이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기보다 기다려주고 존중해 주고 이해해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어릴 적 어떤 기억이 여러분을 행복하게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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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우리 엄마 아빠는 항상 너무나 바쁘셨다. 아빠는 회사도 멀어 항상 출퇴근이 3시간 이상이셨기에 못 보는 날들이 태반이었고, 엄마는 인기가 많은 과외 선생님이셨기에 늘 바쁘셨다. 하지만 내 기억 속 두 분은 함께 하지 못했던 기억보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훨씬 많다. 두 분은 항상 조금이라도 짬이 나면 우리와 놀아주시려 노력하셨고 그 시간만큼은 우리에게 최선을 다하셨다. 그래서 꼭 선명히 기억되는 기억이 아니더라도 행복한 기분이 느껴지는 기억들은 많다.

 

비 오는 날 학교 앞으로 마중 나와 주시던 모습, 밤에 기차놀이하며 집으로 갔던 기억, 잘 때 은연중에 느껴졌던 엄마 아빠의 따뜻한 손길, 아플 때 밤새도록 옆에 있어주신 엄마의 모습, 처음으로 집에서 언니랑 어버이날 기념으로 우리만의 연주회를 보여드렸을 때 행복해하시던 모습, 다 함께 놀이공원에서 밤새도록 놀았던 날 등 희미한 기억부터 선명한 기억까지 정말 많다.

 

좀 더 커서는 어떤 것이든 중간 이상으로 잘하지 못했던 중학생 시절의 내가 기죽지 않도록 해주셨던 말씀이다.

 

 

“우리 민영이, 공부 못해도 괜찮아. 민영인 그림도 잘 그리고 운동도 잘하고 잘 하는 것들이 분명 많아. 이제 막 중학교 들어갔고 꼭 공부가 다는 아니잖아. 공부 말고도 민영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을 수 있게 엄마 아빠가 도와줄게.”

 

 

처음엔 두 분의 대화를 엿듣다 알게 되었지만 그 뒤로도 언제나 나를 믿고 기다려주셨기에 이런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여져가면서 난 점점 마음이 건강하고 단단한 아이로 커갈 수 있었다. 나에게 어떤 순간이 와도 그 어느 때든 변함없이 뒤에 서서 든든하게 있어주실 부모님이 계시다는 걸 알기에 난 항상 당당했고 이것저것을 도전해볼 수 있었다.

 

나의 경우만 봐도 꼭 엄마 아빠와 함께했던 시간과 많아야만 좋은 기억이 많이 생기는 건 아니다. 많은 시간에 비례하기보단 짧은 시간이어도 그 시간을 자녀와 어떻게 보내셨는지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나의 기억 속엔 두 분이 항상 최선을 다하셨다는 기억이뿐이기에 어릴 때도 나의 엄마 아빠가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지금에선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 주시고 아껴주시며 우릴 위해 땀 흘리며 애써주신 나의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 덕분에 나는 지금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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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에게 받은 넘치는 사랑을 이젠 내가 부모님께 그리고 언젠가 존재할지도 모를 미래의 내 아이에게,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전해주며 그 사랑을 보답하고 싶다.

 

오은영 박사님과 함께 한 대화의 희열을 보면서 아이 양육과 관련해서도 생각해 볼 점이 많았지만, 이들과 함께 공감하고 위로받으며, 나의 고민도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들의 고민이 나와 흡사하기도 했지만, 박사님이 가진 말투라 해야 할까 그분이 지닌 분위기와 생각이 깊이와 함께 고민에 맞는 답변과 상황 제시가 나를 더 이해시켰고 집중시켰다. 정말 새로웠고 배워가는 부분이 많은 회차였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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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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