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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내용 중 일부를 작성했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새들의 무덤은 '배우들이 어떻게 새를 표현할까?'라는 궁금증에서 향유한 연극이다. 동물을 표현하는 연기는 사람을 연기할 때 보다 섬세한 관찰이 필요하기도 하고 몸을 잘 써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연을 올린 현직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를 할지 보고 싶었다.
사실 연극 당일날 이 공연의 자세한 정보를 봤다는데 상당히 당황했다. 공연 시간이 내 생각보다 길었고 내용 역시 아버지의 세대를 다루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새에게만 초점이 맞춰졌던 나는 이런 정보를 접하면서 과연 이 연극이 나에게 흥미로울지 의문이었다. 올해는 참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구나 싶기도 해서 혜화로 향했다.
이런 알쏭달쏭한 마음을 가지고 공연을 보는데 인터미션이 될 때까지 몰입해서 봤다. 한 사람이 성장한 과정에서 배우들 역시 다양한 역할을 맡았고 그 변신이 굉장히 자연스러웠기 때문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남자 주인공 오루가 한 새를 발견하고 그의 과거로 향한다. 그 과거에서 그는 어린아이, 청소년, 성인, 지금의 나이까지 자유롭게 연기한다. 오루를 과거로 끌고 간 새 역을 맡은 배우 역시 눈길이 많이 갔다.
쉴 새 없이 날아다니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연기하는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잘 알기에 끝까지 몰입하는 배우의 집중력을 볼 수 있었다. 그 외에 마을 사람들 역을 맡은 배우들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집중했고 시대별 상황을 잘 보여줬다. 그리고 그 구분 점에 있어서 배우들은 함께 춤을 췄는데 그 모습이 관객에게 굉장히 친절한 공연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최근 부모님과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고 그 다툼의 이유는 서로 다른 세대를 살아왔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가 걸어온 시대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기도 참 어렵고 공감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시기에 이 연극은 부모님 세대를 은연중에 투영해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아직도 철이 없어서 부모님의 마음을 온전히 공감할 수는 없고 때로는 미움 섞인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데도 감사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또한 가족이라서 서로를 쉽게 상처 주는 경우도 참 많아서 무조건적인 편함과 기대 보다는 조심스러운 마음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연극을 보면서 삶 속에서 올바르게 나아간다는 것은 참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오루 역시 수많은 갈등과 유혹을 마주치고 선택을 하면서 자란다. 앞으로 내 삶에도 수많은 유혹과 어지러움이 있을 텐데 내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깨어있자는 결심도 하게 됐다. 과거에 얽매여있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니지만 이처럼 과거 세대를 크게 돌이켜 보는 것은 나에게 좋은 마음을 줬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내용들이 왜 역사가 되는지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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