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역사를 기억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있다 - 새들의 무덤

글 입력 2021.06.13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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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무덤
- 두 개의 과거, 그리고 두 개의 기억 -

 

* 최대한 연극 스토리 부분 언급을 배제하였으나

전반적인 느낌에 대해 다루고 있어,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새들의 무덤 포스터.jpg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가 지나온 역사를 알고 되새기며, 반복되는 실수가 없도록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역사를 잊지 말고 반면교사 삼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이번에 본 연극 ‘새들의 무덤’이다.

 

새들의 무덤은 딸을 잃은 아버지 ‘오루’가 새끼 새를 만나 자신이 잊고 있던 기억 속 과거로 돌아보는 이야기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1960-1980년대 어느 어촌 마을에서부터 1988-2014년 서울 근교 한강의 기적 이면에 존재했던 시대와 인간의 모습을 직설적으로 담아냈다.

 

주인공 ‘오루’는 기억 여행을 통해 괴로워서 잊어버리고 있던 과거와 직면을 함으로써, 이를 딛고 새롭게 나아가기 위한 희망을 찾아 나선다.

 

 

<시놉시스>

 

“새야, 너는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폐허가 된 옛 집터에서 바다를 바라보던 오루는 새 한 마리를 만나게 된다. 아장아장 걷는 새끼 새를 오루는 홀린 듯 따라가고, 자신의 과거와 기억을 여행하게 되는데..

 

“두 개의 과거, 그리고 두 개의 기억”

1막은 오루가 잊고 지내던 어린 시절로, 한국전쟁이 끝난 1930-80년대 진도 어촌 마을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의 모습으로 그 전경을 그려낸다. 2막은 딸에 대한 기억으로, 1988-2014년의 서울과 그 근교를 배경 삼아 한강의 기적 이면에 존재했던 그 시대와 인간의 모습을 담아낸다.

 

 

공연 사진_2.JPG

 

 

이 연극을 보고 난 후 내가 느꼈던 가장 첫 느낌은 ‘어렵다’였다.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어떤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 상황이 무엇인지 잘 와닿지 않았다. 각 장면마다 ‘지금 이 장면에서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 이해하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2014년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만 ‘아.. 그것을 간접적으로 얘기하고 있구나’ 느꼈을 뿐이었다.

 

연극이 끝나자마자 바로 앞에서 판매되고 있는 프로그램 북을 구매해서 읽어보았다. 그리고 어렴풋이 어떤 얘기를 하고자 했는지 알 수 있었다. 60년대부터 최근까지 한국 근현대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정치적인 어떤 부분들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왜 나는 2014년 부분만 알 수 있었고 그전의 내용은 어렵게 다가왔는지, 그리고 왜 역사를 공부하는 게 중요한 것인지 느껴졌다.

 

2014년은 내가 보고 듣고 느꼈던, 실재의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그전까지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혹은 글도 못 읽을 정도의 아주 어린 시절로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고로 비슷한 상황 속에서 내가 직접 느끼고 경험했던 일만이 연관 지어졌다.

 

이는 비슷한 상황이 와도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일일 경우에는 과거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현상 속에서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고, 수업 시간에 배웠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제대로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던 나를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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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북을 보며 연극이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이었을까 고민을 하며 다시 연극을 복기했을 때, 문득 ‘아 이런 내용이지 않았을까’하며 떠올린 것이 있다.

 

‘새’는 변화, ‘새섬’은 변화하고자 하는 이들의 무리, 그 과정에서 희생당한 이들이 함께 있는 곳 ‘새들의 무덤. 그리고 순수했던 이의 모습을 표현한 ‘오루’까지. 연극의 주요 요소들을 이렇게 빗대어 생각을 해봤다.

 

새는 아마 변화라는 것을 대변하는 역할이 아니었을까 한다. 죽은 자들 만이 갈 수 있는 금기의 섬. 금기를 깨려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들의 대립. 희망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과 자신의 편안함을 위해 현재에 안주하려는 사람의 대립. 견고하게 다져진 현재를 바꾸기 위해서는 계란에서 바위를 치는 것부터 시작하듯 단단한 것을 무딘 것으로 내려치는 행위이다. 그만큼 많은 고통과 충격은 수반되어 온다. 우리가 봐왔던 과거 역사 속에서 그랬듯이. 변화를 위해서 앞선 다수의 사람들은 ‘변화의 시작점’이 되어 희생당한다.

 

아마 ‘새들의 무덤’에서 새는 그런 변화를 시도하는 이들이 형상화된 것이며, 앞선 자들만 갈 수 있는 ‘새섬’.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안타깝지만 당연히 동반되어 오는 희생을 표현한 것이 ‘새들의 무덤’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오루’는 순수했던 사람이 힘겨운 현실을 겪으며 타락해가는 모습을 빗대어 표현했다고 본다. 아직 때묻지 않은 이가 본인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애를 쓰고 노력을 했지만, 힘겨운 현실 앞에서 결국 좌절을 하며 피폐해져 갔다. 힘겨움을 잊기 위해 자신이 겪었던 과거를 잊어버린 채 살아가고자 하지만, 결국 지난 사건과 마주하였을 때 비로소 날지 못하던 ‘새’가 훨훨 날아간다. 이는 과거를 잊지 않고 직면해야만 변화가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공연 사진_1.JPG

 

 

처음에는 어려웠던 연극이었지만, 표현하고자 했던 내용을 알고 다시 생각해 보니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연극을 다시 본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연극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보고자 한다. 늘 ‘한국사를 공부해야지, 관심을 가지고 더 알아야지’하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나를 반성했고 공부를 좀 해야겠다와 하고싶다는 생각이 같이 들었다.

 

 


 

 

새들의 무덤
- 두 개의 과거, 그리고 두 개의 기억 -


일자 : 2021.06.05 ~ 2021.06.20

시간
평일 7시 30분
주말 4시
월요일 공연없음

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30,000원
A석 20,000원

 

제작

즉각반응

 

주관

컬처버스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메세나협회

서울문화재단, 포르쉐코리아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150분 (인터미션 : 15분)




 
즉각반응
 
 
<즉각반응>은 '지금, 여기'라는 동시대성 아래 연극의 행위와 관객이 즉각적인 상호반응을 추구한다. 연극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예술가, 예술장르, 매체와 유기적인 만남을 시도하며, 연극의 경계 확장을 추구한다.

대표작 - [Good Day Today], <12시부터 1시까지의 진경>, <무라>, <2017 애국가>, <임영준햄릿>, <햄릿릿햄>, <유령 Live Stream>, <새들의 무덤>, <인간설명서>, <체액>, <찰칵>

 

 

 

곽미란.jpg

 

 

[곽미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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