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른이인 내가 좋아하는 걸 오래도록 간직하는 방법 [사람]

글 입력 2021.06.0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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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떤 것을 좋아하시나요? 오랫동안 애정이 깃든 것들? 음식? 음악? 동물? 여행? 옷? 휴일? 아님 그저 집에서 빈둥거리기?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어떻게 좋아하시나요? 여러분만의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요?

 

 
‘좋아한다.’라는 것의 기준은 사람마다 참 다르고 다양해서 가지각색의 대답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에 좋아하던 걸 계속해서 좋아할 수도 있고 어느 날 문득 새로운 것에 눈을 뜨게 될 수도 있고, 하나의 취향에도 다양한 갈래가 펼쳐지듯 그 안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발견하기도 한다.
 
일단 ‘좋아한다.’라는 건 ‘이렇게 해서 이게 좋아!’라고 명확한 답변을 내리고 좋아하는 것이 아닌 그러기도 전에 마음이 꽂힌다는 의미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뭘까.’를 떠올린다면 가족, 연인, 친구, 추억, 편지, 여행, 어릴 적부터 함께 한 인형 등인데 생각해 보면 대부분이 눈에 보이지 않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들이다. 형체가 있든 없든 전부 누군가와 함께 하면서 생겨난 마음이거나 지나간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들이기에 더 특별하다 생각되는 것 같다.
  
핸드폰으로도 똑같이 눈에 담을 수 있고 커다랗게 확대도 해서 자세히 볼 수 있지만, 손으로 하나하나 넘기는 아날로그식 앨범이 주는 그 특별한 느낌을 이길 순 없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경험을 예시로 든다면, 대부분이 대청소를 하다 ‘우연히’ 앨범을 발견하곤 하는데 그 순간 나도 모르게 한 번쯤 앨범을 열어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청소하기 싫은 마음 한 스푼 옛 추억으로 인한 새록새록 한 마음 한 스푼을 더해 ‘호기심’이 생겨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추억여행을 하다 보면 청소는 무슨, 이날은 또 한 번 공치는 날이 되곤 한다.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하는 힘을 지닌 것이 바로 앨범이라 생각한다.
 
물론 앨범을 매번 수시로 열어보는 것도 아니고 하나하나 인화해서 정리하는 게 사실 엄청 귀찮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어릴 땐 항상 이렇게 추억들을 정리해왔고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너무나 익숙하다. 또한 이 방법이 나에게 가장 소중했던 기억, 추억들을 소중히 대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에 어느 순간부터 나만의 앨범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진 속에서 그때의 감정 떠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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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안에는 참 다채로운 감정들이 숨어 있다. 물론 우리가 굳이 안 좋았던 순간들을 사진으로 인화해 기록해 두진 않으니 대체로 좋은 추억들만이 존재한다. 어릴 적 사진들이 담긴 오래된 앨범을 열어본다면, 엉엉 울고 있는 사진, 혼나는 사진, 해맑게 웃는 사진, 심통 난 사진, 생일날, 체육대회 날, 졸업식 등 별의별 감정들이 다 드러난 사진들이 많을 것이다.
 
부모님께서 날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성장해가는 나의 다양한 이야기 조각들을 추억하며 담아주셨기에 보다보면 참 솔직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점점 사진 속 부모님의 나이와 비슷해지는 내가 부모님의 젊은 모습들을 보니 왠지 모르게 조금 싱숭생숭한 느낌도 들고 참 묘한 기분이었다.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도 돌아갈 수도 없다는 걸 알고 있어서일까, 앨범을 보면 참 따뜻하고 행복했음을 느끼기도 하지만 가끔은 내 마음을 콕콕 찌르는 애틋한 느낌도 든다.
 
고등학생이 되고 성인이 된 지금 이 오래된 앨범은 내가 이어서 채우게 되었는데, 조금 다른 점이 그전 앨범은 가족이 주가 되었다면 지금 앨범은 가족, 친구, 연인 등으로 다채롭게 뻗어나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색감과 종류를 지닌 필터 사진들도 많아져 재밌는 사진들도 많아졌는데, 아쉬운 점은 필름 카메라 시절처럼 날짜가 적혀있지 않기에 그때마다 정리하지 않으면 이게 언제 적 사진인지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진만 왕창 뽑아놓게 된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사진 정리하기는커녕 쌓여만 갈 뿐이다.
 
지금의 내 앨범 속엔 행복한 일들만 가득한 듯 웃는 모습이 굉장히 많지만 그렇다고 어릴 때처럼 다채로운 표정들이 담겨있진 않다. 하지만 사진의 흐름들을 따라가다 보면 스토리가 있다고 해야 할까, 나만의 추억을 더 오래 기억하는 방법을 가미했기에 재밌고도 어수선한 앨범이 완성됐다.
 
나의 경우 동시간대에 찍은 사진을 한 장만 남겨놓지 않는다. 같은 포즈여도 미묘하게 달라지는 우리의 표정들을 2~3장으로 나눠 함께 담아둔다. 가끔 어릴 적 사진을 보면 이때 왜 이런 표정을 하고 있는 걸까 궁금해지는 순간들이 많은데, 여러 컷을 연속으로 함께 배치해둔다면 그런 궁금증들을 채워주거나 짐작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점점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바뀌는 내 표정과 동작을 보면 마치 동영상을 저장해둔 것과 같은 효과를 주기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우리의 모습만이 아닌 그때를 기억하는 데 열쇠 역할을 해주는 요소들도 함께 앨범 속에 기록하고 담아둔다. 우선 여행 관련된 사진을 정리할 경우 출발한 순간부터 순차적으로 담아두기에 시간 여행을 하듯 흘러가는 추억들을 기억하기도 쉽지만 사이사이 놓친 부분들도 세세하게 기억할 수 있게끔 해주는 맛있었던 음식, 동물, 그곳에 함께했던 사람들, 풍경, 티켓, 지도도 함께 넣어두면 머릿속에 더 오래 남게 된다.
 
남들이 보기엔 뭐 저런 것까지 안 버리고 남겨두나 싶은 것들도 참 많다. 확실히 난 물건을 잘 버리는 성격도 아니고 하나하나 애정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외국에서 뽑은 지하철 티켓 하나도 왜 그리 특별해 보이는지 버릴 때면 괜히 추억 하나 버리는 것 같고 아쉽다. 내가 봐도 난 지극히 낭만을 한가득 품고 사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 갖고 있자니 내 방이 점점 창고가 되어가는 듯한 기분을 피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명소나 더 오래 기억하고 싶은 추억들은 사진으로 남겨두거나 앨범 속에 함께 넣기 시작했다.
 
원래 게을렀던 나이기에 이 작업은 굉장히 오래 걸리고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은 생각도 가끔 들지만 다 해놓고 보면 너무나 행복하다. 지나가버렸기에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나의 추억들을 더 오래 소중히 간직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뿌듯한 기분과 함께 정리하면서 나도 몰랐던 새로운 추억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때만 느낄 수 있었던 감정들을 잊지 않고 앨범 속에 저장해둔 기분이다.
 
원래 남들보다 추억을 오래 기억하는 편이었던 내 머릿속 저장소를 아날로그 앨범 덕에 분리하고 늘린 느낌이라 후련하다.
 
 
 
앞으로는 앨범 속에 어떤 사진들을 담아내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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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앨범이 참 좋다. 나에게 좋았던 순간들이 많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니까. 그래서 꼭 우울해지는 날이면 한 번씩 열어보곤 하는데, 앞으로는 뭐랄까 나의 20대를 너무 눈치 보지 말고 자유롭게 그리고 즐겁게 보내면서 새로운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해내고 싶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언제든 후회 없이 보낸 나의 당당한 모습들과 함께 가끔은 특별하고도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 다양한 추억들을 가득 만들어 앨범 안에 채워나가는 것이다.

 

나의 반짝이는 20대는, 뭐 하나 명확한 것 없이 불투명한 순간들로 때론 지치고 방황하고 어른과 어린아이의 경계를 왔다 갔다 갈팡질팡하는 어른이의 시간이었지만, 또 다른 의미론 끝없는 가능성과 함께 겁 없이 이겨낼 힘, 그리고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이 늘 “지금이 가장 빛나는 때야, 뭐든 해볼 수 있는 시간이잖아, 마음껏 도전하고 이것저것 해봐라.”라고 하지만 물론 이 시절에 살고 있는 우린, 그 말이 참 어렵다.
 
10대, 20대, 30대가 되면 나이대마다 그때의 고민과 어려움이 있기에 어른들이 말하는 “분명 이때가 그리울 거다. 후회 없이 다 해봐라!”라는 말이 참 어렵게 느껴졌다. 후회 없이 하고 싶은 걸 하라는 건 어떻게 하는 걸까? 어렵게 생각 말고 해보고 싶었던 걸 다 도전해보면 되는 걸까? 하지만 어렵게 생각 말고 쉽게 생각하자는 말이 나한텐 너무 어려웠다. 결국 모든 선택엔 책임이 주어지는데 그 선택의 순간들이 너무 망설여지고 두려웠다.
 
그렇게 불안함이 연속되는 시간들이지만 20대 중반에 들어선 지금, 흘러가는 시간들이 벌써부터 아쉽게 느껴진다. 점점 어릴 때의 패기와는 다르게 현실에 타협해가며 내 꿈을 쳐내고 수긍하는 느낌이 들어 슬프다기보단 익숙하게 느껴지지만 때론 여전히 나답게 급발진하듯 끝없는 낭만을 꿈꾸기도 한다. 아직 해내보고 싶다는 무데뽀 기질이 다행히 남아있나 보다.
 
소심해서일까, 용기가 없어서일까, 아니면 둘 다일 수도 있지만 여태껏 내 안의 관종 끼를 조금은 눈치 보며 숨겨오고 조절해왔다고 생각한다. 딱 1퍼센트의 추진력이 부족했을지도 모를 시간들이 가끔 아쉽게 느껴지곤 하는데, 앞으로 한 번쯤은 망설였던 1퍼센트를 모조리 채워 앞만 보고 원하는 방향을 향해 달려가고 싶다. 남들이 말하는 다신 오지 않을 빛나는 시간 속에 살아가는 내가 어디 한 번 다채롭게 살아보고 싶다. 그리고 그 순간들을 잊지 않고 잘 남겨두며 후에 즐겁게 추억하고 싶다.
 
 
 
여러분은 어떤 추억들을 가지고 있나요?

 
안녕하세요, 끝없이 꿈꾸는 사람 조민영입니다. 언제부턴가 잡을 틈도 없이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저의 시간들이 참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고 조바심이 나곤 했는데, 그렇다 해서 후회되는 시간들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아주 가끔은 조금이라도 오래 붙잡아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에 그때부터 앨범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좋았던 순간들은 눈에 보이진 않아도 그 감정이 고스란히 우리 마음속에 남아 언젠가 지치고 힘이 들 때 이겨낼 수 있는 따뜻한 온기가 되곤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추억들을 가지고 있나요? 오늘은 어떠셨나요? 아주 사소한 기억이라도 여러분에게 좋았던 그 기억들이 여러분에게 더 큰 힘이 될 수 있기를 언제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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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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