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올바른 방법 - 노력의 기쁨과 슬픔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하는 것이다
글 입력 2021.05.3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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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력의 비효율성


 

이 책은 여태껏 우리가 당연시 여겨왔던 한 가지 명제를 뒤집는다. 바로 ‘노력할 것’. 오랜 기간 우리는 ‘노력’이란 성공을 향한 문을 열 가장 확실한 열쇠이며 그 자체로 빛나고 아름다운 것으로 생각해왔다. 비록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노력해온 과정이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말은 꼭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하다. 이렇듯 ‘노력’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가 일생동안 ‘해야 할 일’로 인식되었고 아무도 거기에 의문을 표하지 않았다.


 

‘우리는 젊은 나이에 모든 것을 갖추어야 한다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것도 될 수 없다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중략) 우리에겐 그 정반대의 태도가 필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는 노력이 단순히 무용할 뿐 아니라 비생산적이기까지 하다.

 

<노력의 기쁨과 슬픔 中>

 


그러나 이 책의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노력이 비생산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니, 어떻게 보면 여태까지 우리가 살면서 노력해온 수많은 시도들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만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노력하지 않는다고 원하는 것이 거저 얻어지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어쩌면 누군가는 모든 일이 순리대로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을 논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도 할 것이다. 당연하다. 노력없이 손에 쥔 행운은 그 사람이 그렇게 타고나길 행운아라는 것이니까.


하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말은 ‘힘을 좀 빼라’는 것이다. 우리는 간혹 그 목표가 너무 간절해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그것을 얻을 수 없다면 죽는게 낫다’는 극단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이는 오히려 일의 효율성을 무너뜨리고 그 목표에 다가서는 데 방해만 될 것이다. 너무나 간절하기에 집중하기 어렵고 목표로 향하는 길이 너무나 대단하고 어렵게만 느껴지기에 지름길을 찾을 방법조차 재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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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오히려 누구에게나 통할 법한 ‘미덕’으로 알려진 ‘노력’은 때로 우리에게 무거운 짐이 되어 원하고자 하는 바를 얻기에 방해가 되기도 하는데, 항간에서는 이를 두고 ‘노오력’이라고 칭하며 무조건 노력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며 노력을 ‘강요’하는 시대상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노력하지 않고 성과에 도달하는 방법은 대체 무엇일까? 작가는 ‘내면의 평화와 평온함, 편안한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어쩌면 등산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대게 많은 이들이 ‘정상’을 목표로 두고 잔뜩 힘이 들어간 채 앞만 보고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렇게 해도 해지기 전에 정상을 찍고 내려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자. 꼭 정상을 가지 않더라도 가는 길에 핀 이름 모를 풀꽃을 구경하고, 산책 나온 강아지의 신이 난 꼬리를 들여다보고, 약수터에 이야기 꽃을 피운 아주머니들의 대화를 배경음 삼아 시원한 물 한모금을 마셔보는 것이다.


만약 정상을 가지 못하더라도 이정도면 만족스러운 등산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은 한 가지가 아닐 수 있다. 조금 돌아 가는 것처럼 보이는 길에는 어쩌면 또 다른 목표를 찾게 해줄 이정표가 있을 수도 있고, 또는 곧바로 목표 지점까지 가게 해주는 동아줄이 있을 지도 모른다.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마음을 열 것, 그 후에는 느긋한 마음가짐을 지닐 것. 어쩌면 막연한 노력보다 이것이 인생을 지치지 않고 살아갈 키워드 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정말 ‘존버’는 성공을 가져다준다



희망이 보이지 않아도 끈질기게 그 자리를 지키고 진득이 기다리다 보면 문제가 해결되거나 빛을 발한다는 의미에서 ‘존버’는 이 시대의 새로운 미덕으로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확신이 없거나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지만 별다른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다른 방법이 없을 때, 많은 이들이 ‘존버’의 자세를 취한 채 시간에 모든 것을 맡기곤 한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효과가 있다. 거짓말처럼 새로운 기회가 오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이전보다는 견딜만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모든 것은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는 계속 하기만 하면 왼다. 다음 행보가 어떻든 지금 자신의 위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중략) 지금하고 있는 일을 계속하되 조금씩 나아지기만 하면 된다.

 

<노력의 기쁨과 슬픔 中>

 


이 책의 작가 또한 ‘존버’와 비슷한 개념인 ‘계속하기’의 자세를 강조한다. 보통 ‘시작하기’ 이후에 ‘계속하기’가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이 순서가 당연하다 생각했다. 그러나 작가는 ‘계속하기’가 바탕이 되어야만 ‘시작하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즉, 우선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습관처럼 무언가를 하되, 거기서 어제 보다 조금씩 나아지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그 일의 ‘시작’이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나는 사실 글을 써내려 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항상 시작을 먼저 하려 했고 그래서 시작하기가 어려웠다. 어떤 말로 포문을 열어야 할지, 몇 번을 쓰고 지우며 결국 몇 시간이 지나도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는 작가의 조언대로 우선 ‘쓰기’라는 행위자체를 계속 해보려 했다. 메모장을 열고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일기를 간단히 썼다. 그리고 난 이후에는 교수님께 메일도 한 통 보냈다. 이렇게 생각을 비우고 가볍게 쓸 수 있는 글을 ‘계속’ 쓰다 보니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이 글을 쓰기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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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지만 마법 같은 삶의 지혜를 터득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여태까지 ‘시작’을 먼저 하려 했기에 어려웠던 일들,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해낼 방법은 사실 그리 거창하지 않았던 것이다. 일단 하면 된다. 엉성하고 어설프고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일단 계속하다 보면 우리는 관성의 법칙에 따라 그 일을 쉽게 해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이라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우리에게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단순하게 제시해 주고 있다. 애쓰지 않고 마음의 비운 채 여유로운 몸짓으로 하던 일을 계속하라. 그러다 보면 언젠가 그 일의 ‘시작’을 열고 마법처럼 성과가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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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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