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른이 되어버린 당신을 위한 playlist [음악]

세상의 어른이들을 응원해
글 입력 2021.06.0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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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이가 많은 사람?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결혼을 한 사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법적 성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필자는 넓은 환경을 마주하고 많은 사람과 사건을 만나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그 경험 속에는 즐거움과 깨달음도 있지만 아마추어인 만큼 실수와 상처와 고난도 있었다.


좋든 싫든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되고, 짐을 짊어진다. 그렇기에 어른이 되고 싶은 동시에 어른이 되기 싫은 감정이 오가곤 한다. 몸은 컸지만 아직 어린이이고 싶은 '어른이'인 것이다. 혼란스러운 도중 나의 길을 볼 수 있게 마음을 달래주었던 것은 예술이었다.

 

예술 중 가장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음악, 특히 대중가요다. 일상에 지친 어른들과, 어른이 되는 힘든 길을 걷고 있는 이들과 함께 듣고 싶은 노래를 준비해보았다.

 

 

 

도망가자 - 선우정아


 

 

 

도망가자

어디든 가야 할 것만 같아

넌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아

괜찮아

우리 가자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대신 가볍게 짐을 챙기자

실컷 웃고 다시 돌아오자

거기서는 우리 아무 생각말자

 

. . . 

 

그 다음에

돌아오자 씩씩하게

지쳐도 돼 내가 안아줄게

괜찮아 좀 느려도 천천히 걸어도

나만은 너랑 갈 거야 어디든

 

 

사람에겐 각자의 취약점이 있다. 그리고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때도 있다. 감당할 에너지가 없을 때, 쉬고 싶을 때 '도망가자'를 듣곤 한다.

 

도입부의 '도망가자' 이 네 마디는 어떤 말보다 큰 울림을 준다. 괜찮아, 파이팅 이런 말들로는 위로가 안 될 때가 있다. 이 곡은 무조건적인 믿음과 공감으로 마음을 잔잔히 위로해 준다.

 

무책임하게 무작정 도망가자는 노래가 아니어서 더 공감이 된다. '얼굴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조금 기분이 나아질 때까지만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자. 지쳐도 된다.'라는 가사는 더없이 인간적이고 따스해서 좋다. 감정이 저 밑바닥까지 떨어졌을 때 곁에 누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힘이 되던가.

 

선우정아의 감성적이고 섬세한 목소리는 감정을 움직이고, 지친 마음을 토닥여준다.

 

 

 

반짝 빛나던, 나의 2006년 - 적재


 

 

 

뭐라 말할까

치열하게 살아왔던 어렸었던

우리의 지난 나날들이

너무도 그리워서

자꾸 꺼내 보게 되는걸

 

세상이 하나둘씩 이해되기 시작할 때쯤

더 그리워지는 건 왜일까

반짝 빛나던 나의 2006년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고 있는

이 순간이 왜 난 슬퍼질까

이젠 지나간 나의 2006년

 

아무 이유 없이 모여 앉아 의미 없는 대화에

사소한 얘기에 울고 웃던 그때의 우리가

참 좋았었어 그땐 몰랐었던 행복한 시간들  

 

 

누구나 다 반짝 빛나던 시절이 있을 것이다.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복도에서 뛰놀던 그 시절, 체육대회에서 이어달리기 1등을 했던 시절, 친구들과 축제에서 무대에 섰던 시절, 고3 야자 시간 서로의 수학 문제를 풀어주던 그 시절. 다시는 돌아갈 수 없기에 눈부시게 빛나고, 슬프도록 아름답다. 우리는 그때 우리가 그렇게 빛나는 줄 모른다.

 

걱정 없이, 서로에게 어떤 이익도 바라지 않은 채 순수하게 어울려 신나게 놀 수 있었던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다 보면 어느새 입가에 웃음이 머금어져 있을 것이다. 행복했던 순간을 나의 마음 서랍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힘들 때마다 다시 꺼내보면 견뎌낼 힘이 생길 것이다.

 

 

 

스물셋 - IU(아이유)


 

 

 

한 떨기 스물셋 좀 아가씨 태가 나네

다 큰 척해도 적당히 믿어줘요

얄미운 스물셋 아직 한참 멀었다 얘

덜 자란 척해도 대충 속아줘요

 

난, 그래 확실히 지금이 좋아요

아냐, 아냐 사실은 때려 치고 싶어요

아 알겠어요 나는 사랑이 하고 싶어

아니 돈이나 많이 벌래 맞혀봐

 

어느 쪽이게? 얼굴만 보면 몰라

속마음과 다른 표정을 짓는 일 아주 간단하거든

어느 쪽이게? 사실은 나도 몰라

애초에 나는 단 한 줄의 거짓말도 쓴 적이 없거든

 

여우인 척, 하는 곰인 척

하는 여우 아니면 아예 다른 거

어느 쪽이게? 뭐든 한 쪽을 골라

색안경 안에 비춰지는 거 뭐 이제 익숙하거든

 

  

스물셋, 나의 정체성이 완전히 확립되기 전인 시기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에 나서면서 하나의 이미지로 정의된다. 학력, 학점, 스펙, 자기소개서, 프로필 사진 등등 다양한 수단으로 사회에 자신의 모습을 증명하고 자신은 정의된다.

 

스물셋은 진정한 나의 모습을 고민하는 시기이다. 외부에서는 '곰이다, 여우다'라고 정의 내리지만 사실 내가 누구인지 나도 확실히 모른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곰이든, 여우든, 어떻게 비치든 나의 모습은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에겐 사회적 가면인 '페르소나'와 내면의 모습인 '그림자'가 존재한다. 어른이 되고 사회로 나오며 더 많은 가면들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러나 페르소나와 그림자의 모습은 일치하지 않을 경우가 많다. 그러니 페르소나와 그림자의 조화와 그 둘 모두 나의 모습이라는 인정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확실하게 정의되지 않은 시기라는 것은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으며 어떤 모습이라도 될 수 있는 열린 가능성의 시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스물셋은 지금 하고 있는 이대로 가든, 사랑을 하든, 돈을 벌든 길을 고민할 시기이다. 덜 자란 척해도 적당히 속아주는 시기이니 무엇이든 해보자.

 

 

 

그때 그 아이들은 -  AKMU(악동뮤지션)


 

   

 

지친 꿈을 이끌고 계속 걷다 보니

첫발을 함께 떼어 달려왔던 친구들이 곁에 없다는 걸

어느 순간 깨닫게 되지


함께 이뤄갈까 성공해 다시 보자

지금쯤 현실의 처음을 겪고 있다면

그때완 다른 웃음 짓고 있으려나

 

. . .

 

그땐 함께 이룰 거라고 믿었지

작은 손과 발로 서로를 잡고

뛰던 세상이 다였던 우리 어린 시절의

간절하고 행복했던 꿈

너의 두 손에 넘쳐 흘렀던 그 한 움큼은

꼭 쥐고 살아가길

 

서투른 삶 걸음으로 상처를 입고

새로운 만남에 세상이 낯설어도

훗날 모두 이뤄 보일거야

내가 알던 그때 그 아이들은

 

 

어린 시절 꾸었던 꿈을 이루었는가? 또는 마음에 간직하고 살고 있는가? 순수하고 화려하게 꾸었던 꿈들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원하는 것을 쉽게 가져다주지 않는다. 현실적인 상황 때문에, 사회에 부딪히며 품고 있던 꿈은 퇴색되기도 한다.

 

연금술사에서는 이루는 꿈과 간직하는 꿈이 나온다. 상점의 아저씨는 메카에 가는 것이 꿈이다. 그의 삶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바로 메카이다. 일상과 현실을 견딜 수 있는 힘은 메카에서 나온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가 메카로 가지 않는 것은 살아갈 이유가 없어질까 두렵기 때문이다. '꼭 쥐고 살아가라는 한 움큼'은 지금 당장 꿈을 이루진 못해도 간직하고 살아가라는 뜻한 것이 아니었을까.

 

또한 "꿈을 계속 간직하고 있으면 반드시 실현할 때가 온다."라고 괴테는 말한다. 순수한 꿈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사는 삶은 분명 활력 있고 낭만적인 삶이 될 것이다.

 

 

 

세상의 어른이들을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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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든 싫든 우리는 이 세상에 나왔고 어른이 되었다. 어른의 짐이 무겁다면 잠시 도망가도 괜찮다. 꿈을 실현시키지 못했더라도 괜찮다. 목표가 없어도 좋고, 너무 멀리 보지 않아도 좋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어떤 감정을 마주하게 될지 기대할 뿐이다.


주저앉았어도 다시 일어날 힘은 자신에게 있다. 반짝 빛났던 나의 그 시절을 떠올려보라. 지금의 고민과 고통은 먼 훗날 아름다운 그 시절로 남겨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도 눈부시게 빛날 우리의 청춘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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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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