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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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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는 잘못이 없지만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욕망하는 법은 새로 배워야 한다.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과 나의 욕망을 사회에서 통용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것, 이 두 가지는 우리의 성장과정에 놓인 아주 중요한 절차들이며 우리를 알맞은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로우> 속 쥐스틴은 생각지도 못한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고 이에 치열하게 반응해나가며 성장한다. 영화는 쥐스틴을 통해 식욕과 성욕이라는 욕망 그 자체를 주목함과 동시에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식인이라는 욕구를 어떻게 사회라는 틀 안에서 녹여낼 것인가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수의대학에 입학한 쥐스틴 앞에 펼쳐진 대학이라는 사회의 모습은 터무니없는 학과 전통에 대한 복종과 집단으로서의 단체의식 등 강압적인 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사회다. 이러한 대학 분위기와 시스템은 쥐스틴과 불화하며 그녀를 튕겨내듯 집단 내에서 두드러지게 만드는데, 이는 쥐스틴이 그동안 믿어온 자신의 정체성을 무너지게 한다.

 

자신을 베지테리언으로 규정해오던 쥐스틴에게 육식에 대한 갈망은 강압적인 신입생 행사의 일종인 토끼 콩팥을 먹으면서 시작된다. 언니 알렉스의 강요로 먹은 토끼 콩팥으로 인해 쥐스틴은 심한 두드러기를 겪지만 곧이어 육식을 갈망하게 된다. 처음 ‘고기’를 감각하고 난 뒤 쥐스틴의 행동들은 점차 대담해진다. 패티를 몰래 자신의 가운 주머니에 넣다 발각돼 무안을 받기도 하고, 냉장고 속 아드리앙의 날고기를 몰래 탐식하며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쥐스틴은 사고로 잘린 알렉스의 손가락을 홀린 듯 먹어치우게 되고 이 순간을 기점으로 자신의 이러한 육식 욕망이 보통의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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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틴의 육식에 대한 갈망이 걷잡을 수 없어지면서 그녀의 성욕 또한 같이 맞물려 부추겨진다. 식욕의 발견과 일종의 탐구를 통해 쥐스틴은 점차 자신의 욕망을 배우고 표출해나간다.

 

영화 초반, 학교에서 열린 섹슈얼한 파티 속에서 어딜 가도 어색해하던 쥐스틴의 모습은 어느덧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무분별하게 키스를 시도하고 자신의 육체를 거부감 없이 드러내며 파티를 즐기는 모습으로 변한다. 쥐스틴에게 어색하던 알렉스의 푸른 원피스가 점차 맞춤옷처럼 어울리게 변하듯 쥐스틴은 자신에게 끓는 욕구를 당당히 마주하며 욕구의 주체가 되고자 한다.

 

하지만 쥐스틴이 자신의 식욕과 성욕에 점차 대범해짐에 따라 터부시 되는 사회적 경계선에 근접해진다. 페인트로 범벅이 된 채로 남자와 단둘이 갇힌 화장실에서 쥐스틴은 키스 중 상대방의 혀를 물어뜯으며 살점을 탐미하고 파티에서 술을 과하게 마신 채 인사불성인 상태로 개 흉내를 내거나 아드리앙과 관계 중에 자신의 손등의 살점을 물어뜯는 행위들은 점차 쥐스틴을 사회적 용인 가능한 범위 밖으로 계속 밀어내려는 듯하다. 곧이어 쥐스틴은 학내 동기들 사이에서 기피하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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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틴은 더 넓은 사회로 이행하는 생애주기 단계에서 이처럼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고 구체화시키며 성장한다. 베지테리언이라는 쥐스틴의 정체성은 자신이 규정한 것일 확률보다 가족 내 질서와 엄마를 통해 자연스레 내면화한 것일 확률이 커 보인다.

 

하지만 가족이 부재하는 공간에서, 특히 나의 존재를 위협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강압적 사회 내에서 자신의 정체성은 자신이 새로 규정하고 탐구해 나가야 한다. 쥐스틴은 그것이 육식이며 극단적인 식인을 포함하기까지 하는 것을 깨닫는다. 그럼 이제 쥐스틴은 자신의 욕망을 바라보며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오리엔테이션이 끝나는 세 번의 신호가 들린다. 신입생의 격렬한 통과의례는 끝이 났다. 언니 알렉스의 돌봄을 받고 의지하던 쥐스틴은 오리엔테이션이 끝나는 순간 도리어 알렉스의 돌봄을 자처하게 된다. 알렉스가 자신의 욕구를 제어하지 못해 결국 아드리앙을 죽여 자신의 식욕을 채운 결과로 인해서다.

 

일종의 사냥법을 가르쳐주던 알렉스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망가졌으며 쥐스틴은 그녀를 씻겨주며 마지막 통과의례 과정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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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지막, 쥐스틴의 아빠는 자신의 셔츠를 풀어 살점이 물어뜯긴 상처들이 가득한 상반신을 보이며 쥐스틴에게 ‘너는 방법을 찾을거야’라고 말한다. 영화의 마지막이 돼서야 쥐스틴은 자신의 엄마가 자신과 알렉스와 마찬가지로 육식에 강한 갈망을 느끼는 인물이었음을 깨닫는다.

 

엄마는 자신의 정체성이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음을 알고 근원적으로 육식을 금하는 엄격한 선택을 했다. 알렉스는 자신만의 사냥법으로 욕망은 채우되 자신의 모습을 조심히 숨기고자 했지만 결국 욕망에 휘둘려 사회에서 격리된다. 엄마의 방식을 따르자니 쥐스틴은 이제 자신의 욕망을 멈출 수 없다. 언니 알렉스의 방식을 따르기에는 그녀의 방식은 사회와 타협하기 어려워 보인다.

 

쥐스틴이 어떤 선택에 이를지 영화는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영화를 지켜봐 오며 같이 겪은 쥐스틴의 성장담을 통해 짐작해건대, 결국 억눌린 욕구를 돌보며 살아가야 할 쥐스틴의 영원한 삶의 몫이 어렴풋하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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