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술적으로 세상을 보는 법 - 아티스트 인사이트 [도서]

글 입력 2021.05.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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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내가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이다. 도서 <아티스트 인사이트>는 전반적으로 예술가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일상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움을 끄집어내어, '나만의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책에 나오는 예술가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이들이 맞다. '그림, 조각, 사진, 행위예술' 등을 하는 그 예술가. 그러나 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예술가는 비단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말할 뿐 아니라, 자신만의 독창적인 무언가를 가지고 세상을 남들과는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위와 같이 예술가를 새롭게 정의한다면 이 책에 언급된 기업가인 애플의 스티브 잡스, 현대카드의 정태영 대표 또한 예술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파괴적 혁신'을 실행하여 과감히 자신들의 주력 상품이었던 '아이팟(iPod)'을 파괴하고 '아이폰(iPhone)'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정태영은 디테일 경영으로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점에서 말이다.

 

이는 더 나아가 앞으로 예술적 사고를 하지 않는다면 혁신을 추구하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말과 같을지도 모른다. 책에서는 예술가를 "일반인과 다른 눈으로 사물을 집요하게 관찰하고 무한한 상상력을 즐기는 창조가다"라고 설명한다. 눈 한 번 깜빡하는 동안 유행과 흐름이 바뀌는 세상에 사는 우리는 더 이상 한 곳에 안주하거나, 누군가가 이미 닦아놓은 길을 따라 걸어서는 성공을 쟁취하기 어렵다.

 

따라서 책에서는 '관찰, 성찰, 창조, 발견'과 같이 네 부분으로 나누어 같은 것을 보더라도 다름을 끌어내는 아티스트의 통찰력을 현실에 적용하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관찰


 

 

"진정한 창조가는 가장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에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를 찾아낸다."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29p.

 

 

관찰하는 법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말처럼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것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우리의 일상 속에 있는 무언가를 재발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자가 바로 진정한 창조가이다.


"정신적으로 늘, 갓 병마에서 벗어난 사람의 상태에 놓인 그런 예술가를 떠올려보시라. (중략) 그런데, 병마에서 벗어남은 어린 시절로 돌아감과 같다. 아이가 그러하듯 병마에서 벗어난 사람은 비록 그것이 겉보기에 더없이 하찮아 보일지라도, 사물에 생생한 흥미를 느끼는 능력을 최고도로 누린다."

 

샤를 보들레르가 "현대적 삶의 화가"에서 한 말이다. 예를 들어, 만약 우리가 다리를 심하게 다치고 회복하는 경험을 해보았다고 하자. 그때 우리는 너무나도 일상적인 '걷는 행위'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된다. 보들레르는 이를 예술에 비유하여 회복기에 놓인 예술가는 일상을 새롭게 바라본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처럼 '관찰' 챕터는 주로 '보는 일'을 하는 눈뿐만 아니라 우리 신체 및 정신의 모든 부분을 사용하여 무언가를 집요하고, 끈질기게 관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함을 이야기한다.

 

 

 

성찰



 

우리는 돈이 들어오고 대통령이 되는 것에만 주목했지, 돈을 어떻게 쓰고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중략) 미래에 무엇이 되기(become) 위해 전력 질주하고, 삶을 즐기지(being)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100p.

 

* become: ~이 되는 것, 일시적인 힘

** being: ~으로 사는 것, 지속성

 

 

'성찰' 챕터에서는 주로 내면의 진실, 내면의 성찰을 이야기한다. 여기서는 우리가 남이 한 것을 엿보고 따라 하며 물질적 가치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내가 롤모델로 삼은 누군가의 외면만 따라 한다고 해서 내가 그 사람만큼 훌륭하고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그렇다고 그의 내면까지 함께 따라 하면 훌륭한 내가 될 수 있다는 의미 또한 아니다).

 

이 책은 훌륭해 보이는 누군가를 따라 할 시간에 자신에게 더욱 집중해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 속에 감추고 살았던 진실은 무엇인가'를 고민해보는 것이 진정한 성찰임을 툴루즈 로트렉, 카임 수틴 등 예술가의 삶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창조



 

파괴적 혁신을 실행할 때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혁신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설적으로 설명하자면 파괴적 혁신의 대상이 '경쟁자'가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164p.

 

 

위에서 말하는 '파괴적 혁신'은 단순히 표면적으로 다르다는 개념이 아니라 대상의 본질을 완전히 뒤틀어 전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새로운 아이디어의 수용보다는 과거의 아이디어를 뒤엎는 것에 더 가까운 개념이다.

 

'창조' 챕터에서는 어린이의 눈 즉, 편견을 가지지 않은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나 자신을 파괴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을 강조한다. 아울러 이 챕터에서는 사회 전반에 불어온 '융합' 바람에 대한 언급 또한 나온다.

 

실제로 우리는 '융합형 인재', '장르간 협업'이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으며 살고 있다. 책에서는 심지어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지 못하면 곤충과 다름없다"라는 로버트 러플린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멀티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융합'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점에 대한 논의도 충분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장르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각 장르의 기본을 얼마나 지켜내야 할지, 또 그저 '융합형 인재를 바란다'라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인재를 키우기 위해 국가가 기업에게 혹은 학교가 학생들에게 어떤 지원을 해주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발견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즉 'Why'에서 출발해야 한다. 208p.

 

 

마지막 챕터인 '발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디테일 경영'이다. 실제로 우리가 사소하게 넘기는 디테일이 그 사람, 혹은 그 기업의 이미지를 바꾸기도 한다. 만약 내가 쓰는 이 글을 예로 든다면, 아무리 글의 내용이 좋고, 전문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오탈자가 가득하다면 이 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지 않겠는가?

 

이처럼 '발견' 챕터는 성공은 큰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닌 작고 사소한 것에 집중하는 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알려준다. 우리는 기술 추월의 속도가 매우 빠른 4차 산업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말은 더는 기술력만으로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시대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책에서는 '결국 품질과 기술력 상향 수준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소하지만, 핵심적인 디테일을 고려해야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라고 언급하며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내 모습에 솔직해지고, '왜?'에 집중하여 부차적인 것을 고려하기 전에 '본질'부터 생각할 것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

 

<아티스트 인사이트>는 예술을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결코 예술인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사실 이 책에는 우리가 모두 알 법한 아주 당연한 말들이 나온다. 그럼에도 책에 밑줄을 죽죽 쳐가며 읽었던 이유는 이때까지 그저 익숙한 현실에서 흘러가는 대로 살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책의 통통 튀는 색감처럼 가볍게 읽되, 가볍게 받아들이지는 않기를 바라며.

 

 

아티스트인사이트-입체.jpg

 

 

[유소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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