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화의 순간을 그림으로 담아낸 전시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과거로의 영화 여행
글 입력 2021.05.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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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보기 전까지는 일러스트레이터 맥스 달튼이 어떠한 화풍을 가진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그에 대해 아는 정보가 하나도 없었지만, 전시 홍보 포스터에 담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일러스트는 맥스 달튼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낮은 채도의 깔끔한 구성, 그리고 작고 섬세한 디테일이 쌓여 완성된 작품들은 시선을 단번에 잡아끌었고, 휴대폰의 작은 화면을 통해서가 아니라 실제의 큰 작품을 직접 감상하고 싶다는 생각에 마이아트 뮤지엄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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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재탄생한 명작들


 

달튼의 단독전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전시는 작품의 주제에 따라 5부로 나뉜다. 1부(우주적 상상력)에서는 오래전부터 SF영화에 매료된 맥스 달튼의 <스타워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그래피티> 등 Si-Fi영화 계보에서 주요한 작품 캐릭터와 캐릭터 일러스트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 영화뿐만 아니라 <닥터 후>, <릭 앤 모티> 등 유명 TV 시리즈를 오마주하여 그림으로 담아낸 작품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1부 벽의 한 칸에는 년도 별로 SF영화 혹은 관련 TV 쇼를 설명과 함께 나열한 표가 부착되어 있어 1부에 전시된 작품들을 한데 모아 간략하게 정리해 영화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1부에는 포스터처럼 영화의 인물과 배경 그리고 분위기를 담아낸 여러 작품이 있었지만, 영화 주인공의 모습을 명대사와 함께 하얀 바탕에 맥스 달튼만의 상상력과 개성 있는 스타일로 간결하게 담아낸 일러스트 작품들 앞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물러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스타워즈>, <스타트랙> 시리즈는 보지 않았어도 유명한 작품인 만큼 캐릭터의 명대사나 일부 장면은 알고 있었는데, 캐릭터 일러스트를 보자마자 그 장면이 머리속에서 그려질 정도로 생생하면서도 최소한의 핵심만 강조해 심플함을 살린 작화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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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의 명작을 담다


 

함축적인 표현과 귀여운 캐릭터, 간결한 구성, 그리고 영화 이미지를 그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한 작화 방식과 영화 내용을 압축한 캡션 등 전반적으로 훌륭하고도 친절한 섹션이었지만, 1부를 감상하며 느낀 아쉬웠던 점이 한 가지 있었다. 70-80년대 영화를 주로 작품화한 만큼, 영화의 내용을 떠올리거나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작품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를 직접 보지 않았어도 이름을 들으면 모두가 알 만큼 대작으로 평가된 걸작 영화들을 오마주한 일러스트가 대부분이었지만, 나와 같은 20대 초반 (혹은 10대도 마찬가지로) 사람을 기준으로 태어나기 훨씬 이전에 상영된 영화들이었기에 익숙하지 않은 영화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전시회를 간 친구는 놀랍게도 전시장 표에 적힌 80-90년대 SF영화 대부분을 알고 있어 전시를 보는 동안 ‘이 영화가 어떤 부분에서 유명해졌는지’, ‘어떠한 철학과 세계관을 담아내었는지’, ’맥스 달튼의 일러스트로 표현된 저 장면이 스토리상 하이라이트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 영화와 관련해서 찬찬히 설명해주었기에 어렴풋이나마 작가가 담아내고자 한 맥락과 화화적 표현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많은 SF영화를 빛나는 눈으로 설명해 준 친구를 보며 세대를 초월한 대작으로 평가받는 영화의 위대함과 가치를 실감할 수 있었다.

 

 

 

모두가 사랑한 영화의 순간


 

2부(우리가 사랑한 영화의 순간들)에서는 1970년대~2010년대까지 영화 역사에서 손꼽는 명작들을 맥스 달튼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한 포스터가 주를 이뤘다. 로맨스와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다룬 만큼 익숙한 영화도 많아 더욱 공감하며 감상할 수 있었던 섹션이었다.

 

3부(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그리고 노스텔지어)에서는 아마도 모든 관람객이 가장 큰 기대를 안고 왔을 만큼 유명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작품들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여러 개의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림뿐만 아니라 맨들스 케이크 박스 등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테마로 꾸며진 포토존 또한 마련되어 있어 ‘인스타그램 감성’을 사진첩에 담을 수 있도록 한 마이아트 뮤지엄의 세심한 준비와 풍부한 콘텐츠를 위한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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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고스란히 재현하다.


 

4부(맥스의 고유한 세계)에서는 동화책 삽화와 <화가의 작업실>시리즈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위 화가 시리즈는 한국 전시를 위해 최초로 선보인 작품들이라고 한다. 피카소, 모네, 잭슨 폴록 등 예술 거장의 작업실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8점의 작품은 보자마자 탄성이 나올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현대 거장들의 삶 전체를 압축하여 50센티의 화면에 전부 담아내 보여주고 있었다. 단순한 일러스트임에도 디테일한 표현을 더한 맥스 달튼만의 화풍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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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imi Hendrix Experience

 

 

5부(사운드 오브 뮤직)를 마지막으로, 맥스 달튼의 단독전은 끝이 난다. 달튼의 일러스트는 영화를 아는 이에게는 향수를, 모르는 이에게는 순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추천하고 싶은 전시였다. 타임머신을 탄 듯한 즐거움을 선사해 주는 맥스 달튼의 단독전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은 2021년 7월 11일까지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감상할 수 있다.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 Max Dalton, Moments in Film -


일자 : 2021.04.16 ~ 2021.07.11

시간
10:00 ~ 20:00
(입장마감 19:00)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공휴일 정상 개관

장소
마이아트뮤지엄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2,000원
어린이 : 10,000원
 
주최/주관
마이아트뮤지엄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윤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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