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 결점을 사랑해" 불완전하지만 찬란한, 비비BIBI [음악]

아티스트 비비가 매력적인 이유
글 입력 2021.05.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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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치트키, 피처링 장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비비BIBI. 예명은 네이키드 비비Naked BIBI로 아기처럼 발가벗은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다.

 

일찍이 그의 소질을 알아본 타이거 JK와 윤미래가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음악을 듣고 직접 수소문해서 발굴한 인물이다. 소속사 필굿뮤직의 아낌없는 지원 사격에 힘입어 보석 같은 재능을 갈고닦은 비비는 2017년 데뷔 이래로 다양한 역량을 펼치며 매 순간 전성기를 갱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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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BI(비비) - 안녕히

 

 

비비는 그야말로 다채로운 매력의 소유자다. 개성 있는 목소리와 독특한 문체의 노랫말로 알앤비, 힙합, 발라드 등을 두루 소화한다. 아울러 작사, 작곡뿐만 아니라 프로듀싱 능력을 인정받아 업계의 큰 호응을 얻었다. 박진영, 윤종신, 크러쉬, 지코 등 유수 아티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고 트와이스의 히트곡 'More & More'의 작사를 맡기도 했다. 다재다능한 멀티테이너임을 입증한 셈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비비의 '안녕히'는 미국 빌보드 평론가가 뽑은 '2020 최고의 케이팝 20'에 선정되었고, 락 네이션과 AC 밀란이 공동 주최한 콘서트에 한국 대표이자 헤드라이너로 참여한 바 있다. 그뿐일까, 글로벌 뮤직 스트리빙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발표한 2020 누적 스트리밍 수가 높은 레이더 아티스트 톱5에 선정되며 케이팝을 대표하는 신인 아티스트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사람들이 비비의 음악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요계를 종횡무진 활약하는 비비의 매력을 탐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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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BI(비비) <인생은 나쁜X>

 

 

BIBI, EP '인생은 나쁜X'

1. Umm…Life

2. BAD SAD AND MAD

3. 피리 (PIRI the dog)

4. Birthday Cake

5. 인생은 나쁜X (Life is a Bi…)

 


비비는 최근 새 EP <인생은 나쁜X>를 발매해 많은 리스너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직접 작사, 작곡, 기획을 도맡아 앨범 전반을 기획한 에세이 컨셉트의 앨범이다. 비비 자신의 인생과 경험을 반영한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록곡 주제에 맞춰 단편 소설을 집필하기도 했다고.

 

특히, 타이틀곡 ‘BAD SAD AND MAD’를 시작으로 곡마다 다른 뮤직비디오를 순차적으로 선보여 색다른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정신적인 우울과 불안, 인생의 슬픔과 기쁨을 가감 없이 드러냈기에 진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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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MV] BIBI(비비) _ BAD SAD AND 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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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MV] BIBI(비비) _ Birthday 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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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MV] BIBI(비비) _ Life is a Bi…(인생은 나쁜X)


 

우린 왜 매번 좌절하고 또 일어날까요? 인생 나만 처음이야? 문제들은 계속 일어나고 계속 메꾸어야 해서 지겹고 피곤해요. 나는 24살까지 그래왔는데 언니가 30대도 그렇대요. 엄마가 40대도 그렇대요. 아빠가 50대도 그렇대요. 이모가 60대도 똑같대요. 할머니가 70대도 똑같대요. 아 아무도 답을 가지고 있지 않네요. 우린 마라톤을 하고 있는 건가요. (…)

 


비비의 앨범 소개 글 일부다. 필자는 이번 앨범을 접하고 비비의 음악부터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이전에도 그의 음악 '비누', '쉬가릿', '안녕히' 등을 즐겨 듣곤 했지만, 아티스트에 관심을 가진 건 처음이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편도 아니고, 확고한 음악 취향도 없으니 단순히 듣고 즐기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비비의 지난 자취를 따라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매거진 인터뷰를 탐독하고 각종 유튜브 클립을 살피다 보니 비비의 음악과 인간적인 매력에 푹 빠졌다. 20대 초반의 비비는, 인간 김형서는 수식어를 걷어내더라도 충분히 반짝이는 사람이었다. 비비의 음악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욱 분명해졌다.

 

 

 

 

본격적으로 비비가 이름을 알린 것은 2017년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팬'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다. 유명인의 추천으로 실력 있는 참가자만 오를 수 있는 무대에서, 본인만의 감성과 감미로운 목소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유다.

 

비비의 무대를 본 아티스트들은 팬을 자처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비비가 무대에서 부른 '환생'은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김광진의 '편지'로 심사위원(팬 마스터)들과 관객의 마음을 울리기도 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본인만의 짙은 색을 보여주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것이다.


이후 그의 행보는 더욱더 거침없다. 과감하고 독특한 컨셉을 시도하고 이전까지 금기시되던 소재를 하나둘 가사에 꺼낸다. 딩고 프리스타일과 함께한 곡 '쉬가릿(she got it)'의 담배와 콘돔이 대표적이다. 단어의 표면적인 이미지를 넘어 자신의 확고한 관점을 제시한다.

 

담배는 몸에 좋지 않지만 불법이 아닌 개인의 선택인 점(비비는 건강을 위해 지양할 것을 권한다), 콘돔이 선정적이라는 인식을 깨고 안전한 성생활을 위해 당당해지자는 이야기를 전한다. 직접 성교육을 듣고 일일 성교육 강사로 나서며 자신의 노래에 진지하게 임하는 태도도 보여준다.

 

 

평생 손만 잡고 잘텐가

평생 날 책임 질텐가

당장 우린 몰라도 돼

just strap up with a love bullet

pack of cigarette and con them

 

BIBI(비비)- 쉬가릿(she got it) 가사 중

 

 

가사에서 드러나듯 책임감 있는 사랑을 하자는 얘기다. 의도와 달리 해석되어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이 그의 솔직한 메시지를 지지하며 응원했다. 이렇듯 비비는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것들에 대해 관심을 두고, 화두를 던지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다만 비비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지하기에 조심스럽다. 비비는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좋은 것, 아름다운 것만 들려주고 싶지만 자신의 음악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결점도 있고, 실수도 하고,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니 무섭고 두려울 때도 있단다. 상처도, 눈물도 많은 사람이란다. 그럼에도 인터뷰 말미에는 지키고 싶은 단 한 가지로 '따뜻한 마음'을 이야기한다.

 

 

이런 곡을 냈을 때 또 이런 게 문제가 되지 않을까(생각해요). 세상 사람들에게 좋은 것만 들려드리고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지만 제 음악이 사실 그렇지 않아요. 저라는 인간 자체도 완벽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 저는 항상 어떤 일이 있더라도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싶어요. 노력을 해야죠.


출처: 엘르 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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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나 매체 제의가 들어오면

항상 이렇게 이야기를 해

 

“저는 결점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고요

나의 결점을 사랑한다고,

그리고 결점이 있어도 사랑받을 수 있다고”

(…)

“나는 예뻐 보이고 싶지가 않아

나는 귀여워 보이고 싶지도 않고

섹시해 보이고 싶지도 않고

그다지 사랑스러워 보이고 싶지도 않아

나는 그냥 무대 위에 있을 때는

당신들의 것이 되고 싶어

나는 비비야


출처: 바이어스 - BIAS

 


비비는 어떤 포장으로도 자신을 감추지 않는다. 매번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때 자신을 노래도 못 하고, 춤도 못 추는 가수라는 이야기할 때도 있었다. 외모도 그렇다. 어떻게 보이는 것에 신경 쓰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오롯이 드러낸다. 마치 그의 음악과 닮았다. 때로는 스스로 초라해지기도, 우울함에 곁을 내주기도 하지만 어느 하나 부정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물러섬 없이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은 탁월한 능력과 재능보다, 그것을 표현하는 이의 진솔함에서 비롯되지 않을까. 그 어느 지점에 비비의 매력이 존재하지 않을까.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며 아티스트로 거듭나고 있는 비비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김세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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