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노래에는 서사가 있다. [음악]

사람의 마음을 건드는 가사
글 입력 2021.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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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긴, 시도 옛날에는 한 편의 노래였을테니 두 개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음악에 조예가 얕고 굳이 새로운 음악을 열심히 찾아들을만큼의 열정이 없는 탓에 내 플레이리스트는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노래로 얼기설기 채워져 있는데, 그 중에서 좋았던 노래와 특히나 좋았던 가사를 추천하고 싶다.

 

 

 

결, Broken


 

4-1 결 브로큰.jpg

 

 

나 세상이 너무 싫어

그런 투정을 부리면

그래도 살아보자 하던 너

 

누구나 세상에 질려본 적이 있다고, 감히 추측해보고 싶다. 너무 힘들고 지쳐서 세상이 피곤하게만 느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진지하게 죽음이나 자살을 생각하는 게 아니더라도 세상이 싫게만 느껴질 수는 있는데, 이건 그냥 투정이다.

 

칭얼거림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도 알고 너도 안다. 하지만 그럴 때 채찍질은 사람을 지치게 하기 마련이다.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달리라는 말은 버겁다. 무작정 괜찮을 거라고 달래주는 것도 와 닿지 않는다.


‘그래도 살아보자’라는 말이 주는 포근함과 다정함이 있다. 잘 해야 한다고 윽박지르는 것이 아니라, 나도 싫다고 함께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함께 생을 선택하자고 말해주는 것이다. 가끔 모든 일이 버거워 견디기 힘들 때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그래도 살아보자, 하고.

 

 

 

yie, 어리광



4-1 이에 어리광.jpg
이에, 어리광

 

 

타고 태어난 슬픔은

못 고치는 거라며

울어도 된다 말하던 널

 

슬픔만큼 개인적인 감정이면서, 또 동시에 모두가 공유하는 감정이 또 있을까. 우리는 모두가 각자의 이유로 슬프다. 슬픔의 크기와 원인은 제각각이다. 슬픔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도, 대처하는 방식도 전부 다르다. 그럼에도 우리는 슬픔이란 감정이 주는 아픔을 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자주 슬펐는데, 남들은 쿨하게 넘어갈만한 것에도 혼자 아파했다. 나중에 커서는 아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울컥하고 터지는 우울함을 달랠 수는 없었다. 슬픔은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공상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당장 흘러내리는 눈물은 현실이었다.


그런데 이 노랫말이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사람마다 타고 태어난 게 다른 것처럼, 슬픔은 내가 남들보다 유난히 예민하게 가지고 난 것뿐이다. 그러니 이건 고칠 수도 없고, 고치지 않아도 괜찮다.

 

아무도 내가 우는 걸로 뭐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가 겨우 이깟 일로 울면 안 된다고 다그치고 있었는데, 노래를 들으며 스스로의 목을 억죄던 손을 느긋하게 풀어줄 수 있었다. 울어도 된다고. 가수가 나한테 해주는 말도 아니고, 가수는 자신이 들은 말을 나에게 전달해주는 것뿐인데, 그것만으로 이상하게 위로가 된다.

 

 


김사월, 누군가에게



4-1 김사월 누군가에게.jpg
 
 
너는 누군가에게 너무 특별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네가 사랑받기에 결국
이해 못한대도 넌 아름답지

 

특별하다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이 노래는 듣는 너, 즉 ‘나’를 온전한 하나의 존재로 그대로 끌어안아 사랑해준다. 당장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상관없다. 정해지지 않은, 알 수 없는 누군가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그래서 나는 아름답기 때문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이나 친구가 들으면 속상할 테니 말해본 적은 없지만, 과연 내가 이만큼 사랑받을 가치가 있을까하고 말이다.

 

왜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지, 하고 이해할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 이 노래가 생각난다. 이해할 수 없더라도, 이해 못한대도 너는 사랑받는다고 말이다.

 

*

 

근래에 가장 와 닿았던, 마음을 두드린 노래를 소개해보았다. 만약 글이 마음에 들었다면 노래를 한 번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컬쳐리스트 명함.jpg

 

 

[안우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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