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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서
[Review] 방 안에 내려앉은 안개 -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도서]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려고 애쓸 때면, 안개가 내려앉는다.
책을 펼치자마자 만난 첫 장에서 한동안 머물렀다. 회한. 깊은 후회. 수치심과 죄책감, 슬픔을 수반하는 것. 마이라 칼만은 단어의 뜻을 하나씩 적은 뒤, 정물화와 실내화에는 과일이 담긴 그릇과 꽃병, 방 안에 놓인 여러 사물들 사이로 어느 정도의 회한이 숨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몇 장을 더 넘기면 한 남자의 그림이 나온다. 톨스토이다. 그림 옆에는 고
by
김지현 에디터
2026.10.03
리뷰
도서
[Review] 사랑했기 때문에 후회하는 것들 -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도서]
가족은 가장 가까운 만큼 사랑과 상처, 그리고 후회를 함께 남기기에 우리가 가진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 가족 이야기』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을 보면 표지에 있는 강렬한 색채의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마이라 칼만의 그림과 함께 작가 자신의 가족,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몇몇 예술가들의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는 톨스토이 부부, 클라라 슈만과 같은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등장하
by
임혜인 에디터
2026.10.02
리뷰
공연
[Review] 음악이라는 행성에 침공한 우리 -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바쁘고 정신 없는 일상에서 벗어나 오직 음악만을 생각하며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아주 새로운 에너지를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음악이라는 새로운 행성: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우리는 왜 음악 앞에서 무방비해지는가. 삶의 궤도가 흔들리고 지칠 때마다 왜 약속이라도 한 듯 이어폰을 꽂고 음악 속으로 숨어드는가. 그리고 찬란하게 기쁜 순간에는 왜 기어코 리듬을 곁에 두고 온몸을 들썩이는가. 이 물음의 끝에서 나는 언제나 한 가지 결론에 닿는다. 음악은 단순한 소리의 집합이
by
김수민 에디터
2026.09.16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박멸'이라는 말이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 - 연극 '노인박멸' [공연]
‘노인박멸’이라는 제목은 노인과 노화를 없는 것으로 취급하는 사회의 모습을 꼬집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안에 있는 노화를 외면하고자 하는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극은 80대 노인 정복이 나이를 먹으며 인지증을 겪고, 가족들의 돌봄을 받다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를 다룬다. 정복을 비롯한 배우들은 각자 자신의 실제 나이와 조금씩 어긋나는 나이의 배역을 연기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아이처럼 기저귀를 차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인처럼 얼굴에 밀가루를 바른다. 아이와 노인, 청년의 이미지가 한 몸에 겹치는 이 모습은 노화가 사회 안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도록 만든다.
연극은 성인용 기저귀를 입은 13명의 배우에게서 시작된다. ‘노인박멸’이라는 강렬한 제목만큼이나 당황스러운 장면 앞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고 있으면, 한 배우가 머리에 밀가루를 뒤집어쓴다. 얼굴을 새하얗게 만들고 머리카락을 희게 만든 뒤, “이 사람은 80대 노인입니다.”라고 선언한다. 이후 차례로 중년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얼굴에 밀가루를
by
노미란 에디터
2026.09.15
문화소식
문화현장
말을 하지 않는 아이에게 우리는 왜 자꾸 말을 시킬까
분야
영화 ·
기간
2026.09.13 - 2027.09.13 ·
장소
온라인 ·
지역
서울
말을 하지 않는 아이에게 우리는 왜 자꾸 말을 시킬까 ― 〈마음이 외치고 싶어 해〉가 보여준 침묵의 심리학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던 시절,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가 한 명 있었다.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수업 중 질문을 해도 대답하지 않았고 사람과 눈도 잘 맞추지 않았다. 처음에는 솔직히 지적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시험지를 받아보
직접 등록 - 박명관
2026.09.1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오렌지로 물든 SPYAIR JUST LIKE THIS IN KOREA [공연]
스파이에어 콘서트 보고서
어쩌다 보니 일본어에 빠지게 되었다. 어쩌다 보니 일본 노래를 찾아 듣게 되었고, 또 어쩌다 보니 ‘사무라이 하트’를 통해 스파이에어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스파이에어의 노래를 하나둘 찾아 듣다가, 알고 보니 내가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의 OST를 부른 밴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좋아하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노래를 듣고, 영상을 찾아보고, 멤버
by
김주하 에디터
2026.09.10
리뷰
공연
[Review] 오래 듣던 노래와 처음 만난 음악 사이에서 -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처음 만난 밴드의 음악부터 어린 시절 MP3에 넣어 반복해 듣던 노래까지
9월 6일,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을 보러 파라다이스시티에 갔다. 9월이면 그래도 가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날은 예상보다 꽤 더웠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페스티벌을 돌아다니기에는 조금 버거울 정도였다. 그래도 실내외에 공연장이 나뉘어 있어 중간중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오히려 여러 공간을 옮겨 다니는 것이 자연스럽게 하루의 동선이 됐다.
by
이수진 에디터
2026.09.08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불안 속에서도 반짝이는 청춘의 모습 - 연극 '갈매기' [공연]
어렵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더 가치 있는, 살아 숨 쉬는 고전 명작 <갈매기>
고전은 어렵다. 명확한 주인공이 없다면, 특정한 주제가 잡히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더더욱. 바로 ‘안톤 체홉’의 희곡이 그렇다. 극에 등장하는 모든 이가 주인공이기에 부각되는 자가 없고, 삶을 선언하기보다 관찰하는 예술에 가깝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은 언제나 무대 위에 오르고, 연극을 공부하는 이들이 필수적으로 거쳐 가는 관문이기도 하다. 올해도 마찬가
by
권혜선 에디터
2026.08.2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사랑이란 붉은 신호등 - 모순 [도서/문학]
"인생은 탐구하는 것이다." 『모순』 전체를 관통하는 작품의 태도
『모순』은 1998년 출간된 양귀자의 장편소설이다. 스물다섯 살의 안진진을 중심으로 가족과 사랑,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시장에서 내복을 팔며 살아가는 어머니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모는 일란성 쌍둥이지만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진진은 두 사람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무엇이 행복한 삶인지, 그리고 자신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by
이수민 에디터
2026.08.13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어제 먹은 물고기가 왜 저기에? [전시]
1,500년 전 제사상에 오른 물고기가 오늘 유물로 전시되어 있다. 《우리들의 밥상》을 둘러보며 든 생각은, 유물과 예술을 가르는 기준이 사물의 특별함이 아니라 그것이 견뎌낸 시간이라는 것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우리들의 밥상》을 보고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장 한가운데서 조금 생소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어제 먹은 저녁과 비슷한 상이 유리장 안에 놓여 있었다. 청어와 방어, 복어.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낯설었다. ‘유물’이라는 이름표가 붙는 순간, 그것들은1,500년 전의 밥상이 되었다. 《우리들의 밥상》은 2026년 7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국
by
김민주 에디터
2026.08.12
오피니언
만화
[Opinion] 재능이 없어도 예술을 할 수 있을까요 [만화]
<왼손잡이 에렌>을 통해서 재능과 예술의 상관관계의 허구성을 말해본다.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 초등학교 때 나는 화가를 꿈꿨다. 방과후 미술 수업이 재밌었고 선생님도 나에게 칭찬해 주었다. 하지만 한 아이의 그림을 보는데 정말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았다. 걔는 이미 화가였다. 아마 이런 경험을 예술가라면, 예술을 꿈꾸는 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아니, 지금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기 전에 고민하겠지,
by
정진영 에디터
2026.07.29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빨간 수화기 너머로 [사람]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통화하시겠습니까?
서울과 고양의 경계에서 지하철 3호선에는 지상과 지하를 오르내리는 구간이 있다. 서울시와 고양시의 경계에 놓인 7개의 역을 거치는 동안, 열차는 바다 깊은 곳에서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고래처럼 암흑에서 벗어난다. 특히 맑은 날이면, 고개를 들라 재촉하듯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릴스의 세계에서도 잠시 해방될 수 있다. 평일 오후 2시에서 3시쯤 이 구간을
by
유예현 에디터
20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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