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출판저널 522호

글 입력 2021.04.29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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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 522호 - 앞표지.jpg

 

 

〈출판저널〉은 출판과 책, 그리고 독서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상의 시대가 된 지금, 책 문화를 위해 힘쓰는 존재가 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든든한 느낌이다. 리뷰는 가장 기억에 남는 글 두 개를 뽑아 작성하지만, 이외에도 좋은 글이 많으니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칼럼 - 당신의 '일'이 행복하기를


 

어떤 책이건 간에 목차를 꼼꼼하게 본다. 전체의 요약본을 보며 내용을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학을 졸업한 뒤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이 되면서 ‘일’에 대한 열망이 커진 상황이라 그런지 이 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도서관 사서로 살아온 시간을 담은 글이다.

 

 

컴컴한 우물 속을 한참 응시하고 있노라면 서서히 물빛이 드러났다. 그 빛은 정말이지 밤하늘에서 잔잔히 내리는 달빛처럼 은은하고 고요하며 신비로웠다. (중략)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필자는 여전히 무언가를 시작할 때마다 어릴 적 우물을 들여다보며 느꼈던 감정을 맛보곤 한다. (p.14)

 

 

글의 첫 부분이 정말 와닿았다. 새로운 걸 시작할 때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잘 적응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글을 읽을 때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혼자 느끼는 일방적인 공감일지라도 큰 위로가 된다.


어릴 때부터 도서관에 가는 걸 좋아했다. 독서보다는 꽂혀 있는 책과 도서관의 사람들에게 더 관심이 많았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듯 구경했던 것 같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 앉아 있는 사서를 보며 개인 시간이 많은 한가한 직업일 거라 생각한 적이 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법인데.

 

글을 읽으며 남이 보기엔 공백으로 느껴질 수 있는 고독한 시간도 크고 작은 일들로 가득 차 있다는 걸 알았다. 사서 역시 출판저널처럼 올바른 책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힘쓰는 멋진 직업이다.

 

 

어떤 ‘일’이든 처음에는 손에 익지 않아서 막막하고 서툴게 느껴지기 마련이지만, 그래서 주저앉아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있지만, 꾸준히 지속하다 보면 문득 마법처럼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부터는 ‘일’ 안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소소한 행복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p.31)

 

 

필자는 사서에서 번역가, 그리고 작가로 분야를 넓히고 있다. 하고 있는 세 가지 일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기분은 어떨지 궁금하다. 고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우물이 썩지 않는 건 저 깊숙한 곳에서 흐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가 세 가지 일 모두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건 발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시간에 대한 보상이리라 생각한다. 막연하게 꿈꾸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즐거웠다. 언젠가 행복한 나의 일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모두의 ‘일’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특집좌담 - 책문화생태계 토크


 

생태계는 이렇게 함께 상호작용하면서 변해야 해요. 변화라고 하는 것은 나 혼자 잘된다고 변하는 게 아니에요.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그 관계 속에서 함께 변하는 것이죠. 변화의 높낮이는 내 주변의 높낮이와 직결되어 있어요. (p.67)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는 자연의 생명체가 살아가는 원리와 방식을 연구해 사람이나 사회에 적용한다.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공진화가 생태계의 본질이기에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존재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견이 인상적이었다. 인간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수많은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발전한다.

 

간간이 어려운 책을 읽어줘야 ‘독서 근육’이 생긴다는 말에도 공감한다.

 

예전에 그렇게 노력해도 못 쓸 것만 같던 글을 소설 한 권을 읽고 난 뒤 술술 쓴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공적인 글을 읽는 행위는 어떤 식으로든 언어와 사고에 영향을 준다. 책을 아예 읽지 않는 사람이라면 쉬운 책이라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언택트 시대가 되면서 콘텐츠의 힘이 강해졌다. 읽기보다 보는 게 익숙해진 요즘이지만, 영상을 통해서도 책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이들이 많다. 지속가능한 독서 생태계를 위해 나 역시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겪어보는 게 얼마나 재밌는지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올바른 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출판저널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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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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