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세제 박스가 불러온 예술의 종말 - 앤디 워홀 : 비기닝 서울

팝아트의 거장 앤디워홀을 만나다.
글 입력 2021.04.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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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아트(pop art)란 popoular art, 즉 대중미술을 가리킨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미국은 발 빠르게 경제를 안정화시킨다. 1950년대에는 경제 호황기를 맞이하며 미국은 대중적인 소비사회로 거듭난다.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등장으로 미국에서 팝아트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60년이 지나도 대중예술의 이미지로 남아있는 앤디 워홀. <앤디 워홀 : 비기닝 서울> 전시회에서 워홀을 만나고 왔다.

 

 

 

상업미술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허물다


 

앤디 워홀은 보그(VOGUE)와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 등의 잡지 광고 삽화와 일러스트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광고를 위해 그렸던 신발은 그의 작품이 되었다. '광고를 예술로 만들 수 있다'라는 워홀의 혁신적인 접근이 이루어진 것이다. 광고로도 작품으로도 인정받은 '신발'은 예술이 어떻게 패션과 트렌드를 만들어냈는지 보여준다. 워홀은 패션이 상업과 대중예술의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워홀은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의 경계를 허물었다. 당시 슈퍼마켓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세제 박스로부터 혁신이 시작된다. 상품에 불과한 것이 변형도 없이 미술관으로 들어왔다. '브릴로 박스'는 상품에 예술가의 의도가 개입되며 미술의 개념적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다.

 

아서 단토는 이 작품을 일컬으며 '예술의 종말'을 고한다. 브릴로 박스는 시각적으로 슈퍼마켓에 있는 것과 미술관에 전시된 것이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예술로 결정된다. "이제 더 이상 예술로 보이기 위한 어떠한 방식도 존재하지 않는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그는 질문을 던진다. 역사적 사명을 따르던 모더니즘을 벗어나 대중을 위한 새로운 예술이 시작되었다.

 

 

사진2_게티이미지코리아.jpg

 

 

 

예술의 대중화


 

미국인의 전통 식습관의 상징이며, 어머니와 많이 나눠먹던 식사였다.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캠벨 스프'는 제작 의도를 넣지 않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대량생산과 대량 복제의 작품으로 소비 지상주의의 논란에 선 워홀은 몇 마디를 덧붙인다.

 

"미국은 부유한 소비자와 가난한 소비자의 소비가 같다. 부자도 콜라를 마시고 가난한 사람도 콜라를 마신다." 부자가 아무리 값을 비싸게 지불한다 해도 가난한 사람과 같은 콜라를 마신다. 유통되는 대중 상품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대중상품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것과, 대중의 욕구를 읽어내는 워홀의 사회적 통찰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워홀은 인물, 상품을 실크스크린으로 일상적인 것들을 다량생산하며 최대한 사물의 표면만을 표현하고 개성을 배제하려 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앤디 워홀의 작품은 창조성을 드러내고 있다.

 

 

 

 

"돈을 버는 것은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며, 훌륭한 사업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예술이다."

 

워홀은 예술의 관례인 독창성을 파괴한다. 그는 작품이 독창적이거나 개성이 보이길 원치 않았다. 오로지 대중성이 있는 것, 돈을 벌 수 있는 예술을 사랑했다. 그는 자신의 작업실을 '공장(factory)'이라 부르며, 스스로 '기계'가 되기를 원했다.

 

팩토리 실내는 알루미늄 포일과 은색 물감으로 덮여져 실제 공장처럼 예술 노동자(art worker)를 고용하여 예술작품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자동화에 대한 대처는 자동화의 일부가 되는 것을 암시하듯이 팩토리는 자동화시스템처럼 같은 이미지를 수없이 반복하는 작품을 생산했다.

 

또한 팩토리는 '뉴욕 사교계의 입성'이라는 의미가 되었다. 수많은 셀럽과 기업가, 마약중독자, 성도착자 등 주변의 고통받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 그들의 열정과 타락의 행위를 지켜보는 공간이기도 했다.

 

 

 

 

"사진의 가장 좋은 점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진 속에 있는 사람들은 변할지라도" 사진은 픽셀로 저장되어 결코 변하지 않는다. 색이 바래지도 찢어지지도 않고 영원히 남는다. 사진 속의 사람은 늙고 사라지더라도 사진만은 그때 그대로를 담고 있다.


"미래에는 모든 사람들이 15분 동안 유명해질 것이다."

 

모든 사람은 결국 비슷하다는 것을 말한다. 소셜네트워크가 완전히 실현될 것이라는 앤디 워홀의 예언은 적중했다. 이미지의 재구현, 보이고 싶은 욕망, 개인과 대중의 정체성 추구가 워홀을 오늘날 사회문화의 선구자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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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관과 2관에서 앤디 워홀의 대량생산의 중심이 된 팝아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3관에서는 앤디 워홀의 폴라로이드의 의미를 4관에선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을 5관에선 음악에 대한 애정을 6관에선 드로잉 작업을 볼 수 있다. 대중적인 팝아트 뿐만 아니라 그의 일생에 걸친 예술행보를 담고 있어 앤디워홀의 삶을 눈에 담기 좋은 전시였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사회와 세계의 흐름을 이해한 예술은 세상을 바라보는 열린 관점을 제공하고 기존의 개념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그의 예언대로 우리는 sns에서 자신을 드러내며 욕망을 실현시키고 있다. 워홀의 날카로운 통찰과 그것에서 탄생한 예술은 관점을 비틀고 많은 영감을 준다.

 

예술은 세상을 보는 창이다. 예술에는 작가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이 펼쳐져 있다. 앤디 워홀의 예술을 사유하고 나서 바라보는 세상은 그를 알기 전과는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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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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