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를 이끄는 음악 [음악]

과거로의 향수, 히사이시 조
글 입력 2021.04.1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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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취향이 바뀌었다. 생각이 많아서 그런지 차분하고 조용한, 그렇지 않으면 과거에 즐겨 듣던 노래를 찾아 듣게 되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들을 수 있는, 그런 쉬운 음악이 필요했다.

  

한 사람이 과거의 음악을 찾아 듣는 것은 그 음악이 좋은 것도 있지만 그 음악을 듣던 과거의 그 시간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지금 나 또한 그 시절을 회상하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그 시절 그 세계, 히사이시 조


 

히사이시 조는 아마 ‘지브리 OST’로 더 유명할 거라고 생각한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단순한 클래식, 영화 음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히사이시의 음악이 지브리의 정체성을 구축했고, 지브리가 히사이시의 음악에 매력을 더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브리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지브리 영화를 잘 보지 않게 되었지만 그 음악만큼은 나에게 아주 소중한 향수로 남아있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나를 그 시절, 지브리 영화에 감동받던 ‘나’를 불러낼 뿐만 아니라 조금 더 먼, 혹은 조금 더 가까운 시절로 내게 손짓한다.

 

그 시절의 내가 지브리 영화를 좋아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지브리 영화’라는 한정된 과거가 아니라 바쁜 하루를 보내며 잊고 있었던 과거의 나를 다시 가져온다는 점이었다.

 

잊었던 나의 목표, 방향, 계획. 이 모든 것들을 끌어와 노래를 듣는 나의 앞에 가볍게 흩뿌려놓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내가 가는 길을 사랑할 기회를 준다. 그저 하루를 보내는 것에 만족했던 나를 지금의 내 앞에 가져다 놓기에 시간이 지나도 그의 음악을 놓지 못한다.

 

 

 

여전히 아름다운


 

음악에 조예가 깊은 편은 아니다.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 것도 아니라서 누군가의 음악을 ‘잘한다’라고 평가하지도 못한다. 그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대단한 음악이고,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내가 그의 피아노 연주를 세세하게 분석했기 때문도 아니고, 그의 음악에 감동을 느낀 큰 계기가 있기 때문도 아니다.

 

음악으로 사람의 가장 좋았던 기억을 불러내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그 시절 그 음악을 좋아했던 ‘나’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음악을 듣지 않던 시절의 ‘나’를 불러오는 음악은 흔하지 않다.

 

듣기만 해도 떠오르는 과거의 나는 행복했고, 즐거웠으며 내 주위의 것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과거의 내가 항상 그랬던 건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음악은 그랬던 나만을 기억 속으로 불러오곤 한다.

 

더 이상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미래에 또 좋은 날이 오겠지만 과거의 그 좋았던 경험을 똑같이 할 수 없는 것을 알기에 그날의 향기를 불러오는 히사이시의 음악이 내겐 일상이 된, 소중한 음악이다. 오늘은 이 음악과 함께 과거의 나를 회상하며, 조금 느긋한 하루를 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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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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