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꽃같은 인생을 희망해요 [사람]

나에게 주어진 인생이라는 도화지
글 입력 2021.04.1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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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lowery life.

 

나의 인생 모토이지만, 그렇다해서 내 삶의 모든 순간이 꽃같지는 않다. 그저 희망사항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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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을수록 세상살이가 쉽지 않음을 느낀다. 마음이 무너져내릴 때면, 사실 인생이란 본질적으로 원래 불행한 것임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휘발성이 강한 행복이란 감정에 중독된 채 강박적으로 쫓고만 있어서 현재의 내가 더 힘든 건 아닌지 반추하게 된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익숙한 격언처럼 나 역시 나름의 힘듦이 있다. 삶을 살다보면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여러 굴곡들이 수반하는 고통에 언제쯤 익숙해질 수 있는건지, 체념적 자세를 가지면 정말로 덜 힘든 게 맞는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자신이 없어질수록 미련하게 휩쓸리고 있는 스스로가 안타까웠다.


과연 내 삶의 본질을 무엇이라 정의내려야 심적으로 더 단단해질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인생에서 어떤 가치를 지향하며 어떠한 방향으로 성장해나가고 싶은 걸까? 이는 요즘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니는 질문들이다.


그리고 내가 찾은 답은 긍정적 느낌이다. 느낌이라는 게 본래 주관적인 영역이지만, 누구나 꽃을 보고 향과 아름다운 외관으로 인해 좋은 기운을 얻고는 한다. 이처럼 나 역시 죽기 전에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봤을 때 괜찮은 삶이었다 확신을 갖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시점에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잔상들로 충만하기를 바란다.

 

시련이 아예 없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완주 지점에서 돌이켜봤을 때 그동안 겪어온 슬픔이 충분히 상쇄될만큼 인생의 과정들을 최대한 많이 기분 좋은 찰나로 채우는 것. 앞으로 인생에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내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적합한 풍경인지 고민해보며 후회가 적은 판단을 내리려 애쓸 것이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요새 무수한 선택지들 앞에 고민이 많기 때문이다. 전공을 바꿔서 석사를 입학한 뒤로 스스로의 자질에 대해 계속해서 의심하게 된다. 시각예술을 사랑하기는 하지만 마음만 앞선다고 될 일이 아님을 실감한다. 과연 내가 이 사람들과 경쟁해서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성공적으로 논문을 작성하고 나만의 전문성을 지닐 수 있을지, 어느 쪽으로 진출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코로나 시국이라 비대면으로 학기가 진행되므로 마땅히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 없이 헤매는 중이다.


자신의 장점을 뚜렷하게 파악하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슬프게도 나는 그렇지 않다. 남들에 비해 글을 딱히 잘 쓰지도 않고, 내 강점을 잘 모르겠다. 주변 친구들은 나에게 일상에서 매번 항상 확고한 감성이 있다 이야기하지만 밥벌이가 가능한 진로와 연결시키자니 혼란스럽기만 하다. 어쩌면 그들이 말하는 내 감성이란 알고보면 전혀 특별할 게 없는 수준의 아기자기함이 아닐까.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있어야 상대가 나를 얕잡아보지 않을텐데 20대 초반이나 26살인 지금이나 내게는 여전히 너무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탓에 더욱이 공부에만 온전히 매달리지 않는 것 같다. 작년에 한 아트페어의 사무국에서 매니저로 근무한 이후로 지금은 수업이 없는 요일에 한하여 무척 소규모의 갤러리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스스로의 관심사(공예)와 잘 맞아 즐겁게 일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계속해서 갤러리스트로 경력을 쌓고싶다는 확신은 아직 없다. 한 작가님께서 지금 내 나이부터 갤러리나 옥션에 있을지, 미술관에 갈지, 문화재단에 진출할지 확실하게 정하고 흔들리지 말아야한다 하셨는데 결정장애가 다시 도져버렸다.


당분간은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는 생각으로 졸업 전까지 내 경험치를 최대한 올려봐야겠다.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점들이 언젠가 선으로 연결될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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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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