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작품을 읽어내는 법 - 하루 5분, 명화를 읽는 시간

글 입력 2021.04.0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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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

 

작품을 맥락이라는 것과는 떨어뜨려 그저 형식만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작품은 그를 만든 맥락과 분리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개인적으로 일단 미술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두 번째 방법을 사용해 작품을 '읽는' 것이 더욱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은 그 방법에 딱 들어맞는 책이었다.


이상하게 미술관이라는 공간은 진입장벽이 참 높은 곳이다. 애초에 미술관에 발을 들이는 것 자체도 어려운데, 떨리는 마음을 안고 그 공간에 들어가면 영혼이 완전히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벽에 가득히 붙어 있는 텍스트는 아무리 읽어도 머릿속에는 물음표만 가득 차고, 그 옆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은 더하다. 당최 무엇을 표현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관람하고 있을까 싶어 주위를 둘러보면 왠지 나 혼자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거기에 코로나19까지 등장하며 전시 관람을 하기 더욱 어려워진 탓에, 꼭 나가지 않아도 '방 안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전시'라는 콘셉트가 유행하는 듯하다. 당장 생각나는 책만 해도 여러 권이니 말이다. 꼭 미술뿐 아니라 클래식, 철학과 같이 평소 우리가 어렵게 느끼는 주제를 앞서 언급한 포맷대로 쉽게 전달하는 책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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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명화를 읽는 시간>은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서양미술사'를 목표로 하는 서양미술사가 기무라 다이지의 저서이다. 최근 기무라 다이지의 <63일 방구석 미술관>을 흥미롭게 읽었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 책이었다.

 

이 책에는 '내 방에서 즐기는 반전 가득한 명화 이야기'라는 소제목이 붙어있다. 반전이라 함은 이때까지 알려졌던 사실이 거짓이라거나, 우리가 미처 읽지 못했던 이야기가 그림 속에 담겨있다는 뜻이다. 작품의 'Behind The Scene'을 엮어 만든 책이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꽤 두꺼운 책이니만큼, 책에는 무려 125점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개중에는 우리가 살면서 수백 번을 봤을 그림과 비교적 친숙하지 않은 그림이 잘 섞여 있어 마냥 어렵지도, 마냥 지루하지도 않다. 게다가 '하루 5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작품마다 텍스트 한 페이지 정도로 자기 전 가볍게 보기에 좋다.

 

사실 미술 서적의 경우 도판의 퀄리티가 매우 중요하다. 도판의 크기가 너무 작거나 선명하지 않을 경우, 작품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책은 도판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한 흔적이 보였다. 최대한 도판과 텍스트를 같이 볼 수 있게 수록하였으며, 그렇지 못할 경우 쿨하게 두 페이지 모두를 도판에 할당했다.

 

그 덕에 책을 더 편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모르트퐁텐의 추억Souvenir de Mortefontaine>

카미유 코로(Camille Corot, 1796-1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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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64, 캔버스에 유채, 65x89cm, 루브르 박물관, 프랑스(파리)

 

 

우리가 실제로 있는 현실의 풍경을 그렸을 것으로 생각하는 풍경화들은 실제 풍경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실 인상파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현실 풍경을 이상적으로 연출한 '비현실적인' 풍경화가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카미유 코로가 그린 위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있는 그대로의 경치를 그린 후 상상을 덧입히는 데 능했던 코로는 야외에서 스케치한 풍경 위에 본인의 환상 세계를 뒤덮었다. 이후 인상주의가 등장하고 나서야 프랑스에서도 실물을 묘사한 현실 풍경화가 인정받기 시작했다.

 

 

 

<바닷가Marine>

에드가 드가(Edgar Degas, 1834-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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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9, 종이에 파스텔, 32.4x46.9cm, 오르세 미술관, 프랑스(파리)

 

 

'예술의 자율성'을 주창했던 인상주의는 당시 사진술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다. 이전까지는 자신이 아는 사실대로 그림을 그렸다면, 인상주의 화가들은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그 순간을 그렸다. 즉, 그들은 순간의 인상을 중시하여 빛에 의해 변화하는 순간을 포착해 캔버스에 옮겼다는 것이다.

 

인상주의가 등장할 때쯤, 튜브 물감 또한 개발되었다. 이것저것 무겁게 이고 다닐 필요가 없어지자 사실적인 빛을 포착하기 위해 야외에 나가 그림을 그리기 쉬워진 것이다. 이렇게 발전한 인상주의는 현대미술의 시작으로도 여겨지며 이후 미술 사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에드가 드가 또한 보통 인상주의 화가로 분류되나, 막상 그는 인상파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했다고 한다. 그는 인상주의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 외광회화를 비판하였다. 사실적인 빛과 색채를 담기 위해 밖에 나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드가는 여타 인상파들과 같이 밖에 나가 그림을 그리지 않고, 데생을 기반으로 작업실에서 그림을 완성하는 전통 기법을 고수하였다. 즉, 이 작품 또한 야외에서 순간을 포착해 그린 그림이 아닌 본인의 기억에 의지해 '아는 대로' 그린 그림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드가는 여덟 차례 열렸던 인상주의 전시회 중 무려 일곱 번을 참여한다. 그는 단지 공적인 살롱전에 대한 반발심 때문에 인상주의전에 참여했을 뿐 절대 인상주의를 찬성해서 그룹전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드가는 '인상파'가 아닌 살롱에서 독립한 '독립파'라고 불리길 원했다.


 

*

 

하루 5분, 명화를 읽는 시간

 

지은이 기무라 다이지

 

옮긴이 최지영

 

판형 160*215

 

쪽수 300쪽

 

가격 16,500원

 

분야 예술/대중문화 > 미술

 

 

[유소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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