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봄이 오는 소리: 제17회 앙상블오푸스 정기연주회

글 입력 2021.03.2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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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길었던 겨울이 어느덧 끝났다. 유독 혹독하게 춥고 길었던 이번 겨울이 끝나가는 걸 실감한 것은 이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봄꽃들을 보면서였다. 물론 이미 피고 졌을 법한 목련이 올해에 굉장히 늦게 피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슬 개나리가 만개하기 시작했고 벚꽃도 슬슬 꽃망울이 여물어가고 있다. 3월 마지막 주말에 봄비가 으슬으슬하게 내리고는 있지만, 이 비가 그치고 4월 초가 되면 이제는 봄기운이 완연하여 봄꽃들도 아름답게 만개할 것이 분명하다.


아름답게 피어나는 봄의 기운과 함께 즐기기 좋은 무대가 있다. 바로 다가오는 4월 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예정된 제17회 앙상블오푸스 정기연주회 무대이다. 봄이 오는 소리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번 공연은, 공연 포스터만 보아도 아름다운 색감에 마음이 함께 물드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보면 더욱 범상치 않아 더욱 이 무대가 기대가 된다. 생소한 플로랑 슈미트의 작품, 류재준의 세계 초연 작품 그리고 쇤베르크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현대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한 무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PROGRAM


플로랑 슈미트 Florent Schmitt

로카이유 풍의 모음곡 Suite en rocaille


류재준 Jeajoon Ryu

플루트 사중주 ‘봄이 오는 소리’ (세계초연) Flute Quartet ‘The Sound of Spring’ (World premiere)


아르놀트 쇤베르크 Arnold Schönberg

정화의 밤 Verklärte Nacht (Transfigured Night), Op. 4

 


 

 

먼저 첫 곡은 플로랑 슈미트의 로카이유 풍의 모음곡이다. 플로랑 슈미트는 1870년에 태어나 1958년에 작고한 프랑스 작곡가다. 비록 성이 슈미트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는 포레나 마스네와 비슷한 시기에 파리 콘서바토리에서 공부했을 만큼 저력 있는 음악가였지만, 그의 작품은 포레나 마스네의 작품만큼 자주 연주되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슈미트가 나치의 활동에 동조하는 성향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교향곡, 실내악곡, 성악곡, 발레, 피아노곡에 이르기까지 총 138개의 작품을 남긴 그의 영향력은 지금까지도 그저 잊혀질 수 없는, 인상적인 족적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앙상블오푸스는 이번 무대에서 슈미트의 실내악 작품 10곡 중에서도 로카이유 풍의 모음곡을 선택했다. 먼저 로카이유 풍이라고 말하면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이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자면 로코코 식을 말한다. 직선보다는 휘어지고 굽이치는 정교한 장식을 선호하는 풍조이면서 특히 S자형의 곡선이나 이국적인 풍취가 느껴지는 양식이다. 그래서 로카이유 풍의 음악이라고 하면, 우선 듣지 않아도 우아하고 밝으면서도 섬세하게 장식적인 요소가 많은 음악일 것이라 유추해볼 수 있다.


플루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그리고 하프의 5중주로 연주하게 될 이 작품은 듣자마자 색채감이 화려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꿈결같이 부드러운 하프의 소리와 함께 맞이하는 현악기와 플루트의 조화는 밝고 우아함의 극치다. 1악장은 주저 없이 연주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 두 주제의 색채감 대비가 아주 화려하다. 2악장은 스케르초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여기서도 두 주제가 대비되는데, 익살스러운 주제와 하프의 부드러움을 만나 꿈결같은 주제의 대비가 명확하다.


3악장은 느리지 않게 연주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모데라토 미뉴엣 악장이다. 그러나 슈미트 본인은 동시에 이 3악장에 대해 모데라토도 되지만 렌테로도 연주할 수 있다고 별도의 코멘트를 남겼다고 한다. 작곡가 본인은 첫번째, 즉 모데라토로 연주하는 것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보다 느리게 연주하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마지막 4악장은 론도 형식이다. 하이든에 대한 오마주를 담았다고 하는데, 바이올린으로부터 시작해서 모든 악기가 함께 달려나가는 4악장은 확실히 활기와 에너지로 가득하다. 왜 이 작품이 이번 앙상블오푸스의 무대에 첫 곡으로 선곡되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연주는 플루트에 조성현, 바이올린에 김다미, 비올라에 이한나, 첼로에 최경은 그리고 하프에 김지인이 함께 할 것이다.


*


이번 앙상블오푸스 정기연주회의 두 번째 작품은 바로 류재준의 플루트 사중주 '봄이 오는 소리'이다. 이번 정기연주회의 부제이기도 한 만큼, 이 무대의 가장 본론이 되는 무대라 할 수 있겠다. 심지어 이 작품은 이번 앙상블오푸스의 연주로 세계초연 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뜻깊기도 하다. 서울국제음악제 음악감독, 앙상블오푸스 음악감독으로 주로 활동했던 그가 이번에는 작곡가인 자신의 본업을 다시금 보여주는 자리를 앙상블오푸스의 무대를 통해 갖는 셈이다.


앞서 말했듯이, 기존에는 류재준을 거의 음악감독으로서 만나는 자리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류재준의 작품을 무대에서 들은 것은 6년 전 서울국제음악제에서 있었던 서곡 '장미의 이름'을 접했던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니 말이다. 6년 전의 무대다보니 선율이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소설과 영화를 보며 느꼈던 그 음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생생하게 콘서트홀을 감쌌던 그 느낌만은 기억난다. 이번에는 새로운 실내악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 그는 봄이 오는 기쁨을 뛰노는 아이들, 젊은 청춘, 장난치는 강아지, 춤곡 등 바깥의 열린 공간에서 자유의 희열을 즐기는 모습으로 봄을 그렸다고 한다.


현대 음악가인 류재준의 작품은 분명 범상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가 그린 봄이 어떤 느낌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도 봄을 사실상 피부로 느끼기 어려워진 현 시국에 야외에서 느낄 수 있는 바로 그 봄의 생동감을 그가 어떻게 표현했을지, 공연일 전까지 상상해보는 것도 공연 당일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주는 요소가 될 것이다. 연주는 플루트에 조성현, 바이올린에 백주영, 비올라에 김상진 그리고 첼로에 김민지가 함께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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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오푸스는 마지막 곡으로 쇤베르크의 정화의 밤을 선택했다. 이 작품은 현악 6중주로, 쇤베르크가 훗날 자신의 아내가 되는 마틸데에게 반해 단 3주만에 작곡한 작품이라고 한다. 쇤베르크의 초기 작품 중 중요한 작품으로 간주되는 정화의 밤은 독일의 서정시인인 리하르트 더멜(Richard Dehmel)의 동명시에 영감을 받아 작곡되었다고 한다. 더멜의 시는 5개의 부분으로 구분된다고 하는데, 쇤베르크의 이 작품은 사실상 악장의 구분에 대해 통일된 하나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정화의 밤 혹은 정화된 밤이라고도 불리는 이 작품은 들어보면 생각보다 우리가 알던 것보다 쇤베르크적이지는 않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쇤베르크가 무조성 작품을 쓰기 전에 완성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물론 고전적인 화성에 완전히 부합하진 않는다. 여전히 박자감이나 화성이 충분히 쇤베르크적이라고 할 만큼 범상치 않다. 그러나 이 작품은 충분히 표제음악답다. 표제가 분명히 제시되어 있고, 곡의 흐름은 이야기대로, 그 표제를 따라가고 있다. 그래서 19세기적인 독일 후기 낭만주의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다른 남성의 아이를 임신한 채로, 한 남성과 함께 달빛 비치는 숲을 거니는 여성. 그에게 자신이 죄를 지은 채로 당신 옆에 서 있다고 고백하는 여성과, 그들의 온기로 아이가 정화될 것이며 아이는 자신의 아이나 다름없다고 사랑을 속삭이는 남성. 그렇기 때문에 쇤베르크의 정화의 밤은 처음부터 밝은 분위기는 아니다. 어둡게 시작하는 초반부는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여성의 복잡한 심경을 그대로 투사한 듯하며, 중반부 이후에 분위기가 반전되는 대목부터는 남성의 속삭임이 시작되는 것임을 직감할 수 있다. 이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현악6중주 작품은 바이올린에 백주영과 김다미, 비올라에 김상진과 이한나 그리고 첼로에 김민지와 최경은이 함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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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오푸스는 2010년 창단하여 작곡가 류재준이 예술감독,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이 리더를 맡아 현재까지 이어져 온 단체로 국제적인 명성과 뛰어난 연주 능력을 갖춘 여러 연주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솔리스트로도 활동하면서 동시에 앙상블로도 모이고 있다. 앙상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바탕으로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콘텐츠들을 찾아 무대를 기획하고 선보이는 이들의 무대는 언제나 신선하고 기대가 된다.


이번 무대에 함께 할 리더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백주영을 비롯하여 플루티스트 조성현,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비올리스트 김상진, 비올리스트 이한나, 첼리스트 김민지, 첼리스트 최경은 그리고 하피스트 김지인까지 총 8명의 연주자들이 꾸밀 제17회 앙상블오푸스 정기연주회. 유례없이 힘들고 어려워서 마치 한 해 전체가 겨울과도 같았던 시기를 지나 이제 생명력이 넘치는 미래를 꿈꾸는 현 시점에, 앙상블오푸스가 전해 줄, 봄꽃처럼 따뜻하고 아름다운 희망의 시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21년 4월 9일 (금)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제17회 앙상블 오푸스 정기연주회 '봄이 오는 소리'


R석 60,000원 / S석 30,000원

약 85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주식회사 오푸스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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