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장 단호한 행복 - 마시모 피글리우치

글 입력 2021.03.2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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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 복잡하게 인생을 사는 사람, 그래서 스스로 어리석다 느끼는 사람. 이 중 하나라도 당신에게 해당되는 말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바로, 마시모 피글리우치 교수의 '가장 단호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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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행복해지기 위한 세가지 규율

  

이 책은 스토아 철학가 에픽테토스의 사상을 현대인들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책이다. 중점적으로, 현대인들의 삶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어떻게 삶에 대한 태도와 관점을 바꾸어야 하는지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하여 알려준다. (저자는 각각 욕구의 규율, 행동의 규율, 승인의 규율로 표현하였다.)

 

▶ 통제 가능성

▶ 중립의 태도

▶ 받아들이는 자세

 

먼저, 통제 가능성이란 나 자신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을 분명하게 구별할 줄 아는 통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여,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한 마음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그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평온을 비는 기도 - 라인홀드 니부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 말이 바로 저자가 주장하는 첫 번째 규율인 '통제'에 대해 분명하게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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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는 삶에서 경험하는 많은 것들을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한다. 그리고 삶의 고통 중 많은 부분이 이러한 착각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본다. 즉,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통제하려고 지나치게 매달리며 스스로를 고통으로 물들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험에 대해 극단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생각해 보자. 이 책에 따르면 이 사람의 두려움은 사실 시험 결과에 대한 통제권이 온전히 자신에게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사실 시험 결과의 좋고 나쁨에 대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현재 공부에 집중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뿐이다. 시험 결과는 그날의 몸 상태와 컨디션, 외부 환경 등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들로 인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욕심을 부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생각, 태도 그리고 가치관 세우기에 집중하기를 주장한다.

 

이러한 통제 가능성에 대한 분별력은 두 번째 원칙인 중립의 태도로 이어진다. 중립적 태도란, 무엇이든 약간 떨어져서 무심한 태도를 유지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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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누군가가 나를 향해 비난하는 말을 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가장 지혜로운 반응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비난하는 말은 비난하는 사람의 것이고 그 사람의 생각이기에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또한 그 사람의 비난의 말도 사실 그 사람이 나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진 것에서 나온 것일 뿐 실제로 나를 통제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비난의 말에 화가 나고 그 말이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듣는 이가 스스로 그 말에 대해 비관적으로 반응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인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즉, 남의 말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남의 말에 대한 나의 태도와 생각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중립적이고 무심한 태도를 유지함으로써 우리는 비난의 말에도 고통받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의 통제와 무심에 대한 두 원칙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마지막 원칙에 수렴된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다고 하여 그것을 바꾸려고 들면 스스로가 괴로워질 뿐 실제로 아무것도 바뀌는 것은 없다. 세상 혹은 타인은 내가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욕심을 버린다면 우리는 삶의 많은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보다 더 나아가고자 한다면


  

이 책의 세 가지 조언들은 사실 매우 단순하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진리들이다. 철학뿐 아니라 많은 종교에 이러한 내용들이 녹아있다. 불교에서도 욕심이 삶의 고통의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수양이 필요하며 해탈에 이르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낯선 철학자의 사상에 기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기에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정말로 어려운 점은 이 책의 내용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철학적 내용을 현대 사회에서의 접목점들을 통해 우리에게 쉽게 풀이해 주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실천적으로 어떻게 우리가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적게 다루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자칫하면 읽을 때만 깨닫고 다 읽고 나면 넘어가버리는 그런 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일단 천천히 읽기이다. 이 책은 우리의 다양한 욕심들을 버리게 하기 위한 설득의 내용을 여러 장에 걸쳐 반복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에 읽게 된다면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듯한 느낌 때문에 깨달음의 여운이 적을 수밖에 없다. 보다 이 책의 내용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공감을 느끼고 싶다면 매일 한 챕터씩 읽기를 추천한다.

 

큰 원칙들을 매일 상기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기에 잊을만하면 다시 자극이 되는 삶의 자극제가 될 수 있을 듯하다.

 

두 번째로, 이 책에서도 추천한 방법으로 읽으면서 일기를 쓰면 더 좋을 것 같다. 에픽테토스의 삼원칙에 따른 일기를 써보는 것이다. 오늘 내가 과도하게 욕심을 부린 것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것이 정말 내가 통제 가능한 것이었는지, 보다 지혜로운 자세는 어떤 것일지 등 하루를 에픽테토스의 관점으로 반성하며 써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서 이 책에서는 부족한 실천으로의 연결을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의 고통은 덜 하기를 바라며


  

이 책은 시험과 같은 큰 목표를 앞둔 사람들이거나 그런 목표를 달성하며 여러 번의 실패를 맛보고 두려움이 커진 사람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 같다.

 

여러 번의 시험 실패를 경험했던 나의 과거를 돌아보았을 때, 불합격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이유는 합격의 당락에 대한 주변인들의 시선에 너무 신경을 썼던 것이 컸다. 친구들, 친척들 그리고 특히 부모님의 시선은 따뜻했지만 부담도 컸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작은 잔소리도 왜곡되어 더욱 크게 상처를 받곤 했고 이는 결국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일로 이어졌다.

 

이 책을 통해 통제 가능성, 중립의 태도 그리고 받아들임의 자세를 조금 더 연습했더라면 나의 고통도 조금은 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해탈의 자세까지는 어렵더라도 여러 고통의 원인들을 받아들임의 자세로 대응하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시험을 준비하며 괴로워하는 누군가는 보다 마음 편히 공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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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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