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림의 메시지를 이해하는 법 - 63일 침대맡 미술관

누워서 보는 루브르 대표작 63작품
글 입력 2021.03.0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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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일 침대맡 미술관_표1_수정.jpg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한 달 동안 루브르 박물관에서 살기’가 있을 정도로 필자는 13세기~19세기 명화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다.

 

이제는 꽤 오래전 추억이 되었지만, 파리로 가족여행을 갔을 때 하루 동안 머물렀던 루브르 박물관의 모습, 그리고 그 속에 있는 고전 작품을 눈에 담았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63,000평 정도의 끝없이 넓은 전시관 내부와 휘황찬란한 장식으로 채워진 루브르 박물관 내부의 모습은 넋을 잃고 바라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작품은 어찌나 많은지, 걷고 걸어도 끝없이 펼쳐지는 작품과 가로 2m를 넘는 대작에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작품이 많을 것이라는 건 루브르 박물관을 빙 둘러서 줄을 서면서도 이미 예상했던 바였지만, 저 멀리까지 이어져 끝을 예상할 수 없는 복도를 걸으며 그림을 감상할 때에야 비로소 6천여 점 이상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루브르 박물관의 규모를 실감할 수 있었다.

 

 

루브르 박물관.jpg

 

 

그림을 감상하면서 깨달은 것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명화들은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작품 중에서도 극히 일부이며, 또한 지금까지 거장의 유명한 작품 몇 점밖에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고전 명화들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루브르에서 본 작품 중 가족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그 그림의 스토리를 알고 있는 작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가족들은 기대하는 눈빛으로 미술을 전공했으니 이 그림 좀 설명해 달라며 물었지만 슬프게도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작품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명화라고, 다음에는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하기 전에 최대한 그림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가리라 다짐하게 되었던 날이었다.

 

그렇게 다짐한 만큼, [63일 침대맡 미술관]을 읽게 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다. ‘누워서 보는 루브르 1일 1 작품’, ‘루브르 박물관 작품 중 시대 별, 나라별 대표작 63점을 소개’한다는 책 소개 문구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1일 1 루브르 작품’이라는 소개 글에 걸맞게 책은 총 63일 동안 감상할 수 있게끔 그림 한 장과 설명 1장으로 명료하게 나누어져 있었다. 13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의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플랑드르, 네덜란드 회화 대표작 순으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고, 그림을 감상하기 이전에 당시 시대별 상황과 미술사조의 흐름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당시 시대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어서 그림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도서 ‘63일 침대맡 미술관’은 그림에 대한 설명 한 장에 그림을 그린 작가의 생애, 작가의 조수나 제자, 그림을 구매한 사람, 당시 미술 사조의 흐름, 그림에 나타난 도상이나 은유, 숨겨진 의미 등을 엮어서 소개하는 방식이라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미술 전문 서적에서 언급될 만한 문장 혹은 논문을 방불케 하는 어려운 단어 (예를 들면 알레고리적 의인화, 기표와 기의의 불일치 등…)들로 구성된 글이었다면 읽는 데에도 꽤나 힘이 들었을 테지만, 도서 ‘63일 침대맡 미술관’은 미술사 혹은 명화가 낯선 사람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소개하고 있어서 하루 한 작품이 아니라 63개의 작품 모두를 읽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성모의 죽음.jpg

카라바조, <성모 마리아의 죽음( La Mort de la Vierge)>

1605~1606년, 369X245cm, 캔버스에 유채

 

 

대표작을 선별해 한 권으로 압축한 만큼 모든 작품은 매력적이었지만,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은 작품을 꼽으라면 카라바조의 ‘성모의 죽음’을 말할 수 있겠다.

 

카라바조의 작품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 ‘그리스도의 매장’, ‘의심하는 도마’,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 등의 다소 강렬하고 서늘한 작품과 비교하면 ‘성모의 죽음’은 비교적 평온하고 고상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당시 이 작품을 본 사람들에게는 큰 충격을 가져다준 작품이었다는 것이 의외였다.

 

종교화는 성인을 고상하게 그려야 하는데, 카라바조는 하층계급을 모델로 해서 성모 마리아를 맨발을 드러낸 사체의 모습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경건한 마음이 아닌 혐오감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이 작품이 혐오감을 안겨다주었을 정도라면 더 파격적인 카라바조의 다른 작품들은 그 당시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왔을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63개의 작품만을 추려서 담은 책이기에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모든 작품들을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하나의 작품을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시의 사회와 화파에 따른 차이와 경향을 곁들여 소개하기에, 이 책에서 보지 못한 작품이라도 시대 혹은 작가의 이름을 통해서 왜 이렇게 그려졌는지를 시대와 사조에 따라 묶어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좋은 지침서의 역할을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고전 명화가 익숙하지 않다면, 혹은 미처 알지 못했던 화가들의 생애와 작품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를 알고 싶은 이라면 ‘63일 침대맡 미술관’ 도서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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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일 침대맡 미술관
- 루브르 눕눕 미술관 -


지은이 : 기무라 다이지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

분야
미술일반/교양

규격
140*200 / 양장

쪽 수 : 204쪽

발행일
2021년 01월 28일

정가 : 16,000원

ISBN
978-89-475-4686-7 (03600)

  
기무라 다이지(木村泰司)
 
서양미술사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후, 런던의 소더비 인스티튜트에서 예술품(Works of Art) 과정을 수료했다. 일본에서 예술, 역사, 종교, 철학에 관한 광범위한 지식을 기반으로 한 강연과 저술 활동을 왕성하게 했으며,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서양미술사'를 목표로 일반 대중에게 서양 미술에 다가서는 법을 쉽고 재미있게 제시했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서양미술사》, 《처음 읽는 서양미술사》, 《미녀들의 초상화가 들려주는 욕망의 세계사》가 있으며 그밖에 《명화 읽는 법(名画の読み方)》, 《인상파라는 혁명(印象派という革命)》, 《명화는 거짓말을 한다(名画は嘘をつく1∼3)》 등이 있다.
 

[윤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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