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63일 침대맡 미술관

글 입력 2021.03.0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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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잠시 머물렀을 때가 있었다.

 

당시 내가 지금 유럽에 있다는 사실이 가장 만족스러웠던 순간은 바로 가까이에 유명 미술관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책, 그리고 화면을 통해 보았던 수많은 미술품들을 실제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은 감동을 넘어선 경이였다. 나는 말 그대로 지칠 때까지, 정말 지칠 때까지 미술관들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미술사에 무지한 나에게 작품은 그저 그림에 불과했다. 작품 안에 존재하는 이야기라든지, 역사 등에 대해서 거의 아는 바가 없었고 그저 화풍과 주제를 보고 대략적인 맥락을 읽을 뿐, 작품의 변화를 전부 알아차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늘 알고 싶었다. 작품을 보러 간 공간에서 그림이 아닌, 작품을 보고 싶었다.

 

  

63일 침대맡 미술관_표1_수정.jpg

 

 

책 <63일 침대맡 미술관>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명화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6천여 점의 루브르 명화들 중 저자가 뽑은 63점의 대표작을 감상할 수 있는 도록형 예술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취향이 100% 반영되었다는 점을 감안하였을 때, 결코 63점의 작품들이 루브르 전반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이탈리아, 프랑스, 플로랑스 등 국가별 카테고리를 나눠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유익하게 다가왔다. 작품은 곧 작가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작품 활동이 진행되었던 즉, 작가가 활동했던 장소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에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플랑드르, 네덜란드 등 다수의 국가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중 나는 이탈리아에 초점을 맞춰 소개를 해보려 한다 (pp.32-79).

 

이탈리아, 하면 로마제국을 빼놓을 수 없다. 동로마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중심으로 이콘이 발달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콘은 8세기에서 9세기로 넘어가는 기간에 걸쳐 성상 논쟁의 타격을 받아 성상 파괴 운동의 대상이 된다.

 

성상 논쟁이란, 이콘을 숭배하는 것이 우상 숭배와 다름이 없지 않느냐는 논쟁을 의미하는데 특정한 대상을 향해 기도를 드리는 것이 과연 진정 신을 향한 기도인가에 대한 논쟁이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성상을 모시는 행위를 비판하는 성상 파괴 운동이 전개된 것이고 이후 다시 이콘 제작이 개시되긴 하였으나 이후 르네상스 시대로 넘어가게 되며 미술에서도 인간 중심의 표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피렌체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그리고 라파엘로가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였고 로마에서는 카라바조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18세기에는 베네치아가 영국인들의 그랜드 투어지로 각광받으며 특히 아름다운 베네치아의 풍경을 묘사한 베두타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이콘, 그리고 우상 숭배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었던 나는 본 책의 자세한 설명 덕분에 미술사의 흐름을 뒤엎은 시대적 사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 점이 흥미로워서 설명 이후에 이어지는 그림들 또한 진지하게 살펴보게 되었다.

 

이탈리아 회화는 19점이 실려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치마부에의 <여섯 천사에 둘러싸인 성모와 아기 예수>였다. 바로 르네상스의 화풍을 느낄 수 있는 종교화였기 때문이다.

 

사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인간의 눈으로부터 발생하는 한계가 있는데 콕 집어서 '이것이 르네상스의 화풍'이라는 소개가 제시되니 이콘으로서의 성인의 표현과 인간미가 곁들여진 성인의 표현의 차이가 미묘하게나마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그 미묘한 차이가 미술사에서는 상당한 변화라고 하니, 차이를 발견하기 위해 그림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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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도 그림을 이해하며 감상하는 것은 어렵다. 더 많은 작품들을 감상하고 배워야 할 팔요가 있음을 본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되뇌였다.

 

저자는 교양의 수준에서라도 서양 미술사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교양을 기르기 위해서라는 이유보다는 그저 좋아하는 작품들의 풍미를 깊이 음미하기 위함에서라도 작품의 배경을 공부하는 것은 꽤 유익한 도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63일 침대맡 미술관
- 루브르 눕눕 미술관 -


지은이 : 기무라 다이지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

분야
미술일반/교양

규격
140*200 / 양장

쪽 수 : 204쪽

발행일
2021년 01월 28일

정가 : 16,000원

ISBN
978-89-475-4686-7 (03600)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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